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경기한파 속에 오클랜드에 계속된 총격사건은 오클랜드 시민들 마음을 어둡게 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경관 4명이 살해되고, 얼마 후인 28일에 한인 청년 한명이 길을 가다가 총기사고로 숨졌다. 지난 한 해동안 34명을 죽음으로 내몰은 오클랜드 총격사건이 올해는 이미 4명 경관을 포함해 무려 24명 시민을 숨지게 했다.

이에 대해 한인목회자들이 앞장서 기도회를 조직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행사를 마련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이스트베이교회협의회(회장 한명철 목사)주최로 오클랜드 한인 목회자들은 오는 18일 오전 7시에 오클랜드 레이크 메릿에 모여 순직한 오클랜드 경찰관 유족을 위한 기도회 및 걷기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북가주 한인 목회자들이 앞장서 사회적인 문제 앞에 발빠르게 대응한 점은 한인사회에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스트베이교협이 매년 주최하고 한인교회, 흑인교회 지도자들이 함께 참석하는 이스트베이교협 한흑연합예배 또한, 오클랜드 흑인교회와 흑인지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왔다. LA 폭동사건 이후 이미 십년이 넘었지만, 한흑예배를 매년마다 드리면서 한인과 흑인간 화합과 협력을 도모해왔다. 인종간 갈등과 반목을 회피하거나 무시하고 지나치기보다 오히려 교회가 앞장서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이해하고 품어줘야 한다.

사회가 어두울수록 교회가 사회에 던지는 복음의 메세지는 강하게 드러난다. 예수그리스도가 십자가를 통해 보여준 끝없는 사랑과 용서가 아니면, 인간관계 속에 생겨난 미움을 단절시키고 뿌리깊은 상처를 치유 회복시킬 수 없다. 원한과 반목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폭력적 대응을 낳으며 폭력이 증폭된다. 폭력은 새로운 폭력을 낳을 뿐이다.

조승희 총격 사건 역시 북가주 교회들이 계속 관심가진 덕분에 한인이민사회가 자녀교육에 눈을 돌리고, 한인이민 가정안에 가려져온 많은 문제를 한층 깊이 보게했다. 한인이민사회 부모자녀간 대화부족, 가정신앙교육의 부재, 한미 서로간 문화 장벽과 이해의 필요성을 철저히 되돌아 본 된 계기가 됐다. 북가주 총연합회는 북가주 각 교회와 교인들이 각각 지원한 성금을 조승희 씨가 다니던 학교인 조지아텍에 전달한 바 있다.

과거 한인교회는 한인이민사회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드러내왔지만, 현재 한인교회 영향력이 예전에 비해 약화된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한인교회들이 이민사회에 던지는 새로운 복음적 아젠다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인종간 갈등이 존재하는 다문화권 속에서 소수민족이 어떻게 복음적 메세지를 드러내고 조승희 사건을 통해 수면위로 떠오른 이민가정문제, 기부문화 정착, 지도자의 도덕성과 정직성, 온화하고 건전한 토론문화를 이끌어가는 능력 등 한인이민사회가 안고 있는 수많은 과제를 풀어가는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