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그들은 왜 교회를 떠나는가?'를 주제로 연구 결과와 대안을 제시하는 한국교회 청년 심층 분석 포럼이 지난 15일 오후 6시 유튜브 온라인으로 열렸다.
기독교연구기관 ARCC가 주최한 이번 포럼은 약 1,050여 명의 기독 청년과 청년사역자를 대상으로 인터뷰, 설문조사, 델파이 조사를 시행해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를 신학대학교 교수 6명과 함께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연구에 참여한 연구교수의 발표와 청년사역현장에서 활동하는 청년사역자들과의 패널 토의를 통해 실제 사역 현장에서 연구 결과를 접목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윤은성 목사 (ARCC 대표) ©ARCC 포럼 유튜브 영상 캡처
윤은성 목사 (ARCC 대표) ©ARCC 포럼 유튜브 영상 캡처

사회를 맡은 윤은성 목사(ARCC 대표)는 "현장 청년 사역을 하는 사람으로서 연구방법론이 통합적으로 되었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지만, 청년들의 목소리가 잘 반영된 연구라고 본다. 심층 면담을 통해 청년 사역자들의 목소리와 청년들의 목소리를 균형 있게 듣고, 서로 간의 온도차와 시각차를 분석하고 해결을 모색하는 좋은 연구가 되었다고 본다. 연구 결과에 대해 급하게 생각 말고 종합적으로 생각하는 시간을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했다.

연구방법론을 설명한 이현철 교수(고신대)는 연구 방법의 특징과 의의를 '실천성', '현장성', '과학적 체계성' 세 가지로 정리했다. "한국교회 최초로 대규모의 통합연구방법을 통한 기독청년 심층분석 시도 및 기존 실천신학의 방법론적 접근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사역 현장 관련 주체들의 종합적인 시각 확보를 위한 심층분석을 시도했다. 신뢰성과 타당성이 확보된 전국단위 분석을 시도해 설문 문항의 신뢰성 확보하고 전문가 및 관계자들의 타당성을 검토했다. 연구대상은 전국단위 1,017명의 청년, 20명의 가나안 청년, 전문가 델파이 조사가 함께 진행되었다. 이와 관련해 청년들의 마음에 공감이 되고, 청년 사역에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결과들을 살펴보길 바란다"고 했다.

양적 연구 결과를 발표한 함영주 교수(총신대학교)는 지난 1월부터 3주간 청년들 1,017명을 대상으로 통계조사를 했다. 일반 청년, 가나안 청년, 교회를 떠나거나 신앙을 포기하려는 청년들의 데이터를 양적으로 분석해서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요인을 살펴봤다. 특히 신앙위험군 청년인 '교회 옮길 의향이 있는 청년' 320명, '신앙 포기 의향이 있는 청년' 80명, '가나안 청년' 122명을 대상으로 교회를 다니는 청년과 비교해서 교회를 떠나는 요인을 대조했다. 청년이 교회를 떠나는 요인을 △목회자 요인, △개인 신앙 요인, △공동체 요인, △교회 문화 요인, △헌신 강요 요인 5가지 핵심 요인으로 정리했다.

그는 "'목회자 요인'은 일반 청년보다 신앙 위험군 청년이 교회를 떠나는 높은 요인 중 하나였다. 세부적으로는 목회자의 언행 불일치, 목회자의 설교, 목회자의 상처 되는 말들이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게 하는 목회자 요인이었다. 공동체 요인에선 '청년부 내의 끼리끼리 문화'가 대표적이었다. 이것은 청년부가 환대 중심의 문화로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는 함의를 끌어내는 결과"라고 했다.

이어 "'개인 신앙 요인' 중 '종교 자체에 대한 회의감'은 '신앙 포기 의향이 있는 청년 그룹'이 다른 청년그룹보다 훨씬 높은 점수가 나왔다는 걸 염두해 둘 필요가 있다. 또한 종교 자체에 대한 회의감뿐 아니라 영적 필요가 채워지지 않아서 교회를 떠난다는 응답도 있었다. 신앙의 본질적인 부분을 공급받기 위해 교회를 찾아오는데, 영적 필요가 채워지지 않아 교회를 떠난다는 건 사역자들과 한국교회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고 했다.

