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9·11 테러의 배후인 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되면서 공석이 된 `10대 수배자 명단'에 아동 포르노물을 제작해 유통한 에릭 토스(30)의 이름을 올렸다. 토스는 FBI의 10대 수배자 명단에 495번째로 오른 인물이 됐다. 앞서 FBI는 빈 라덴이 사망한 지난해 5월부터 전국의 모든 현장 요원들에게 적임자를 추천하라는 지시를 내렸지만 마땅한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과거 10대 수배자 명단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강력사건의 용의자들이 독차지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선량한 시민으로 위장해 살아가는 `공공의 적'이 선호되는 추세다. 시민들의 신고로 이들을 검거하려면 무엇보다 뚜렷한 신체적인 특징이 필수적이다. 워싱턴주(州)에서 교사로 활동했던 토스는 눈 밑에 검은 사마귀가 있으며 키가 크고 마른 편이다. 어린이 포르노 영상이 담긴 카메라를 휴대한 혐의로 2008년 잠시 체포됐다가 도주해 지금까지 FBI의 추적을 받고 있다.
아이비리그 대학인 코넬대에 1년을 다니다 퍼듀대에 편입해 교육학 석사를 받은 그는 컴퓨터 전문가로 알려졌으며, 실제로 컴퓨터와 인터넷 분야에서 평균치 이상의 지식을 갖고 있다.
2008년 이후 버지니아주(州)와 일리노이, 위스콘신, 미네소타, 애리조나 등지로 거주지를 옮겼으며 현재 교사 행세를 하며 어린이 관련 분야에서 일하고 있을 것으로 FBI는 추정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FBI가 수배자 명단을 발표하기 시작한 것은 에드가 후버가 국장이었던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은행 강도로 악명이 높았던 존 딜린저가 첫 공개 수배자였다. 10대 수배자 명단이 가동된 것은 1950년대부터다. 이 명단에는 부인과 처남 2명을 살해한 토머스 홀든이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고, 그는 1년 뒤 체포돼 샌프란시스코의 알카트래즈섬의 교도소에 수감됐다.
FBI는 그동안 수배자 명단에 오른 494명 가운데 464명을 검거했다. FBI 요원 2명을 살해한 빌리 브라이언트는 명단에 등장한 지 2시간 만에 잡힌 반면 무장강도 혐의로 1983년부터 수배된 빅토로 매뉴얼 제레나처럼 아직 잡히지 않는 사람도 있다. FBI가 10대 수배자 명단에 새로운 인물을 추가한 것은 2009년 이후 3년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