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25일 오후 멕시코 북부 몬테레이에서 발생한 카지노 방화참사 사망자가 최소 52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26일 현지 언론인 밀레니오TV와 외신보도에 따르면 구조 당국은 사건이 발생한 카지노 로얄레에서 시신 수습작업을 벌여 최소 52구의 시신을 확인했으며 부상자도 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자 중에는 나이든 여성이 많았으며 임산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외국인이 포함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밀레니오TV는 자체 통계를 인용해 이번 사건이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 취임 이후 벌어진 가장 최악의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당국은 방화사건을 갱단의 소행으로 결론 내리고 최소 8명가량을 용의선상에 올려놓고 수사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사고 현장에 군을 투입해 조사에 나서는 한편 용의자 체포에 기여한 정보 제공자에게 240만달러의 포상금을 제공키로 했다.
당국은 주차장으로 통하는 비상구가 잠겨 있었다는 생존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카지노 측이 안전수칙을 지켰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아드리안 데 라 가르사 주 검찰총장은 이름은 거론하지는 않으면서도 한 마약 갱단이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칼데론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방화사건을 혐오스러운 테러와 잔혹행위라고 규정하면서 부도덕한 범죄 조직에 맞선 싸움에서 국민 모두가 인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분노감을 표출했다. 그는 이날 오전 부인인 마르가리타 사발라와 각료들과 함께 사고 현장을 찾아 몇 분간 침묵하는 시간을 갖고 사망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하기 전 카지노에는 1천여명의 손님과 직원들이 있었으며, 오후 4시 조금 전 괴한들이 들이닥친 후 안에서 불과 함께 검은 연기가 나자 손님과 직원들이 공포에 질린 채 밖으로 대피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괴한들은 불을 지르기 전 카지노 안에 있던 사람들에게 밖으로 빠져나갈 것을 요구했으나 일부 겁먹은 사람들이 오히려 카지노 출입구 반대편인 안쪽 화장실로 몰리면서 인명피해가 커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페르난도 라라사발 몬테레이 시장은 많은 시신이 카지노 내 화장실에서 발견됐다며 직원과 손님들은 괴한들로부터 도망치려고 스스로를 가뒀다고 전했다.
사건이 난 몬테레이는 멕시코에서 살기 좋은 도시로 꼽혀왔지만 최근 2년간 마약갱단인 로스 세타스와 걸프의 피비린내나는 세력권 다툼이 벌어지면서 도시 안팎에서 마약관련 폭력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7월에는 무장괴한들이 도시 내 한 술집을 공격해 20명이 숨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