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콜롬비아의 한 오지에서 주정부에 도로를 놔 달라고 요구하며 '섹스 파업'을 벌이던 여성들이 마침내 꿈을 이뤘다.


17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일간지인 '엘 티엠포' 인터넷판 등에 따르면 콜롬비아 남서부 소도시인 바르바코아스에 거주하는 마리벨 실바 등 두 여성은 최근 주 정부에 도로건설을 요구하며 여성 주민들과 벌였던 '섹스파업'을 110일 만에 마무리했다.


주 정부가 여성들의 요구를 수용해 주도인 파스토까지 도로를 놔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섹스 파업'에서 지도자 역할을 했던 마리엘 실바는 도로건설 약속을 계속 미뤄온 주 정부를 넘어 이 같은 문제에 무관심한 남성들에게 분노했고 지난 6월 22일부터 남편들과의 잠자리를 거부하는 운동에 돌입했다.


이후 '섹스 파업'에는 바르바코아스 여성 주민 280여명이 동참했고, 이는 주정부에 압박이 되는 동시에 남편들에게도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여성들의 잠자리 거부운동이 확산하자 주정부는 결국 2천100만달러를 투입해 파스토에서 바르바코아스까지 이어지는 57㎞ 구간 중 27㎞에 우선으로 도로를 놓기로 약속했고, 지난주에는 도로 건설을 위한 첫 작업이 이뤄졌다.


그간 포장도로가 없었던 탓에 자동차로 한 두 시간이면 충분했던 길을 10∼15시간이나 걸려 가야 했다는 게 '섹스 파업'에 동참했던 여성들의 얘기다.


마리벨 실바는 "2008년에는 23세의 임신부가 파스토에 도착하지 못해 먼지 속에서 아이와 함께 죽었다"고 전하면서 여성들이 파업을 통해 만들어 낸 뜻깊은 결과에 만족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