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현 목사의 인도로 성찬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랑의교회 제공
오정현 목사의 인도로 성찬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랑의교회 제공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가 22일 ‘사랑으로 발을 씻기는 것이 복되도다’(요 13:1~7, 15~17)라는 주제로 복귀 후 첫 주일예배 설교를 전했다. 이후에는 성찬식도 집례했다.

오 목사는 설교에서 “주님의 세족식 전에 제자들은 누가 더 크냐고 서로 다퉜으며, 냄새 나는 발을 내놓고 떡만 먹고 있었다. 주님은 십자가를 앞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다”며 “성경에 나온 복의 정체는 자격 없는 제자들을 사랑하시는 역설적인 힘이다.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시는 주님의 사랑을 깨닫는 복”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인생의 처절한 고통의 상황을 지나고 있을 때에도 주님은 우리를 사랑하신다. 우리가 두려움을 없애는 담대한 사랑과 믿음으로 살려면 그리스도의 온전한 사랑에 젖어들어야 한다”며 “성도 여러분과 저, 사랑의교회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사랑의 크기다. 교회가 이름값을 해야 한다. 오늘 주님을 향한 첫사랑이 회복돼야 한다”고 했다.

전날 토요새벽기도회에서 머리 숙여 성도들에게 인사하는 오정현 목사. ⓒ사랑의교회 제공
전날 토요새벽기도회에서 머리 숙여 성도들에게 인사하는 오정현 목사. ⓒ사랑의교회 제공

“사랑의교회, ‘겸손한 섬김이’로서 환골탈태하길”
“관행처럼 내려오던 갈등의 고리 끊는 은총 받길”

오 목사는 주보에 ‘참사랑의 회복을 소망합니다’라는 제목으로 편지도 실었다. 이달 16일 제천기도동산에서 자숙하던 중 쓴 편지였다.

오 목사는 편지에서 “지난 6개월은 제 생애 중 가장 힘든 시기였다. 그 중에서도 특히 저를 힘들게 했던 것은 제 자신이 겪는 개인적 아픔보다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사랑의교회 온 성도와 한국교회에 큰 상처를 드린 것”이라며 “다시 한 번 엎드려 사죄하오니 저의 잘못을 용서하여 주시고 주님의 사랑으로 품어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동 기간 동안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차마 얼굴을 들지 못해 제 영혼과 육체는 쇠잔해 갔지만, 그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로뎀나무 아래의 엘리야처럼 저에게 세미한 음성으로 찾아오셨다. 그리고 지금까지 견딜 수 있는 힘을 주셨다”며 “이런 저를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눈물어린 기도를 해 주신 성도 여러분께 참으로 큰 사랑의 빚을 졌다. 평생토록 빚진 자의 심정으로 사역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시간 동안 자주 떠오르는 단어는 ‘겸손’이었다. 그 동안 저 자신은 물론이고 우리 교회도 하나님과 한국교회 및 사회 앞에 교만했던 점을 진심으로 회개한다. 이곳 제천에 머무르는 동안 순박하면서도 힘들게 살아가는 농민, 시장 바닥에서 채소를 파시는 할머니, 젊은이가 없는 시골교회를 가까이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다”며 “향후 사랑의교회는 우리 교회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 소외된 자들을 위해 ‘겸손한 섬김이’로서 ‘환골탈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다짐했다.

이어 “향후 저는 사역이나 활동을 단순화하여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말씀사역과 제자훈련사역에 집중하고자 한다. 이곳 제천에 있는 동안 제가 겪은 고통 중 하나는 멀리 떨어져 있는 관계로 성도들의 아픔을 함께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이제부터는 온 성도와 함께 울고, 같이 웃으며, 사랑과 위로를 온 마음을 다해 나누도록 하겠다. 그리하여 목회의 본질인 성도들의 속사람을 온전히 세우며 제자훈련의 본질을 회복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 또한 교회 차원에서도 비전과 사역 및 조직을 조속한 시일 내에 재정비하여 사랑의교회 본연의 목적에 충실함은 물론, 이를 바탕으로 주님께서 저희에게 맡기신 사명을 이루기 위해 내실을 다지겠다”고 전했다.

또 “고난을 피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성경은 고난이 때로는 유익하다고 말씀하신다. 이번 고난은 저의 뼈를 깎는 것이었지만 동시에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눌 수 있었던 기회이기도 했다. 저와 생각이 다른 분들의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했으며, 제 스스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을 절감하여 오직 죽은 자를 다시 살리시는 주님만을 의지하였다. 나아가 주님 외에는 아무 것도 자랑할 것이 없음을 절감하게 되었다”며 “이제 고난을 통해 더욱 성숙해진 우리 모두는 하나님께 온전히 올려지는 제물 되어 주님만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주님의 뜻에 절대 순종하길 원한다”고 했다.

마지막 부분에서 오 목사는 “세상의 그 무엇으로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을 것이다. 그 사랑의 힘으로 이제까지 한국교회에 관행처럼 내려오던 잘못된 갈등의 고리를 끊어버리는 은총을 받기를 소망한다”며 “지난 기간 동안 제게 큰 힘이 되었던 다윗의 고백(시 40:1~3)이 우리 모두의 고백이길 원한다.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 빠졌던 우리를 주님께서 다시 끌어올리시고 반석에 두시며 그 걸음을 견고케 하실 것이다. 누가 이 일을 행하시는가? 바로 생명의 주님이 하시겠다고 약속하셨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