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재 감독회장과 허정원 사모
전용재 감독회장과 허정원 사모

기독교대한감리회(이하 기감) 제30회 총회 임시총회가 25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에서 개최됐다. 임시총회에서는 최근 제27대 감독회장에 선출된 전용재 목사(불꽃교회 담임)의 취임식과, 서울남연회와 동부연회의 감독선거에서 각각 당선된 임준택 목사(대림교회)와 이철 목사(강릉중앙교회)의 취임식이 열렸다. 감독회장 선거가 파행으로 치달으면서 감리교 사태가 발생한 지 근 5년 만이다.

참석 대상 1,376명 중 926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총회가 개회됐다. 전용재 감독회장은 “감리교회의 진정한 변화와 개혁, 그리고 발전과 성장을 이루려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다. 제도와 구조, 그리고 소통의 변화와 개혁을 이룰 것이며, 성장하고 성숙하는 감리교회를 만들 것”이라며 “지금까지 아파했고 상처 입은 부분들을 치유하는 자리에 함께하겠다.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는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성찬식과 감독회장 취임식 및 감독 이·취임식은 김영헌 감독(서울연회)의 인도로 진행됐다. 찬양은 전용재 감독회장이 담임하는 불꽃교회 찬양대가 했다. 김기택 전 임시감독회장은 ‘함께 웃는 감리교회(고후 5:17~19)’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화해하고 승리하는 감리교회가 될 것”을 당부했다.

그는 “변혁, 혁신, 개혁 다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화해’”라며 “힘 있는 자가 권리를 요구하면 절대 평화할 수 없고 다툼이 생긴다. 권리를 포기하고 약자 밑으로 내려가야 평화를 이룰 수 있다. 권리를 주장하면 권리도 사명도 다 잃지만, 사명을 붙들면 다 얻는다. 우리가 자신의 것을 나누려 하면 미움은 사라진다. 상대방을 저주하지 않고 귀하게 여기면, 갈등은 사라지고 함께 웃을 수 있다”고 전했다.

신경하 직전 감독회장(왼쪽)과 전용재 신임 감독회장(오른쪽)이 서로 끌어안고 있다
신경하 직전 감독회장(왼쪽)과 전용재 신임 감독회장(오른쪽)이 서로 끌어안고 있다

이어 전용재 신임 감독회장 및 두 신임 감독의 취임 문답이 이어졌다. 제26대 신경하 감독회장은 감독회장 및 두 감독에게 감독 스톨과 팬던트, 배지, 꽃다발을 전달했다. 전용재 감독회장과 허정원 사모, 임준택 감독과 이기순 사모, 이철 감독과 강성춘 사모는 참석자들의 박수갈채 속에 총회로부터 꽃다발을 받았다.

전용재 감독회장은 취임사에서 “원칙 있는 인사와 지도력을 통해 화합의 정신이 드러나도록 노력하겠다. 현재 한국 기독교는 위기와 변화의 순간에 놓여 있는데, 감리교도 예외는 아니다. 변화와 개혁과 혁신을 이루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다. 누구를 찍었느냐를 떠나서 감리교회를 세우는 데 큰 지지자들이 되어줄 것을 믿는다. 감리교회는 활짝 웃는 시대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선서를 하는 (왼쪽부터 순서대로) 전용재 감독회장, 임준택 감독, 이철 감독
선서를 하는 (왼쪽부터 순서대로) 전용재 감독회장, 임준택 감독, 이철 감독

임준택 감독은 “믿음의 세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는 믿음으로, 감독과 목회자와 평신도가 하나되는 연회를 만들고자 힘써왔다. 전 감독회장님을 중심으로 감리교 정상화에 힘쓰겠다”고 했고, 이철 감독은 “가족들과 성도들과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감독이 되겠다”고 했다.

김선도 감독(제21대 감독회장)은 “감리교회는 큰 함대와 같다. 지난 5년 간 매우 아픈 산고의 경험을 한 후에 전용태 감독회장님이 영적 함장으로 서게 됐다. 성화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나침반, 비전을 바라보는 망원경과 주변 상황을 자세히 살필 수 있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이것들이 충족될 때 기감 함대는 세계를 향해서 성장해 나아갈 것”이라고 부탁의 메시지를 전했다.

축사는 김근상 주교(대한성공회 전국의회의장), 손달익 목사(예장통합 총회장), 김영주 목사(NCCK 총무)가 했다. 김근상 주교는 “오늘은 축하를 받지만, 내일부터는 고통스러운 일들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여러 어려움을 겪고 감독회장에 취임하셨기 때문에 크게 웃는 감리교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손달익 목사는 “감리교 역사는 한국교회사 그 자체이고, 특히 한국 근대사에 큰 역할을 감당하며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업적을 남겼다. 새 감독회장님께서 이 역사를 이어가게 된 것에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감리교 김영주 목사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지도자들을 보니 비 온 뒤 햇살이 비치는 것처럼 눈부시다. ‘분열의 위기까지 치달았던 지난날 감리교회에 희망을 볼 수 있을까. 어떻게 우리 세대가 130여년 감리교회 역사에 먹칠을 할 수 있을까’라는 통분이 있었는데, 위기를 잘 극복하고 화해와 협력으로 새 지도자를 뽑은 것에 크게 감격했다”고 했다.

표용은 감독(제20대 감독회장)의 축도로 이·취임식은 마무리됐으며, 계속된 총회에서는 ‘감리교회 정상화 선언문’이 채택됐다. 이 선언문에서는 “교권주의에 빠져 우리 감리교회를 병들게 했던 선거문화를 과감히 정화하고, ‘교리와장정’ 상의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을 개선하여 새 시대에 걸맞는 감리교회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일에 매진할 것이다. 아울러 ‘하디 1903 성령한국’을 통해 강력하게 불기 시작한 회개운동과 부흥운동이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믿음의 능력과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는 영적 대각성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이번에 취임한 전용재 감독회장은 감신대와 클래어몬트신학대학원(M. DIV& D.Min)을 졸업했다. 1975년 동부연회에서 목사안수를 받았으며, 2010년 11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중앙연회 감독을 역임했다. 현재는 중앙연회 분당지방 불꽃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임준택 감독(서울남연회)은 감신대와 아신대(D.Min)를 졸업했고, 1975년 중부연회에서 목사안수를 받았다. 현재는 영등포지방 대림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이철 감독(동부연회)은 목원대 신학과와 미 샌프란시스코 신학대학원(D.Min)을 졸업했고, 1983년 동부연회에서 목사안수를 받았다. 현재는 강릉남지방 강릉중앙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서울남·동부 연회도 감독회장 선거와 마찬가지로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의해 지난해 나머지 연회 감독들의 선거 당시 함께 치러지지 못해, 이제야 취임식을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