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앞으로 미국에서 팔리는 승용차와 경트럭에는 급가속 방지 장치를 반드시 장착해야 한다. 미국 고속도로안전국은 급가속 방지 장치 장착을 의무화하겠다는 방침을 자동차 제조업체에 통보했다고 13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보도했다.


급가속 방지 장치는 가속 페달을 운전자가 밟지 않았는데도 자동차가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의 속도로 가속하는 고장을 일으켰을 때 감속시키는 장치이다. 2009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 승용차가 주행 도중 급가속 고장으로 일가족 4명이 숨지면서 미국에서 커다란 사회 문제가 됐다.


이후에도 급가속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도요타는 미국 내에서 대규모 리콜 사태를 맞았고 최고 경영진이 미국 의회 청문회에 불려나가는 등 위기에 몰렸다.


이후 도요타는 승용차와 경트럭에 급가속 방지 장치를 달아 생산하기 시작했고 다른 업체도 급가속 방지 장치를 장착한 자동차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미국 교통안전 당국은 자동차 제조 업체들의 자발적인 급가속 방지 장치 장착으로는 유사한 사건 재발 방지에 미흡하다고 보고 장착 의무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레이 라후드 미국 교통부 장관은 "모든 운전자는 비상사태 때를 포함해 언제든 자신이 모는 자동차를 적절하게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급가속 방지 장치 의무화 조치로 운전자들은 가속 페달이 달라붙는 상황에서도 차를 멈출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급가속 방지 장치 의무화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급가속 방지 장치 장착을 위한 공정을 변경할 수 있도록 앞으로 2년 동안 유예 기간을 거쳐 시행된다.


하지만 교통 당국은 이미 대부분 자동차 업체가 급가속 방지 장치를 장착하고 있어 업계의 부담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