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 목사
김동호 목사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 대표)는 한국교회가 교회성장의 열매인 '축복'만 누리며 살다 '사상누각' 같은 집을 지었다며 눈물을 삼켰다.

김 목사는 "1971년도에 제가 신학교에 입학할 때는 20명 정원에 12명이 지원했다. 그때 제가 섬기던 교회 한 집사님은 장로에 피택되자 장로를 하지 않을려고 도망을 갔다. 십자가를 지는 일이기 때문이었다"며 "근데 지금은 신학교 입학 준비를 고시 준비 같이 하고 장로 선거에 피가 터진다"고 대비해 말했다.

김동호 목사는 "91년도에 제가 동안교회에 41살의 나이에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제법 큰 교회여서 부임하자 얼마 후에 교회 거래 은행 지점장이 인사하러 찾아오더니 정기적으로 와서 인사를 했다. 교회가 VIP 고객이니까...교회가 예배당을 짓는다고 계약금 8억 5천만원이 필요하다니까 석달간 6억 대출을 해준다며 서류도 없이 돈부터 줬다. 서류 꾸미러 갔는데도 올 필요도 없다고 다 처리해주겠다고 했다"며 "교회 성장의 열매가 선악과 같아졌다"고 했다.

김 목사는 "하와가 선악과를 따먹을 때 사탄이 준 유혹은 '네가 하나님이 되리라, 네 삶의 주인은 너 자신이다'는 것이다. 사탄은 지금도 끊임없이 이 목소리로 유혹한다"며 "교회 재정이 많아지니 힘이 실렸고 직분이 감투, 권력이 됐다. 그러니 교회 목사 권력은 얼마나 커졌겠나?"고 말했다.

그는 "저는 처음에는 모세를 느보산에서 죽으라 하신 하나님의 처사가 못마땅했다. '하나님이 어떻게 저럴 수 있으신가, 사람도 자기한테 충성한 사람한테 그렇게 안하는데 자기 위해 죽도록 충성한 모세부터 가나안에 입성 시키셔야지' 생각했다. 모세가 혼자 느보산에서 죽어서 저는 하나님이 섭섭했는데 어느날 이해했다"며 "모세의 모든 공(功)과 수고를 깨끗하게 보전하신 것이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또 "저 같으면 입이 이만큼 나와서 갔을 것인데 모세는 그렇지 않았다. 나온 입으로는 불평, 불만, 시비하지 축복할 수 없는데 모세는 축복하고 깨끗히 죽었다"며 "'충성했지만 공을 세웠지만 저렇게 죽어야 하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저는 좋은 목사님에게 키움을 받았는데 청량리중앙교회 임택진 목사님이다. 목사 장로 정년제도를 만드신 목사님인데 그분이 1980년 12월 마지막주에 은퇴식을 했는데 답사하러 나와서 누가복음 17장 9~10절(명한대로 하였다고 종에게 사례하겠느냐 이와 같이 너희도 명령 받은 것을 다 행한 후에 이르기를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의 하여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라 할찌니라) 말씀하시고는 '무익한 종은 물러갑니다'하고 내려가셨다"고 소개했다.

이어 김동호 목사는 "오늘날 한국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인가, 목사 장로인가 싶을때가 있다"며 "손양원 목사님은 하나님을 주인으로 여겨서 축복 받았는데 우리는 축복만 받고 그 정신을 잊어서 이렇게 된것이 아닌가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2001년 10월 7일 나이 50이 넘어서 높은뜻숭의교회를 개척했는데 좋은교회를 해보고 싶었는데, 부담도 참 컸다. 그런데 말씀을 주셔서 '내 교회'라는 말을 깨닫게 하셨다. 말씀이 살아나니 단어 하나하나가 생명력을 갖더라. 저는 교회를 제가 해야할지 알았는데 주님께서 '내 교회는 내가 해'하고 말씀하시는 것 같아 짓누르던 것이 벗겨지는 것 같았다. '하마터면 덤터기 쓸뻔 했네' 하면서 넘겨 드렸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는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는 말씀 붙들고 하나님만이 주인 되시는 교회를 해보겠습니다 하고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그래서 장로 직분자를 세우고도 2년간 낮 예배만 드리게 하고 대표기도도 안 세우고, 일도 못하게 했다. 일을 하다가 힘이 생기니, 대표기도 하다가 대표 될까봐..."라며 "목회하면서 배운 것은 충성되고 헌신하는 희생적인 사람이 대가 지불을 요구하더라는 것이다. 내 교회라고 주인 노릇을 하려고 한다"며 "그래서 저희 교회 정관은 살벌하다. 장로, 집사도 6년이면 끝난다. 구조적으로 제도적으로 목회 오래 해도 주인 노릇 못하게 해놨다"고 했다.

김동호 목사는 "순교는 우리 시대에 언감생신 같은 단어다. 순교와 전혀 관계 없는 삶을 살면서 이 설교를 맡은 것도 부담스러웠다. 예수님 때문에 대접 받고 분에 넘치는 삶을 사는 목사의 대표격인데..."라며 "그래서 제 입으로 '순교' 얘기는 못하겠고 하나님 자리나 뺏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고 종 노릇이나 제대로 하자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종 노릇이라도 제대로 했다면 교회 뺏기지 않으려고 세습까지 강행하는 이꼴은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후손들에게 손양원 목사님이 건강한 교회를 물려주셨듯이 우리는 더 건강한 교회를 물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