이어 "'교회 문화 요인' 중에 '교회 내 직분자의 모습'도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청년공동체 안에서 신앙생활을 하지만 교회 내 직분자, 교회공동체원들로부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또한 '헌신 강요'도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중요 요인으로 꼽혔다"고 했다.

함 교수는 "이런 요인들을 가지고 신앙생활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신앙위험군 청년들, 특히 신앙 포기 의향이 있는 청년들의 신앙생활만족도와 교회생활만족도가 낮았다. 흥미로운 사실은 일상생활만족도는 유사하다는 것인데, 위기에 처한 청년들이 교회에서 느끼는 만족도를 다른 곳에서 찾아서 일상생활만족도를 높이는 현실을 보여준다"며 "교회와 청년부 사역자들이 교회에서 신앙생활만족도를 어떻게 높여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청년들의 청년부 출석 이유는 '개인의 영적 성장', '공동체 내 관계', '소그룹 모임'이 상위 세 가지 이유로 꼽혔다. 함교수는 "청년들 안에 본질에 관한 것, 하나님의 말씀,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한 상당한 갈급함이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 말씀을 잘 전하고, 청년들의 영적 성장을 도모하는 것,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 교회가 청년에게 해줘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게 양적 연구를 통해서 발견했다"며 "결국 본질을 회복하는 교회가 청년들에게 답"이라고 강조했다.

제1회 ARCC 포럼 패널토의 ©ARCC 포럼 유튜브 영상 캡처
제1회 ARCC 포럼 패널토의 ©ARCC 포럼 유튜브 영상 캡처

이현철 교수는 청년들이 가진 고민과 딜레마를 질적 연구를 통해 살펴봤다. △개인 신앙 영역△ 목회자 영역 △공동체 관계 영역△ 교회 풍토 및 문화 영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및 인식 영역 총 다섯 가지 영역 중 사역을 위해 강조해줬던 부분을 예시로 들었다.

그는 "첫 번째. 청년들을 향한 기성세대의 태도와 이해 부분이다. 기성교회의 중심적 역할을 하는 산업화·베이비붐 세대·386세대의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 청년문화에 대한 기성세대의 인식과 차이에서 청년들이 매우 답답했던 것 같다. 두 번째, 교회의 본질적인 모습들이다. 교회로부터 영적인 위로, 본질적인 평안을 얻지 못하는 청년들이 갈등과 답답함을 느끼며 딜레마에 빠진 것 같다. 세 번째, 목회자영역이다. 목회자에 대한 실망이 청년에게 많은 아쉬움을 줬던 것 같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목회자의 영향력이 청년들에게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다섯 가지 영역에서 현장감 있게 청년들의 답답함과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 결과를 종합해서 전체적인 그림을 보면서 다음 세대를 세워가는 전략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 델파이 조사를 발표한 이수인 교수(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는 총 10명의 전문 청년 사역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 △청년들의 신앙과 삶을 위한 교회의 역할 △청년 사역의 어려움과 고충 △청년사역이 집중해야 할 핵심적 요소를 질문했다.

청년사역자들은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주요 원인으로 '복음의 본질을 듣지 못함', '교회에서 가르치는 말씀이 청년들의 삶의 고민과 동떨어져 있음'으로 답했다. 그 결과 교회 안에서 하나님을 경험하지 못하고 교회에 대해 실망하게 된다. 게다가 청년들과 그들의 감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교회의 비상식적인 모습이 드러나기 때문에 청년들이 교회를 떠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 교수는 "다른 연구에서 중요하게 언급됐던 '목회자의 리더십 문제', '과도한 섬김의 강요'가 청년사역자들에겐 중요하게 언급되지 않았다. 그 외에 교회 어른들에 대한 실망, 기성세대와의 갈등, 청년부 적응의 어려움은 청년부 사역자의 시각에선 언급되지 않았다. 청년사역자들이 스스로 성찰하고 성장하는 것에 대한 의견이 없었다"며 이번 델파이 연구에서 발견된 특이점으로 꼽았다.

