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목회시대'를  꿈꾸는 동서남북교회 김은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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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 목회시대'를 꿈꾸는 동서남북교회 김은규 목사

개척 한달 만에 찾은 예배당, 예비하신 손길에 '깜짝'

2012년 1월 15일, 콜린스힐의 작은 교회를 빌려 교회개척을 시작한 김은규 목사는 얼마 지나지 않아 부동산 중개업자의 전화를 받았다. 교회로 빌릴 곳을 소개해 준다고 따라가 본 건물을 보는 순간 그는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목회를 잠시 떠나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개척의 소망을 놓지 않던 김은규 목사가 오고 가며 '개척을 하면 여기에 해봐야겠다'고 내심 생각했던 바로 그 자리를 소개해 줬기 때문이다. 올해 1월 15일 개척하고 딱 한 달이 지난 2월 16일, 건물 1층에 4천 스퀘어피트 예배당을 계약했고, 바로 다음날 예배를 드렸다. 그리고 얼마 안돼 동서남북교회는 2층 체육관을 포함한 1만 8천 스퀘어피트 전체를 빌려 쓰고 있다.

"현재 사용하는 이 건물이 막 지어졌을 때만 해도 빌려주지는 않고 백 만 불에 판다고만 해서 더 이상 생각지 못한 곳입니다. 하나님의 예비하심은 건물만이 아니었어요. 일하던 시니어 데이케어에서 제가 개척을 한다니까 어르신들이 가족들을 데리고 예배에 나오시더라고요. 개척을 준비하면서 묵상한 역대하 말씀 가운데 북방에 하나님을 믿지 않는 왕을 통해서도 성전건축을 위해 기술자를 보내셨듯이 준비된 불신자들이나 초신자들을 많이 보내주십니다. 교회 간판도 생각지도 못한 분이 자원해서 도와주셨죠."

미국이냐 한국이냐 갈림길에서 들려온 음성,
'그들을 말씀으로 섬기고 품어주는 게 어떻겠니?'

하나님의 세심하신 손길은 무엇보다 김은규 목사에게 임했다. 장로님이던 할아버지 아래 엄격한 신앙훈련을 받고 어릴 때부터 신앙이 좋은 집에서 목회자가 되겠다는 기도를 했던 그는 한국에서 제법 큰 교회 부 목사로 십 년을 섬긴 뒤, 미국 풀러신학대학 박사과정 학생으로 유학 왔다. 누가 봐도'목회자 다운' 길만 곧장 걸어온 듯했다. 하지만 부목사로 섬기던 중 여의치 않은 사정으로 교회의 테두리를 떠나 직장 생활을 했던 지난 몇 년의 시간을 통해 성도들의 진짜 삶을 체험했고, 그들의 마음 깊이 들어가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이민교회 개척이라는 도전 앞에 소망을 갖고 견뎌온 지난 시간이 없었으면 포기했을 것이라는 김은규 목사는 바닥부터 시작하는 이민 생활이 얼마나 쉽지 않은지 직접 겪어보니 이전에는 머리로만 알던 것이 지금은 마음으로 이해되고 기도하게 된다고 감사를 돌렸다.

"애틀랜타에서 부목사로 섬기던 교회를 사임하고 개척을 위해 타주로 갔어요. 생각처럼 잘 안됐죠. 돌아와서 직장에 다니면서도 '목회'에 대한 부담을 갖고 한국으로 돌아갈지 미국에 남을지 고민하고 기도하는데 성령께서 '한국에는 좋은 교회, 좋은 목사가 이미 많다'는 음성을 들려 주세요. 저는 '여기도 그렇습니다'라고 항변했어요. 그런데 '하지만 여기 이민자들이 상처가 더 많지 않니. 네가 그들을 말씀으로 섬기고 품어 주는 게 어떻겠니'라고 하셨어요. 아버지 마음이 들어오니 남아야 겠더라고요(웃음)."

