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미국에서 경찰이 비무장 대학생이 경찰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무려 100여발의 총탄을 퍼부어 적절한 대처였는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18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지역 언론에 따르면 지난 11일 로스앤젤레스 북부 노스리지의 도로에서 대학생 압둘 아리안(19)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아리안은 신호를 위반하고 과속으로 자동차를 몰다 경찰의 추격을 받은 끝에 차에서 내려 도망치다 경찰의 집중 사격을 받았다. 경찰은 사건 직후 아리안이 경찰의 투항 권고를 무시하고 도주하면서 경찰을 향해 두손을 뻗어 총을 쏘는 듯한 행동을 취해 어쩔 수 없이 사격했다고 밝혔다. 더구나 경찰이 공개한 911 전화 녹음에는 아리안이 "나는 총을 갖고 있다"면서 "경찰이 두렵지 않다. 경찰을 쏘겠다"고 말한 내용이 들어 있다.


당시 장면을 헬리콥터에서 촬영한 TV 방송국 영상에도 아리안이 뛰어 달아나면서 두 차례 뒤돌아서서 경찰을 향해 두 손을 뻗는 모습이 나타났다.


사건 직후 경찰의 해명에 손을 들어줬던 여론은 그러나 아리안이 총을 비롯한 어떤 무기도 갖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로스앤젤레스 경찰위원회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부문별한 총기 사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경찰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


아프가니스탄 이민자 출신인 아리안의 가족은 로스앤젤레스 시청을 상대로 1억2천만 달러 또는 총탄 1발당 1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경찰은 여전히 당시 경찰관들의 사격은 정당한 대응이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리안의 무장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찰관들이 모두 들을 수 있는 911 전화에 총을 지녔다고 말한 아리안이 총을 쏘려는 듯 한 행동을 보였을 때 경찰관들은 총을 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에 앞서 지난달 24일 로스앤젤레스 인근 도시 패서디나에서 무장 강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어두컴컴한 골목길에 서 있던 흑인 대학생이 검문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총으로 쏴 숨지게 해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