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사랑교회 사무실을 방문해 보면 오진형 목사 곁 창가를 바라 보며 앉아 조용히 성경책을 읽는 한 사람을 볼 수 있다. 이 사람은 5년째 치매를 앓고 있는 장애우사랑교회 황이선(80) 집사다.

황 집사가 오진형 목사를 만나 장애우사랑교회에 출석하게 된 것은 5년전 부터다. 오 목사는 황 집사를 월남 고엽제 환자 김 아무개 목사의 소개로 만났다.

26년간 장애인 돌봄과 교도소 범죄자들을 위해 사역해왔고 이전에도 치매 환자를 돌본 경험이 있는 오 목사는 황 집사의 돌봄에도 나섰다. 오래 전부터 신앙생활을 해 온 황 집사였지만 치매를 앓고 난 후 그의 신앙생활은 멀어지다 못해 잃혀졌다.

오 목사는 황 집사와 예배 드리기 위해 매일 새벽 3시에 집을 나서며 4시에 황 집사의 집에 들러 함께 교회로 나온다. 황 집사가 처음 1년 장애우사랑교회에 출석했을 땐 오 목사를 알아보지 못했고 누구냐는 사람들의 물음에 "누구시더라"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황 집사는 오 목사와 새벽에 나와 예배 드리고 재활 운동하며 함께한 시간이 2년이 되어가자 오 목사를 향해하는 누구냐라는 사람들의 질문에 “친척이에요”라고 말했다. 점점 증세가 좋아지고 있다는 증거다.

3년이 되어가자 황 집사는 대소변을 가릴 정도가 되었고 4년이 되자 사람을 알아볼 수 있게 됐다. 올해로 치매 5년째를 앓고 있는 황 집사는 이젠 웬만한 사람을 다 알아보며 이젠 오히려 자신과 대화하다 무엇인가를 잃어버리는 사람을 보고 익살스럽게 “나보다 더 잘 잊어먹네”라고 말할 정도다.

황 집사의 치매 증세가 이렇게 호전 된 것은 5년간 계속된 오 목사의 보살핌과 사랑 때문이기도 하며 날마다 예배 드리고 날마다 하는 성경 공부 탓이다. 오 목사는 “치매 환자는 육적인 환자가 아니라 영적인 환자다. 이들이 한 번에 완쾌된다고 생각하기에 돌봄을 포기하는 이들이 많다. 끝까지 인내하며 돌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셩경책을 읽다 일어선 황 집사는 “목사님 방이 깨끗해야한다”며 방에 떨어진 작은 돌 조각 하나 하나 일일이 주워 쓰레기통에 담는다. 이러한 황 집사의 행동에 오 목사는 자꾸 대화를 해 웃게 만들어야 한다며 황 집사가 하는 일을 칭찬하며 농담도 건넨다.

하나님 사랑과 성도와 목회자의 사랑을 이런 작은 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