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로스앤젤레스 경찰청(LAPD) 찰리 벡 청장은 20년 전 로스앤젤레스(LA) 폭동은 경찰 리더십의 실종 사건으로 규정했다.


벡 청장은 27일 미국 NBC와 인터뷰에서 1992년 55명의 사망자를 내고 한인타운을 포함한 로스앤젤레스 일부 지역을 잿더미로 만든 LA 폭동 때 경찰의 대응은 형편없었다고 털어놨다.


당시 경찰 중간 간부였던 벡 청장은 "폭동이 시작됐던 플로렌스가와 노만디가 교차로에 가능한 한 모든 경찰력을 동원했어야 했다"면서 "그곳을 방치해 폭동의 발화점으로 만든 것이 실수"라고 말했다.


벡 청장은 초기 대응이 실패한 나머지 폭동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로스앤젤스 시가지가 불타는 재앙을 맞았다고 경찰의 실책을 인정했다.


당시 로드니 킹을 구타한 경찰관들에게 무죄 평결이 내려진 소식을 전해지자 흥분한 흑인들이 지나던 백인 트럭 운전사를 끌어내려 구타하고 경찰 순찰차에 돌을 던지는 등 폭동 조짐이 있었지만 로스앤젤레스 경찰은 병력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사고 현장을 방치하고 철수했다.


특히 당시 경찰은 폭동이 과격해지자 백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에만 방어선을 구축해 한인타운을 폭도들 손에 내맡겼다는 비난을 받았다.


벡 청장은 그러나 지금 LAPD는 그때와 다르다고 단언했다. 그때보다 경찰은 증원됐고 로스앤젤레스 범죄 발생 건수는 4분의 1로 줄어들었다고 벡 청장은 밝혔다. 벡 청장은 "경찰은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일하고 있다"면서 "그때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인권 변호사 코니 라이스는 NBC와 회견에서 "로스앤젤레스 경찰이 그때와 전혀 달라졌다는데 많은 시민이 동의한다"면서 "폭동은 알고 보면 (킹을 무차별 구타한) 경찰의 잘못된 행동에서 촉발된 것이지만 지금은 그런 잘못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LAPD에 힘을 실어줬다.


시사 주간지 타임은 당시 로스앤젤레스 경찰은 80%가 백인이었지만 지금은 40% 뿐이라고 보도했다. 벡 청장은 "(킹이 무차별 구타당하던) 그날 밤에 느꼈던 감정을 우리 자녀들은 경험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