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성지 순례 중 폭탄 테러로 사망한 충북 진천중앙교회 김홍열(63·여)씨의 소식을 접한 인근 주민들은 깊은 슬픔에 빠졌다.
지난 16일 오후 2시40분(현지시각) 이집트 동북부 국경지역에서 이스라엘로 넘어가기 위해 출국 절차를 밟던 중 폭탄 테러로 이 교회 김 권사등 한국인 3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쳐 현지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17일 진천중앙교회에 취재진이 몰리면서 김 권사의 소천 소식이 알려지자 유족과 이웃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김 권사의 한 언론과 통화에서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 현지와 연락도 되지 않아 더 힘들다"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어머니는 신앙이 독실한 신자였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경황이 없다"고 말문을 닫았다.
김 권사의 한 지인은 "성지순례를 가기 위해 몇 년 전부터 계를 들어 매월 20만원을 모았다"며 "평생 소원인 이스라엘 성지를 다녀오게 됐다며 들떠 있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지 순례를 떠나기 전 본 모습이 마지막이 될 줄을 몰랐다" 말문을 잇지 못했다.
진천중앙교회의 이규창 장로는 "크리스천들은 예수님이 걸었던 고난의 길을 한번이라도 가보는 것이 소원"이라며 "성지 순례 길에서 이렇게 폭탄 테러에 당할지는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슬픔 속에 빠진 유족과 대책위원 등은 18일 사고 수습을 위해 현장으로 떠난다.
17일 진천군에 따르면 김홍열씨의 딸 2명, 아들 1명 등 유족 3명과 진천 중앙장로교회 대책위원 2명, 진천군 비상대책본부 관계자 1명 등 6명이 18일 오전 1시 비행기로 출발할 예정이다. 이들은 현지 병원을 방문해 김씨의 유해 송환과 부상자들의 귀국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진천 중앙장로교회는 18일부터 신도들이 조문 받을 수 있도록 교회 내에 빈소를 차릴 예정이다.
한편 진천중앙교회 성지순례단에 대한 테러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변 교회들의 성지순례 일정 취소 및 변경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진천 덕산장로교회는 오는 18일부터 26일까지 계획한 이집트로의 성지 순례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덕산교회는 이 기간 순례 도중 사망한 김 권사를 애도하고, 부상자의 무사 귀환을 기도할 예정이다.
증평군 내 한 교회는 오는 26일까지 해외 성지 순례 일정을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하고 이날 오전 출국했다. 이 교회는 진천중앙교회 소식을 접하고 여행사와 협의해 이집트 대신 안전지역으로 일정을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