이 교수는 "델파이 연구를 종합해 보면 청년사역자와 청년 간에 온도 차가 있는 것 같다.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실망하는 이유를 청년사역자들이 약간 잘못 파악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청년사역자들 스스로를 성찰하고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나타나지 않은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신승범 교수(서울신학대학교)는 "연구의 결론은 청년들에게 교회(CHURCH)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서 청년들과 청소년사역자들의 목소리를 비교해보면 큰 인식의 차이를 살펴볼 수 있다. 청년들은 교회에 다닐 이유를 원하고 있었고, 교회가 청년들에게 더 큰 이해와 배려를 해주길 원하고 있었다. 그에 반해서 청년사역자들은 신앙을 양육하고 때로는 종교적 구호로 청년들을 이끌어 가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보였다. 인터뷰에 참여한 한 창년이 교회의 관심과 청년들이 원하는 관심이 다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연구를 분석하면서 계속해서 생각해본 지점"이라고 했다.

이어 "연구를 진행하면서 청년사역에서 경험하는 많은 문제점들을 뽑아냈다. '비본질에 대한 강조', '끼리끼리(폐쇄적) 공동체', '의사소통 및 리더십 문제', '헌신 및 열정 강요', '사회문제 무관심', '말과 행동의 불일치'이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서 여섯 가지의 핵심가치와 공간의 개념을 이용해서 여섯 가지의 방향을 설정했다. 첫 번째는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는 'Centrality', 두 번째 환대공동체 'Hospitality', 세 번재는 이해와 배려의 'Understanding', 네 번째는 내적 동기 회복의 'Revival', 다섯 번째는 공적 신앙을 강조하는 'Community', 여섯 번째는 진실성을 의미하는 'Harmony'로 설정했다"고 했다.

그는 "청년들에겐 교회가 필요하다. 일차적으로 교회라는 공간을 제공해주어야 할 책임은 청년사역자에게 있다"며 청년사역자와 청년공동체에 필요한 역량을 핵심가치와 연결해 각 여섯 가지로 정리했다. 청년사역자에게 필요한 역량으로는 △영성 및 자기 확신, △팀워크 구축, △문제해결 및 팀리더십, △공감 및 임파워먼트, △공적 신앙 감수성, △진실성, 청년공동체에 필요한 역량으로는 △공동체 비전 및 공동체 세움 역량△관계 및 돌봄 역량△갈등 관리 역량,△자기 주도 역량△문화 변혁 역량△자기 성찰 역량을 제시했다.

신 교수는 "연구의 결론으로 핵심역량들을 선정했다. 아직 역량에 대한 정의와 역량을 측정할 수 있는 진단 도구, 청년사역자들의 역량과 공동체 역량을 개발시켜줄 수 있는 전략과 방법을 준비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이 부분을 후속 연구과제로 남겨두었다"고 했다.

이어진 패널토의 시간엔 윤은성 목사, 이현철 교수, 조지훈 목사(일산기쁨있는교회 담임), 김상인 목사(홍대 움직이는교회),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가 연구 결과에 대한 현장 사역자들의 질문과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윤은성 목사는 "토론, 연구발표 내용을 종합해보면 첫 번째 청년들을 시혜의 대상이 아닌 동역자, 파트너로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 또 하나는 시대가 바뀌었기에 청년들이 접하는 환경들이 넓어지고 다양해지면서 신학교 교육 안에 전문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소년, 청년, 어린이 사역별로 전문화해서 세대에 대한 이해, 연구와 함께 실질적인 대안과 모델을 경험해보고 사역할 수 있도록 신학교 교육의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고 정리했다.

이번 포럼의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었던 청년과 여성청년사역자의 부재에 대해 윤 목사는 "첫 걸음이다. 교수님들과 현장사역자들이함께 만나는 장이 되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다음번엔 여성청년사역자와 청년들을 배석해서 오픈토크를 해보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ARCC는 포럼에서 압축적으로 전달한 연구 결과의 구체적인 내용들과 해석 방법 등을 담아 책으로 출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