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3개월을 맞고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손과 발이 되어줄 행정부 지명이 한창이다. 특히 2일 신임 보건장관으로 시벨리우스 캔자스 주지사가 지명되면서 기독교 보수진영과의 낙태찬반 논쟁이 예상된다.

오바마 행정부는 전통적인 복음주의가 말하는 성서에서의 낙태에 관한 개인윤리에 반하는 모호한 입장을 취해 논란의 여지를 남겨둔바 있다.

오바마는 낙태 감소를 힘쓰겠다고 다짐한 바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정부는 여성들이 그들 스스로 (낙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한바 있다.

또한 그가 지명한 시벨리우스는 최근 연설에서 "개인적으로는 낙태가 나쁜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나의 가톨릭 신앙은 모든 생명이 신성하다는 점을 가르치고 있다"고 했지만, "그러나 여성과 그들의 주치의를 범죄자로 만드는 것이 낙태를 줄이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신을 진보주의 기독교인이라고 말하는 오바마는 사실 중도, 개방적 복음주의자에 가깝다. 전통적인 복음주의가 지지하는 낙태반대나 동성애자 결혼반대를 직접적으로 철회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개인윤리의 문제에 머물러 있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 가난, 인권, 환경과 에이즈 등의 사회윤리의 문제를 조명한다.

한 목회자는 본지 칼럼을 통해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이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글을 남겼다. 그는 또한 “좋은 변화는 발전을 가져온다. 하지만 잘못된 변화는 변질을 낳기에 해가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지만 변화하지 말아야 할 본질적인 것, 성경적인 것들 마저 변질해서는 안될 것이다.” 라는 말과 함께 새로운 미국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자는 글로 마무리 지었다.

경제부양 정책과 더불어 낙태, 동성애 결혼 등에 대한 정치신념이 주목받는 가운데 앞으로 오바마와 행정부의 노선이 어떤 식으로 갈피를 잡을지 관심을 모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