알라바마 중형교회 목회자의 '고백'의 충격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건이 터진 9월 말부터 지금까지 알라바마 지역 언론은 물론 미 주요 언론들까지 지속적으로 실로미셔너리뱁티스트쳐치 후안 D. 맥팔랜드(47) 목사의 부정(不淨)을 다루며, 향후 사건의 진행을 지켜보고 있다.

24년간 한 교회에서 목회를 하며 170명 가까운 성도들을 이끌어 온 맥팔랜드 목사는 얼마 전 설교시간에 '자신은 에이즈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교회에서 몇몇 성도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으며, 교회 공금을 유용했다'고 고백했다.

충격적이긴 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자신들을 사랑으로 돌봐준 맥팔랜드 목사에게 성도들은 호의적이었다. 외부에서는 비난이 거셌지만 "교회 지도자들은 목사님이 나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돕고 싶었다"고 이사회 부의장인 제임스 롱 씨는 밝혔다. 하지만 그 다음주 설교에서 맥팔랜드는 '마약을 남용해왔다'고 더 큰 충격탄을 던졌고, 목사의 죄를 감싸 안으려고 했던 성도들 역시 싸늘하게 돌아설 수 밖에 없었다.

실로미셔너리뱁티스트쳐치 후안 D. 맥팔랜드 목사
(Photo : 교회 웹사이트) 실로미셔너리뱁티스트쳐치 후안 D. 맥팔랜드 목사

10월 5일, 교회 집사들은 80대 1로 맥팔랜드 목사의 사임을 결정했지만, 그는 이를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돌아오는 주일(12일) 교회로 돌아오기 전 교회건물의 비밀번호와 교회 은행 계좌를 잠그는 만행까지 저질렀다. 결국, 콜럼버스데이 휴일이 지난 14일(화) 집사회는 맥팔랜드가 교회에서 나가도록 고소했다.

일반인이 저질러도 비난을 면치 못하는 일을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목회자가 저질렀다는 것 자체도 충격적이지만, 교회 건물과 계좌 비밀번호를 변경했을 뿐 아니라 변호사를 선임해 교회를 떠날 수 없다고 맞서는 맥팔랜드 목사의 대응에 교회를 사랑해 온 성도들 뿐 아니라 믿지 않는 이들까지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교회 웹사이트에서 맥팔랜드 목사에 대해 '열정과 기도, 예수 그리스도를 삶의 중심에 두게 하는 목적을 가진 사람'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고소장에서는 '방탕하고, 죄가 가득하며, 쾌락주의, 성적인 부정에 빠져 있으며, 부정직하고 도둑질을 하는 등 십계명에 어긋난 사람'으로 설명했다.

고소장에서는 또한 그가 더 이상 목회자로 섬기지 못하게 하고, 교회 건물과 은행 계좌의 관리권한을 교회에 넘기며, 벤츠 차량을 반납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롱 씨는 "우리는 그저 양떼를 돌보고 교회 계좌를 돌려 받으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법원기록에 따르면 맥팔랜드는 두 번의 결혼 모두 전처의 소송 끝에 이혼했다.

실로미셔너리뱁티스트쳐치는 1919년 창립됐으며, 맥팔랜드는 1990년 부임했다. 이후 알라바마스테이트유니버시티 근처에 1993년 건축을 하며 건실한 교회로 성장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