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 미국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상원의 민주·공화 양당이 3조7천억달러의 적자감축 계획에 합의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지 입장을 표명해 교착상태이던 협상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민주.공화 양당의 초당적 적자감축 추진 6인 그룹인 이른바 '갱 오브 식스'는 향후 10년 동안 지출 삭감과 세수 증대를 통해 3조7천억달러의 적자를 줄이는 `그랜드 바겐'안을 19일 발표했다.


이 방안은 민주당 해리 리드, 공화당 미치 매코넬 원내대표 등 양당 지도부도 추인하고 있고 반대 의원들의 '필리버스터'를 막을 수 있는 상원의원 60명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갱 오브 식스'의 입장 발표 이후 백악관 브리핑룸에 직접 나와 협상 진전을 위한 "좋은 소식"이라고 그랜드 바겐 합의안을 환영하며 "내가 추구해온 접근법과 광범위하게 유사한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디폴트 시한인 8월2일까지 시간이 촉박함을 염두에 두고 "더 이상의 시간이 남지 않았다"며 "이 방안을 바탕으로 디폴트를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들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적어도 시장이 워싱턴의 정치지도자들이 경제를 벼랑끝으로 몰고가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갖고 있었다"며 "그러나 협상이 타결되지 못할 경우 시장과 미국 국민, 세계는 아주 빠른 속도로 정반대로 반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하원 공화당은 이날 백악관이 주장하는 세금 인상이 포함되지 않은 채 지출을 대폭 삭감하고 정부 세입 이상 지출할 수 없도록 하는 '균형예산'을 헌법개정을 통해 명시하는 법안 처리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이 방안은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상원 가결이 쉽지 않은데다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 방침을 밝힌 바 있어 현실화될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 하원 공화당 지도부는 보수층 지지자를 의식해 정치적 목적으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상징적인 제스처를 취할 시간이 남지 않았다"며 상호 양보를 통한 협상 타결에 비타협적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하원 공화당을 압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 지도자들을 향해 수일내 백악관 협상을 재개할 것을 촉구하면서 지난 주말을 고비로 중단된 수뇌부 회동을 재개해 협상을 타결짓자고 거듭 요청했다.

지난주초부터 매일 이뤄지던 오바마 대통령 주재 백악관 협상은 지난 14일을 마지막으로 중단됐으며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존 베이너 하원의장, 에릭 캔터 하원 원내대표가 17일 비공개 회동을 가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었다.

오는 8월2일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서는 상.하원의 법안 처리 절차를 감안할 때 22일까지는 협상이 타결돼야 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백악관과 의회간의 극적인 타결 여부는 보수 지지층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하원 공화당 강경파가 상원 초당합의안에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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