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새벽 0시 23분 노환으로 소천한 '한국교회사의 산 증인' 방지일(103·영등포교회 원로) 목사의 빈소가 마련된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3호실에서 12일 오후 2시 영등포교회 주관으로 위로예배가 진행됐다.

이날 예배는 주일예배를 마친 영등포교회 성도들이 대거 참여하며 장례식장이 꽉 차 일부는 입구에서 서서 예배에 참여하기도 했다.

영등포교회 담임 임정석 목사가 말씀을 전하고 있다.
영등포교회 담임 임정석 목사가 말씀을 전하고 있다.
10일 소천한 고 방지일 목사의 (왼쪽)큰 아들 재미 사학자 방선주 박사.  ©오상아 기자
10일 소천한 고 방지일 목사의 (왼쪽)큰 아들 재미 사학자 방선주 박사. ©오상아 기자

이날 영등포교회 담임 임정석 목사는 디모데후서 4장 7~8절 말씀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니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니라"를 본문으로 설교를 시작했다.

임정석 목사는 "오늘 말씀의 제목은 '교단법으로는 은퇴하셨으나 하나님의 소명과 사명으로는 은퇴하지 않은 '영원한 현역 목회자' 방지일 목사님이라고 할 수 있겠다"며 "다 동감하실 것이다. 교단법으로는 70세에 은퇴하셨지만 하나님의 은혜를 받고 소명과 사명을 받은 사명자로서 은퇴가 없이 정말 특별하고 남다르게 마지막까지 달릴 길을 달리신 본이 되는 목회자이셨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임 목사는 "그 마지막이 아름다운 목회자였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며 "나의 달려갈 길과 주 예수께 받은 사명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 증거하는 일을 마치려 함에는 나의 생명을 조금도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노라"는 사도행전 20장 24절 말씀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100세가 넘어서도 비행기를 타고 전세계를 다니시며 부흥회, 집회도 얼마나 많이 하셨는지 모른다. 아파서 좀 누워계신 것 같아도 오뚝이 같이 일어나시고 이번에는 그렇게 일어나실줄 알았는데..."라고 말하며 "이번 주간에는 사실 좀 많이 아프셨다"고 전했다.

이어 임정석 목사는 "제가 꿈을 잘 기억 못하는데 화요일인가 꿈을 너무 선명하게 꿨는데 밤에 기차를타고 중요한 몇 분과 가다가 잠시 정거장에 멎었다 출발하는데 아주 중요하신 한 분이 안보이셨다. 아무리 찾아도 홀연히 없어지셔서 그 기차역에서 아쉬워하면서 발을 동동 구르며 깼다"며 "너무 선명해서 무슨 꿈인가 했는데 3일 후 이런 일이 일어나고 나서 계시로 보여진 꿈이었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임 목사는 "마지막까지 기차를 타고 KTX 타고, 비행기 타고 다니시면서 끝까지 사역하셨던 목사님. '고생 많이 하셨다고 이제는 편히 쉬라고 주님의 품에서 쉬게 하신 줄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 영등포교회 주일 1, 2, 3부 예배 때 방지일 목사님께서 설교하셨던 한 토막을 영상으로 잠시 보았다.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목소리로 '마지막까지 목숨을 다하고 죽기까지 복종하고 충성하여야 한다'고 외치시던 목사님이셨다"고 전했다.

임정석 목사는 "장로, 안수집사, 권사님도 70세가 되면 교단법으로는 은퇴한다"며 "그러나 전도하는 것에는 은퇴가 없다. 그래서 남선교회·여전도회에는 은퇴가 없다. 죽을 때까지 복음 증언하는 일을 감당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영등포교회는 아름다운 귀감 되는 삶을 사신, 참 자랑스러운 훌륭한 목회자를 모시고 행복하게 지냈다. 더 크게 보면 한국교회는 이런 귀한 어른을 모신 것이 행복이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10일 소천한 고 방지일 목사의 빈소에서 12일 오후 2시 진행된 위로예배에 참여한 조문객들이 찬양하고 있다.  ©오상아 기자
10일 소천한 고 방지일 목사의 빈소에서 12일 오후 2시 진행된 위로예배에 참여한 조문객들이 찬양하고 있다. ©오상아 기자
10일 소천한 고 방지일 목사의 빈소에서 12일 오후 2시 진행된 위로예배에 참여한 조문객들이 찬양하고 있다.  ©오상아 기자
10일 소천한 고 방지일 목사의 빈소에서 12일 오후 2시 진행된 위로예배에 참여한 조문객들이 찬양하고 있다. ©오상아 기자

 

 

끝으로 임 목사는 "마지막까지 끝이 아름다운 사람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상급이 8절에 있다"며 "이 상은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니라'도 하셨다. 우리에게도, 나에게도 이런 면류관이 주어질줄로 믿는다"고 말했다.

설교 후 임정석 목사는 "우리 교회, 한국교회에, 한국민족에 방지일 목사님을 주신 것을 감사하다"며 "한국기독교회장으로 장례 치르고 준비하는 가운데 있사온데 장례 통해 하나님께서 큰 영광 받아주시고 한국교회에 위로가 되게 하여 주시고 한국사회에 새로운 소망이 되어주기를 바란다"고 기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