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유혈 진압을 비판하고 그에 대한 퇴진을 요구했음에도 시리아 정부군의 강경 진압은 계속되고 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와 AP 통신 등 외신은 20일 시리아 정부군이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과 홈스, 다라 등지에서 최소 27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또 전날에는 시리아 전역에서 동시에 일어난 시위대를 정부군이 진압하면서 5명이 숨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유럽연합(EU), 프랑스, 독일, 영국 정상들이 지난 18일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퇴진을 공식 요구한 이후 최소 32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시리아 전역에서는 이날 금요예배를 마친 시민 수만 명이 거리로 나서 군부의 민간인 학살을 규탄하고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군·경의 유혈 진압 과정에서 또다시 수많은 시민이 사망하고 3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시리아 인권운동가들이 밝혔다.
인권단체 '시리아 인권 감시(SOHR)'는 이날 남부의 다라 지방의 여러 도시에서 일어난 대규모 시위 과정에서 군·경이 총격을 가해 11세 아이와 72세 노인도 숨졌다고 전했다. 또 중부 도시 홈스에서도 3명이 경찰의 발포로 숨졌으며, 다마스쿠스 교외의 하라스타 등 곳곳에서 시위대와 군경이 충돌해 경찰 1명을 포함해 최소 19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부상했다고 야권 단체들은 밝혔다.
시리아 국영TV는 4명의 보안군이 다라에서 무장 세력에 살해됐다고 전했다.
시리아에서는 지난 3월 중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최소 2천명 이상이 아사드 정권의 강경 진압으로 숨진 것으로 인권 단체는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