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목상 종교인이 아닌 거듭난 신앙인으로 살고 싶은데, 왜 이리 삶의 변화가 더딘 걸까요?" 20여 년간 선교사로 사역한 내담자가 상담실에서 꺼낸 첫마디라고 한다.

저자는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했어도 하나님과 인격적으로 만나지 못했다면, 인간관계에 변화가 없어 고민한다면 그동안 외면해 온 '내 마음속 하나님'과 대면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을 가로막고, 사람과의 관계를 훼손시키고 영적 성장을 방해하는 근원을 찾아내어 치유받아야 한다. 그래야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고 진정한 이웃 사랑도 가능해진다." 신간 <나는 진짜 하나님을 만났을까?>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돕기 위해 쓰였다.

우리 삶과 신앙에 밀접하게 연관된 '애착 이론'을 쉽고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소설형식을 빌었다. 각각의 애착 유형을 대표하는 다섯 청년의 삶과 신앙생활을 통해 독자가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주인공들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받는 과정을 관찰하면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교회 청년부 게시판에 올라온 집단상담 모집 광고를 보고 모인 회피형(무시형), 집착형(불안형), 혼란형(두려움형), 안정형, 획득된 안정형을 대표하는 다섯 청년이 나온다. 그들은 자라온 환경이 각기 다른 만큼 성격과 관계 패턴, 영성도 달랐지만 '하나님의 이미지에 각자 부모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는 사실 한 가지는 닮아 있다.

집단상담을 진행하는 동안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상징적 의미나 이번 집단상담을 통해 되고 싶은 모습을 별칭으로 지었다. 하나님과 좀 더 가까워지는 자리를 소망하며 상담에 참여한 나정한은 사람들과 잘 소통하지 못하는 단점을 지적하며 '나홀로'라는 별칭을 지었다. 하나님께 제대로 인정받고 싶은 유진아는 '유인정'이란 별칭을 지었다. 별칭을 찾지 못해 망설이는 김태우는 친구들이 붙여준 '블랙홀'이란 별칭을 선택했다. 사람들을 주님의 사람으로 품고 복음을 전하고 싶은 박하람은 '주사랑'이란 별칭을 지었다. 좋은 상담자로 성장하고 싶은 정채린은 '길수정'이라는 별칭을 선택했다. 별칭을 통해서도 나타나는 이들의 특성을 주인공들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통해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인지, 우리는 어떻게 해야 회복될 수 있는지 궁금증들을 풀어낸다.

집착형인 유인정은 늘 다른 사람의 기분에 따라 자신의 기분이 좌우되곤 한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해 할머니의 손에서 자랐으며, 할머니의 변덕스러움에 눈치를 보며 컸다. 어머니 역시 기분에 따라 인정이를 대했고, 그럴수록 불안함에 엄마에게 집착했다. 하나님도 혹시 자신을 싫어하지 않으실까 눈치를 보며 다가갔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했다.

이처럼 하나님의 이미지는 부모와의 관계 경험에 대한 반영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애착 이론에 따르면 부모와의 애착은 그 사람의 정체성, 타인과의 유대감, 더 나아가 하나님과의 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따라서 부모와의 경험에 따라 하나님의 이미지가 좋은 수도 왜곡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과연 하나님은 부모와의 관계성을 뛰어넘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에 저자는 말한다. "초월자 하나님은 절대로 인간의 한계에 갇혀 계시는 분이 아니다."

"어린 시절이 불행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어른이 되어서도 불행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니다. 어떤 식으로든 자신에게 상처 주었던 대상을 용서하고 치유를 경험한 사람은 과거의 불행을 극복하고 건강한 성인기를 맞을 수 있다." 폭력적인 아버지에 대한 공포로 '혼란형'이 된 블랙홀은 자신에게 큰 상처를 안겨준 아버지를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갖고 용서함으로써 그 기억이 가진 파괴적인 힘에서 자유함을 얻었다. 학대의 아픔과 수치로 말미암아 늘 초라하고 위축되었던 마음에서 놓임을 받게 되었다.

이 책은 총 네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PART 1 '내 마음속 하나님을 마주하다'에서는 자신의 마음속 하나님을 정직하게 마주한다. 떠오르는 하나님의 이미지를 그림으로 표현해 보고 그 의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자신이 그린 하나님의 이미지에 대한 집단 구성원의 피드백과 질문을 통해 미처 깨닫지 못했던 하나님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알아간다.

PART 2 '하나님에게서 부모의 모습을 보다'에서는 부모와의 애착에 초점을 맞춘다.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 경험을 돌아보고, 상처를 나누는 과정에서 어린 시절의 경험이 현재의 자신을 만들어냈음을 알게 된다.

PART 3 '하나님을 만들어 내다'에서는 부모와의 애착이 하나님과의 관계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간다.

PART 4 '비로소 하나님을 만나다'에서는 무의식의 상처가 의식화되는 나선형 지식 순환 과정에 대해 알아본다. 준비-배양-조명-해석의 4단계를 거치면서 자신의 상처를 보듬고 부모를 용서하며 치유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를 통해 비로소 부모와 분리된 온전한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

부록에 수록된 초기 부모 애착 인터뷰와 초기 부모 애착 척도 검사지, 하나님 애착 척도 검사지는 독자가 자신의 과거를 유추하고 분석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책을 읽어가면서 지식의 나선형 순환 과정을 통해 독자가 영적으로 성장하며 진짜 하나님을 만나갈 수 있게끔 실제적인 해결방법을 제시한다.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내 마음속의 하나님을 발견하는 것은 그분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이 된다고 한다. 부모와의 불안정한 애착이 하나님과의 친밀감을 가로막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신앙생활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익숙한 습관을 버리고 마음에 새로운 길을 내는 변화의 과정은 시행착오와 더불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하나님은 우리가 영적으로 성장하기를 원하신다는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우리를 가장 잘 아시는 창조주 하나님 앞에 나아가기만 하면 하나님과 친밀함을 나누는 인격적인 관계로 회복시켜 주신다"며 "다섯 청년의 이야기를 통해 각자 신앙의 현주소를 발견하고, 영적 성장을 위한 변화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한다.

저자 소개
김미선. 미국 남가주 사랑의교회(예수교 장로회)에서 부교역자로 제자훈련과 가정 사역을 담당했고, 한국에 돌아와서는 새가족교회(예수교장로회)의 상담실장, 횃불 트리니티 신학대학원 상담학과 겸임교수, 다인 심리상담센터 센터장으로 섬기고 있다. 애착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으며, 저서로 《나의 결혼을 후회하지 않기로 했어》가 있다.

나는 진짜 하나님을 만났을까? ㅣ 김미선ㅣ 두란노 ㅣ 23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