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제20대 대표회장 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기하성 여의도순복음 총회장)가 28일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연합회관 한기총 세미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NCCK=먼저 이영훈 목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에 대해 "내 신학적 배경은 보수·복음주의 신학의 전통"이라며 "NCCK 내 진보적 신학사상에 동의하지 않는다. 기하성(여의도순복음)은 보수·복음주의 신앙을 견지하면서 대외활동을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총회의 NCCK 가입 경위와 관련해선 "조용기 목사님께서 '성령운동을 펼치는 기하성 교단이 진보로 치우친 NCCK에 들어가 새로운 성령의 바람을 일으키고 (NCCK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하셔서 가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NCCK를 탈퇴할 것인가'라는 질문엔 "NCCK와의 관계는 임원회에서 행정보류를 결정했지만 실행위에서 계류 중"이라며 "탈퇴까지는 아직 논의하지 않았다"고만 답했다.
한기총과 NCCK의 관계에 대해선 "지금까지처럼 사안별로 협력할 사안은 협력하고 거리 둘 사안은 거리를 두면서 한기총 정통성에 따라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소외 계층을 섬기는 일에는 보수와 진보를 뛰어 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WCC=세계교회협의회(WCC)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WCC는 유엔(UN)과 같다. 그 안에 여러 나라의 기독교 교단과 단체들이 있다"며 "이렇다 보니 일부 급진적 신학을 가진 사람들이 동성애나 종교다원주의 문제에서 자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지난해 WCC 제10차 부산총회에 참석한 이유는, WCC가 처음으로 여는 '오순절의 밤' 행사에서 성령운동을 보여 달라고 했기 때문"이라며 "순수한 복음운동·성령운동만이 기독교의 나아갈 길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갔다. 공산권이든 어디든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간 것이지, 급진적 신학사상에 동의해서 간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것을 정통 보수신앙에 기초를 두고 한기총 창립 당시의 정신으로 돌아가겠다"고 강조한 이 목사는, WCC 제10차 부산총회를 앞두고 지난해 초 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과 NCCK 김영주 총무 등 보수와 진보 진영 대표들이 발표한 이른바 '1.13 공동선언문'에 대해서도 "복음주의 입장에서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했다.
◈한교연=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한영훈 목사, 이하 한교연)과의 통합 문제에는 "(한교연이) 한기총으로 조건없이 복귀하는 것이 먼저"라며 "들어와서 본인들의 입장을 밝혀야 한다. 나갔던 모든 교단에 대해 한기총으로의 조건없는 복귀를 촉구한다"고 했다.
한교연 한영훈 대표회장과도 "통합을 위해서라면 백 번이라도 만날 것"이라고 한 이 목사는, '만약 한교연 측이 이를 거부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그저 "최선을 다할 것이며 기도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아울러 그는 "한기총의 창립 정신에 따라 모든 것을 운영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정통 교단이라면 어느 교단이든 (한기총의) 문을 열고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실제 여러 교단에서 (제가 당선되면) 취임 후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단 해제' 논란=끝으로 한기총의 소위 '이단 해제' 논란에 대해서는 "한기총 대표회장 취임 후 어떤 사안이든 적법한 절차에 따라 모든 것을 처리할 것"이라며 "한 치의 의혹도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영훈 목사는 기자회견에 앞서 함께 자리한 홍재철 대표회장과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공동선언문은 △홍재철 목사의 신앙노선을 적극 지지하고, 한기총이 진행했던 모든 것을 수용하고 계승한다 △홍재철 대표회장은 9월 16일 (대표회장) 이·취임식과 동시에 사임한다 △한기총에서 이탈한 모든 교단들이 조건없이 복귀토록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WCC 내 잘못된 신학사상을 반대한다(한기총이 반대해 온 종교다원주의·세속주의·동성연애·공산주의 등은 결코 용납할 수 없으며, 한기총 정관의 선언문을 적극 지지한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대한민국 건설에 앞장선다 △NCCK·정교회가 천주교와 맺은 '직제협의회'가 기독교 보수신앙의 본질을 훼손할 것을 우려하며 적극 반대한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한기총 선관위가 주최했고, 위원장 이강평 목사가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