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미국 버지니아공대(버지니아텍) 총격 참사 사건 발생 5주기(4월 16일)를 맞아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주(州) 정부와 버지니아텍 학생회 등에 따르면 밥 맥도널 주지사는 오는 16일을 추도일로 선포했으며, 이에 따라 당일 하루는 주정부 기(旗)를 조기로 게양토록 했다.


5주기 공식 추모행사는 16일 오전 0시 1분을 기해 버지니아텍 학군단이 학교내 버러스 강당 앞에 설치된 대형 초에 불을 붙이는 것으로 시작되며, 같은날 오후 11시 59분 이 촛불을 끄는 것으로 끝난다. 특히 이날 오후 7시 30분에는 학교내 `4ㆍ16 기념비' 앞에서 대규모 촛불추도식이 열려 한국계 미국인 조승희의 총격으로 숨진 학생 27명과 교수 5명을 추도할 예정이다.


올해 추모행사에는 공식 추도식 외에도 사건 현장인 노리스홀에 들어선 `평화연구폭력방지센터'의 오픈하우스를 비롯해 헌혈행사, 예술치료전시회, 농구대회, 무용공연, 사진전 등이 추도일을 전후로 계속된다.


버지니아텍은 이에 앞서 5주기를 이틀 앞둔 이날 중앙잔디밭에서 32명의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3.2마일 마라톤 대회'를 개최했다. 무려 6천800여명이 참가한 이날 마라톤 대회에 앞서 대학의 상징색인 오렌지색 및 적갈색의 풍선과 함께 32개의 흰색 풍선이 날려졌으며, 참가자들은 대학측이 마련한 조문판에 추모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참사 5주기를 맞는 올해는 특히 추도일 당일 수업이 재개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대학측은 설명했다. 대학 운영위원회는 지난 2009년 4월 개최한 회의에서 올해 `추모의 날(Day of Remembrance)'부터는 추도행사를 개최하되 수업도 진행하도록 했다. 버지니아텍은 참사가 발생한 지난 2007년부터 5년동안 4월 16일 모든 수업을 중단했었다.


사건 당시 학교를 다녔던 학생들은 이미 대부분 졸업했지만 지난해 12월 캠퍼스 내에서 또다시 총격사건으로 2명이 숨진 데 이어 지난 2일에는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한 대학에서 총기난사로 7명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추모 열기가 다시 높아지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10대 흑인소년 트레이번 마틴 살해 사건이 미국내 최대 이슈로 부각하면서 일부 학생들은 총기 소지 반대 캠페인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