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AP=연합뉴스) 미국 법조계 일각에서 트위터 문제로 기자들과 판사들이 정면 충돌하고 있다. 일부 판사들은 법정에서 기자들의 트위터 보도가 공정한 재판을 받을 피고인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본다.
양측의 대립은 최근 시카고의 한 재판부가 연예인 제니퍼 허드슨의 가족 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피고 재판 법정에서 트위터나 다른 소셜 미디어 이용을 금지하면서 전면 부각됐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시카고지부의 에드 욘카 대변인은 "이 금지 조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 비판했다. 그는 트위터와 소셜 미디어들이 "기자들이 이제껏 해왔던 정보 수집과 전파의 21세기적 형태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측면에서 많은 미국인들에게 베일로 가려져 있는 사법 과정을 비추는 수단으로서 트위터를 판사들이 받아들여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리노이주 쿡카운티 판사 찰스 번스의 대변인 어브 밀러는 "트위터가 법정의 위엄을 사라지게 만든다"면서 "판사들은 재판이 서커스로 변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번스판사는 기자들에게 법정 내 휴대전화 소지를 허용하고 정기적으로 이메일을 보내는 것은 허용했다.
이는 일리노이주 법원이 법정내 카메라 허용 문제를 최근에야 실험적으로 검토할 의사를 밝히고 휴대전화의 법정 내 휴대가 종종 금지되는 상황에 비춰보면 상당한 양보로 볼 수 있다.
이 사안은 기자들 문제를 넘어 배심원들에게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지난해 아카소주 대법원은 한 배심원이 재판 도중 트위터를 하고 다른 한 배심원은 잠을 잔 사실이 드러나자 이 사건 피고인에 대한 사형 판결을 기각했다.
그러나 법정 내 트위터 행위에 대한 주 법원이나 연방 법원 차원에서의 합의된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법정 내 트위터 허용 문제는 아직은 담당 재판부의 재량에 맡겨진 실정이다.
일부에서는 왜 이메일은 허용하고 트위터는 금지하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밀러대변인은 이에대해 (번스)판사는 기자들이 휴대전화를 통해 끊임없이 트위터 문자를 보내는 일이 10분이나 15분 간격으로 이메일을 보내는 것보다 더 법정 분위기를 해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정 분위기를 산만하게하는 것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판사들은 배심원의 휴대전화에 사건 증거에 관한 트위터가 불쑥불쑥 나타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버지니아주 소재 언론자유를 위한 기자위원회의 루시 달그리쉬사무국장은 기자들도 판사들의 이런 우려를 이해하고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런 문제는 재판부가 배심원들에게 트위터를 끄도록 요청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일리노이주 방송인협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라디오저널리스트 제니퍼 풀러는 법정에서의 트위터 허용 문제에 대해 사실은 "협회 자체도 아직 어떤 방침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히고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