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그룹 채의숭 회장이 지난해 12월 29일 대형 교통사고를 당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가슴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볼펜이 으스러질 정도로 안전벨트의 강한 압력을 받았다며, 심장 부근에 손을 대어 설명했다. ⓒ송경호 기자
(Photo : ) 대의그룹 채의숭 회장이 지난해 12월 29일 대형 교통사고를 당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가슴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볼펜이 으스러질 정도로 안전벨트의 강한 압력을 받았다며, 심장 부근에 손을 대어 설명했다. ⓒ송경호 기자

1939년생. 한국 나이로 75세이지만 100개 교회 헌당을 앞두고 젊은이보다 더 큰 열정과 에너지로 나아가고 있는 대의그룹 채의숭 회장이, 지난해 말 생명을 잃을 뻔한 큰 교통사고를 당한 사실은 아직 많은 이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다.

 

지난해 연말이던 12월 29일 목요일, 평소 일주일 중 월요일과 목요일 이틀은 군산과 서산 공장 현장을 지도해왔던 채 회장은, 이날도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기도하고 성경을 읽은 후 50분간 조깅을 마치고 서둘러 고속도로에 올랐다. 오전에 군산 공장에 들른 후 오후에 서산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한 채 회장은, 차에 몸을 실고 다시 서울로 출발했다.

서울로 올라오는 약 3시간 반 가량의 시간을, 채 회장은 매번 신문을 정독하고 성경을 통독하는 시간으로 활용했다. 하루 10장씩 통독하면 1년에 신·구약 성경을 2번 넘게 통독할 수 있다고 채 회장은 설명했다. 이날도 에스겔서를 읽고 있던 중 졸음이 와 잠시 눈을 붙이려던 찰나였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채 회장은 의식을 잃었다. 대형 화물차가 채 회장 차량의 후미를 박은 것이었다. 채 회장의 차는 앞차와 다시 추돌해 연쇄사고로 이어졌다.

"정신을 차리고 문을 열려고 했지만 문은 꼼짝도 하지 않았고, 구조대가 출동해 문을 부수고 저를 구조해냈습니다. 사고가 얼마나 컸던지 차를 고치는 것은 생각도 못했죠. GM과의 거래로 제공받은, 미국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정평이 나 있는 차였음에도, 성냥갑처럼 찌그러져 바로 폐차해야만 하는 정도였습니다. 처참한 상황이었고, 주변에서 제가 살아있을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죠"

하지만 하나님의 기적 같은 손길이 채 회장을 보호하셨다. 병원으로 후송된 채 회장의 몸을 찬찬히 살펴 본 담당 의사는 "사고는 굉장히 컸는데 몸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며 의아해 했다. 채 회장이 "그래도 혹시 모르니 엑스레이는 찍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물었지만, 의사는 "그럴 필요도 없을 것 같다"며 사흘치 약과 주사만 처방한 것이 전부였다.

폐차할 정도의 사고였지만 머리카락 하나 상하지 않아
"당신의 영광 위해 아직 할 일 남았단 것 일깨우셨다"

그렇게 대형사고를 당한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한 몸으로 집으로 돌아왔다는 채 회장은 "몸을 구석구석 살펴보는데 머리카락 하나 상한 곳이 없더라"며 그날을 회고했다. 다만 한 가지 이상한 점은, 상처는 없는데 와이셔츠의 왼쪽 부분이 빨갛게 물들어 있는 것이었다. 살펴 보니 좌측 가슴 부분에 넣어왔던 수첩 속의 볼펜이, 안전벨트의 강한 압력을 받아 터져버린 것이었다.

"볼펜이 완전히 으스러질 정도로 강한 압력이 있었던 것"이라며 "여러 장이 겹쳐져 있는 수첩과 볼펜이 충격을 완화하지 않았다면 심장에 큰 충격을 줄 수도 있었다"고 채 회장은 말했다.

더 기이한 건 볼펜이 터진 지점에 채 회장이 2012년 1월 1일 한 해를 시작하며 하나님께 드렸던 기도문이 적혀 있었던 것이었다.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나를 주님께로 이끌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주님 바로 내 곁에 걸으시옵소서". 그리고는 평소 은혜가 됐던 성경구절을 적었던 것이 눈에 들어왔다. "너희와 함께 한 여호와가 구원하는 것을 보라. 유다와 예루살렘아 너희는 두려워하며 놀라지 말고 내일 저희를 마주 나가라 여호와가 너희와 함께 하리라 하셨느니라"(역대하 20:17)

그 구절을 다시 보는 순간 채 회장은 너무 놀라서 떨리는 가슴을 억누르기 힘들었다. 그는 "요한복음 15장에는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택한 것'이라는 말씀이 있다. 하나님의 뜻이 있고 목적이 있기에 세상에 우리를 보내신 것이다. 내가 나이가 많지만 아직 살아서 할 일들이 남아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채 회장은 "역대하 7장 15절에서 솔로몬이 성전을 짓고 난 뒤 기도하는 것을 하나님께서 다 듣고 귀기울이고 계시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의 생각과 말과 기도를 하나님께서는 모두 듣고 계시며 놀랍게 이루신다"고 고백했다.

채 회장은 여름 휴가를 맞아 베트남의 교회 헌당예배를 드리기 위해 7월 26일 출국했다. 또 오는 9월에는 인도의 벽촌에 교회 두 곳을 헌당하고, 연말에는 멕시코에서 한 교회를 헌당할 계획이다.

그는 "내가 살고 싶어서 산 것이 아니라, 당신의 영광을 위해서 내가 해야 하는 일들을 남겨두신 것이다. 큰 사고에서 나를 살리시고, 또 심장이 파열될 수도 있던 사고에서 수첩을 통해 한 번 더 살리시고 깨우치신 것이다. 내가 사업을 하든 교회를 짓든,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이 함께하시지 않고서는 단 1분 1초도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채 회장은 "어느 목사님으로부터 기도 중에 예언을 받기 전까지는, 나의 계획이 100개 교회 설립에서 마무리되는 것으로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77개 교회가 될 수도 있고 100교회를 넘어설 수도 있다며, 계획한 것은 나이지만 이루시는 것은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분명히 말씀하셨다"고 고백했다.

"내가 지위가 적어서, 혹은 먹을 것이 없어서 지금의 사업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내 양을 먹이라고 하셨으니, 오직 땅 끝까지 이르러 주님의 증인이 되는 것입니다. 젊었을 때는 죽음이 두려웠는데, 이제는 순교도 두렵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