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 안 같은 돌 건물 지하도의 어두운 낭하
물이 찬 바닥 지하수 나무다리를 건너
원형의 돌문을 지나 몇 계단 올라선다.

납작한 돌 천장, 돌 바닥마루
오랜 세월의 무계를 가라앉혀
큰 홀의 흑 황색 돌바닥 위로 올라 나와 서다

沈黙의 재판이 벌어졌던 자리
빌라도의 양심 저울이 흔들리고
무지한 모욕 과 비웃음 소리 퍼지는 부조리
돌바닥에 줄파서 병사들 무료한 시간 메꾸던 게임 판이 비웃어 있고

침 뱉음 주먹질, 채찍 가슴에 감기우는 소리,
핏발 서 핏 살 터지는 채찍질자국들
무슨 세상의 원한 맺혀서, 저리도 사나와진 짐승인간들일까
生後와 저들의 후손이 당할 뒤처리를 어찌 당해내려
저 무책임한 손, 발짓일까

여전히 침묵으로 참으시는
아픔의 여과, 긴장의 時間 흐르고..

나의 저린 아픔 담아서
엎드러져 몸 허물어지는 그 자리에서
내 던져진 침묵으로
나도 서야 하는데

아마도 무서움 때문에
흔들려지는 평형추(平衡 錘)에 못 이겨
소리 없는 울음으로 그래도 견뎌낼 그 자리

침전 과 여과의 긴 시간 거쳐
마지막 눈물마저, 마르는 때까지 지나 나와서
아직 남아 있을 돌라롯싸

그리고서 헤매 찾아내 가는
여명의 빛으로 아직 그림자 남아 있는가.
저 멀리로 퍼져 나가는 어둠을 뚫고
은빛 昇華는 찬란히, 구름 가장자리로
십자가 빛줄기 내려 비쳐, 온 地上에 퍼져 내리는데_


안토니오 돌 성곽 영문 안으로 들어서며, 어두운 냉기가 감돌아드는 동굴 안이 되어버리는 굴속이었습니다. 바닥은 왠지 모르게 물 창 바닥이고 그 돌기둥에 휘청대는 외나무다리가 흔들리는 건널木을 타고 둥근 타원의 돌문을 들어섰습니다. 사방이 다 돌 벽으로 펼쳐진 나지막하고 넓은 방안이 펼쳐왔습니다.

돌바닥 두텁게 왠 엇갈린 줄 긁혀 장기판 닮은 놀이그림이 바닥에 그려져 있었습니다. 하나님 모습이신 예수가 인간 빌라도의 심판대 앞에, 서 계셔야 했던 바로 여기가 빌라도의 엄중 한 재판자리였던 것 입니다. 심판 자리를 지키는 병사들이 무료히 시간 보내기 놀이 자국, 지금 내 남아있는 흔적인 듯합니다. 예수님의 피 얽힌 침묵이 흐르고 있었던 자리입니다. 둘러 선 재판 관원들 사이에, 헝클어진 흰 옷자락 자태는 오리려 재판관 앞에 서 있는 침묵의 엄숙함으로 인하여, 누가 재판을 받고 서 있는지, 누가 재판자리에 命을 내리고 있는 사람인지 분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결국엔 재판자리 곁에 놓여 있는 손대야에다, 영원히 씻겨 지지 않을, 죄 물 대야로 두 손이 담겨졌습니다. 왜 그 한 마디로 그 어렵고 무거운 판결을 떨어뜨리고 말았는지, 자기 스스로도 얼마나 후회하며 괴로워하였겠습니까. 자신 속이야, 사실 이 분을 놓아드리고 싶었기 짝이 없었습니다. 한데 죄 덩어리 군중의 시끄러운 소리침 소란에 그만 순간의 착오로 그의 영혼이 휘감기게 되고 만 것입니다. 아무리 자신을 씻어버리려 하여도, 그래도 영원히 씻기지 않을 죄 물의 대야 속에 두 손이 잠기어지고 말았습니다. 빌라도 말고 나의 깊숙이 가리어진 양심은 지금 어떤 것일 가요. 단 한 마디의 나의 양심 고백으로, 나는 지금 어떻게 결정하여야 할 것일 가요. 이 한 마디로 나의 영원한 검은 그림자가 환한 환희로, 아니면 무서운 영원한 그림자로 갈리어지기 때문입니다. 비단 그 분의 아끼시는 교회, 그 밖에서 뿐만 아니라, 그 분의 교회 안에서마저도 자신 인간 위용에만 젖어있거나, 아니면 흰 눈 같은 옷 입으신 그분 앞에, 진실한 양심 고백으로, 내 자신이 허물어져 내려 있거나, 이 둘 중 하나 앞에 지금 나와 우리 모두는 서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