동서남북교회 본당 및 친교실
동서남북교회 본당 및 친교실

'동서남북'으로 보내심을 받은 교회

인터뷰 서두에 가장 먼저 물었던 교회이름의 의미에 대해 김은규 목사는 재차 '사도성'을 강조했다. 교회의 존재이유 즉, 본질이 바로 '전도와 선교'이고 이를 위해 세상 가운데 교회가 보내심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사도적 사명을 동서남북 열방을 향해 펼쳐나가고자 '동서남북교회'로 이름을 짓게 됐다. 창세기 13장 14-15절에 아브라함에게 '동서남북을 바라보라'고 하신 성경 말씀에 근거한 이름이기도 하다.

"동서남북에는 세가지 의미가 있어요. 우선 영어이름 Compass 처럼 이민사회의 지침이 되는 영적 나침반 역할을 하고자 하고요, 그 다음 동서남북 열방을 복음으로 섬기는 선교의 교회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섬기는 삶 가운데 하나님께서 동서남북 지경을 기업으로 누리는 축복의 교회가 될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개척하는 작은 교회를 섬기시면서 물질의 축복을 받으시거나 취업하신 분들, 오랫동안 실패하다 새로운 비지니스를 열게 되신 분들이 적지 않아요. 이런 축복과 은혜를 실제로 체험하고 보게 되니 더욱 신이 나지요."

'동서남북'에 대한 사명은 곧 흩어진 하나님의 백성에 대한 구속과 구원의 약속이라고 김은규 목사는 덧붙였다. 믿음의 눈을 들어 애틀랜타 지경을 섬기고, 단계적으로 연약하고 소외된 이들, 상처받은 이들, 젊은 학생들과 같이 가까운 곳에 있는 땅끝을 섬긴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보내는 선교사로 세계 곳곳의 선교지를 섬기고 싶다는 소망도 내비쳤다.

훈련된 평신도들과 사역을 함께하는 '평신도 목회시대'

"한국에서 사역한 교회는 중학생 이하 주일학교 학생만 900명 가량되는 교회였어요. 한 학년에 30명 정도의 교사가 있고 각 학년당 한 명씩 총 9명의 부장 집사님, 그리고 총 부장 집사님 한 명이 있었는데 그 전체를 통솔하는 건 담당 목회자 한 명이었죠. 이게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부장 집사님들이 교역자 못지 않게 전문성을 갖고 훈련 받아 설교도 할 정도로 탁월했기 때문이죠. 제 1의 종교개혁은 평신도들에게 성경을 줬다면, 제 2의 종교개혁은 평신도들에게 사역을 줘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목사나 교역자 만으로는 역동적인 사역을 감당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저는 동서남북교회를 통해 '평신도 목회시대'를 꿈꿉니다."

김은규 목사는 이민생활에서 전문적인 평신도 훈련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평신도들이 차근 차근 체계적으로 양육받아 목회자적인 마인드를 갖추게 되면, 그들과 함께 건강한 교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목회 철학이라고 밝혔다. 이것을 시작으로 훈련된 평신도들이 사랑으로 섬기고 구제하고 돌보는 구제, 긍휼사역, 전방에서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들을 물질과 기도, 인력으로 지원하는 동원선교사역이 동서남북교회에 주신 비전이라고 덧붙였다.

애틀랜타 땅에 세워진 '동서남북교회'를 통해 작게는 이민사회부터 크게는 세계 열방에 하나님의 복음을 구석 구석 전하는 평신도 사역자들이 힘차게 나아가게 되길 기대해 본다.

동서남북교회는 1975 Buford Hwy Building B Duluth GA 30097에 위치해 있으며 주일 오전 11시 주일예배, 수요일 오후 8시 수요예배, 화~금요일 오전 5시 30분, 토요일 오전 6시 새벽예배 그리고 주일 오후 1시 30분 청년모임을 갖고 있다. 문의는 404-319-0057으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