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연합뉴스) 미국 콜로라도주 총기난사 참극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플로리다주의 한 극장에서 영화 배트맨의 악당 행색을 한 20대 남성이 나타나 관객들이 기겁하고 경찰에 신고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7일 플로리다 지역 언론에 따르면 올랜도 동쪽 해안 도시인 멜버른 경찰은 지난 4일 오전 10시34분께 배트맨의 `조커'처럼 생긴 한 남성이 프리미어 영화관을 들락거리며 수상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영화관 밖에서 서성거리던 크리스토퍼 사이즈(Sides)를 체포했다.


올해 21세인 그는 체포 당시 핑크색으로 물들인 머리에 눈가와 얼굴을 검은색 페인트로 칠한 상태였으며 찜통더위에도 가죽 재킷을 걸치고 부츠를 신고 있었다.


지난 7월20일 콜로라도주 오로라의 한 영화관에서 총기를 난사해 70명의 사상자를 낸 제임스 홈스와 거의 흡사한 차림이었다.


경찰은 사이즈의 몸에서 총기 등 무기류는 발견하지 못했으나, 범죄경력 조회 결과 마약 혐의로 기소됐으나 재판 출두 일을 넘겨 사전 영장이 발부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긴급 체포됐다.


그는 경찰에서 관객들에게 위해를 가할 의도가 전혀 없었고 최신 배트맨 시리즈 인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보러 극장에 간 것도 아니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실제로 그는 당일 액션 영화인 `익스펜더블 2' 입장권을 구입했으며, 경찰의 체포 시도에 순순히 응하고 조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그의 어머니는 `플로리다 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아들은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지적장애인으로 어릴 적부터 얼굴에 페인트칠을 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올랜도의 지역 방송인 WFTV의 취재 결과 사이즈는 지난 3년 동안 3차례나 정신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이즈는 6일 첫 재판에서 "나는 텔레비전을 보지 않는다"면서 홈스가 `다크 나이트' 상영관에서 조커 행색을 하고 나타나 총기를 난사한 것은 물론이고 콜로라도주에서 총기 사건이 일어난 사실 자체를 모른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요청을 수용해 사이즈의 석방 조건으로 5천555달러의 보석금을 책정했으며, 검찰의 영장에는 이번 영화관 소동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센트럴 플로리다 뉴스'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