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이집트 성지순례객들을 태운 관광버스에 테러로 사상자가 발생해 많은 국민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위험 지역에 굳이 가야 했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중동지역 선교 관계자들은 "외교부나 혹은 선교단체와의 연계를 통해 현지 안전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동선교회 홍계현 목사는 "이집트 시나이 반도 지역은 15일 전까지 2단계 여행경보구역이었는데 15일에는 3단계 여행제한구역으로 바뀌었다. 교회측에서 이번 순례여행을 진행하면서 여행사와만 연락을 한 것이 아쉽다. 교회가 정부와 외교단체들과 협의를 해서 현지에 대한 안전 정보를 잘 알아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홍 목사는 "성지순례는 안전에 최우선을 두고 가야 한다고 본다. 특히 버스를 대절해 대규모로 이동하는 것은, 경비 면에서는 좋지만 안전 면에서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 가능하다면 인원을 소수로 움직이는 것이 좋다. 또한 순례를 할 때에는 안전한 지역부터 차례대로 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오픈도어선교회측은 "현재 이집트를 비롯해서 북아프리카 지역에 이슬람 강경주의자들이 득세하면서 공격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는 박해받는 교회와 성도들을 위해, 그 땅에 평화와 자유가 찾아오도록 기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집트가 박해국가인 상황에서 그 나라의 요구도 있겠지만, 선교적인 입장에서 볼 때는 이 분들이 성지순례 개념으로 여행을 하신 것이다. 여행제한구역에 공격적인 선교로 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비난해서는 안 된다. 사실 현지에서 크리스천들이 테러를 당하는 일은 빈번하다. 이번에 간 분들과 박해받는 지역에 있는 분들이 모두 한 몸 된 성도들이기 때문에, 이 분들을 위해 함께 기도했으면 좋겠고, 박해받는 지역에 대한 기도와 관심도 커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국위기관리재단의 김진대 사무총장은 "여행사에 의뢰해서 간 것으로 알고 있다. 2년 전에도 한 목사님을 비롯해서 한국인들이 하루 정도 억류됐다가 풀려난 일이 있었는데, 안전을 더 챙겨야 한다고 본다. 특히 많이 몰려다니면 눈에 띄기 쉽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우리 재단에서 발행하는 최신위기정보에도 시나이와 관련된 내용이 나온다. 무르시 대통령이 쫓겨난 후에도 무슬림형제단들이 계속 활동하고 있으며, 알카에다도 활동 지역을 넓혔다. 위기관리재단에서 이러한 정보 제공 및 교류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역 교회까지 파고들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