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우 목사 (켈러 한인 제일 침례교회 담임)
박진우 목사 (켈러 한인 제일 침례교회 담임)

제가 심각하게 죽고 싶을 때가 살면서 몇 번 있었습니다. 고 3때 갑자기 머리와 가슴이 아파서 아무것도 할수 없을 때 그랬습니다. 그리고 저희 집이 망해서 앞으로의 삶의 소망이 보이지 않을 때 그랬습니다. 또한 미국에 와서 저의 꿈이 무너지고 내 스스로에 대한 자책과 실망이 커서 우울증이 심하게 걸렸을 때도 그랬습니다.

 

그럴 때 저를 지켜줬던 진리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천국"이었습니다. 이 땅이 끝이 아니라 나중에 내가 가야 할 천국이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그 믿음이 저를 지켜주었습니다. 거기서 만나야 할 하나님이 두렵고 이 땅의 삶이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그냥 버티고 견디기만 하면 영원한 나라에 들어가서 영원히 하나님과 더불어 기쁨과 평안을 누리며 살아 갈수 있다는 소망 때문이었습니다. 천국에 대한 믿음이 저를 살렸습니다. 하지만 이 천국이라는 주제는 그리 인기가 있는 주제가 아닙니다.

믿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사는 자들입니다. 이 하나님의 나라를 살아갈 때는 반드시 두가지 측면을 생각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지금, 이곳" 과 "앞으로, 저곳" 입니다.

먼저 믿는 자는 "지금, 이 곳에" 임한 하나님의 나라를 살아가야 합니다. 믿는 자의 삶은 "믿음으로 어떻게 이 세상을 잘 살아가는 것"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믿는 자는 "앞으로, " 저 곳에" 만날 하나님의 나라를 소망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믿는 자의 삶은 "믿음으로 어떻게 저 세상을 잘 준비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 두가지를 균형 있게 살아가야만 바른 하나님의 나라를 사는 삶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대 교회에서는 어느 순간 "지금" 어떻게 하나님의 나라를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서만 나누기 시작한 겁니다.

앞에서 나눴던 것처럼 정말 힘들어 보니까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가 저에게는 그리 큰 힘이 되지 못했습니다. 아니 그 이야기가 귀에 잘 들어오지가 않았습니다. 오히려 노력해도 잘 하지 못하고 넘어지는 바보같은 제가 더욱 싫고 미웠습니다. 더욱 더 큰 좌절감만 들었습니다.

저를 버티고 일어 설수 있게 한 것은 바로 지금 완전히 망해도 그냥 "버티고 버티자" 였습니다. 왜냐하면, 나중에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가 저를 기다리고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분명 나는 이미 천국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 천국에서 영원히 살아간다는 소망 때문이었습니다. 어쩌면 현실감이 떨어져 보이는 이러한 믿음이 저를 일으켜 세운 겁니다.

저는 신앙의 본질은 "믿음으로 이 세상에서 어떻게 잘 살아갈까"보다는 "믿음으로 저 세상을 어떻게 잘 준비할까" 라고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앞으로 임할 하나님의 나라가 온전하고 완전하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의 죄성과 이 세상의 불완전한 문제들로 인해 절대 온전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간다고 해도 분명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잘 살아가려면 이 세상에서 어떻게 잘 살아갈지 보다는 저 세상을 어떻게 잘 준비할지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야만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게 된다는 겁니다.

코로나 이후의 어떻게 세상이 변할지에 대해 여러가지 전망들을 하고 있습니다. 교회도 이후의 어떻게 대처하며 생존할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코로나가 이렇게 이 세상을 무방비로 마비시킬지 아무도 전망하지 못했듯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아무도 모릅니다. 근데 확실한 건 더 좋아지지는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성경이 마지막 때가 가까울수록 분명 더욱 더 힘들어 질 거라고 말씀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러한 어려운 시간에 붙잡아야 할 것은 신앙의 본질입니다. 신앙의 본질은 십자가입니다. 그리고 그 십자가를 하루 하루 붙들고 이 세상이 아닌 "본향을 준비하며 살아가는 삶"입니다. 그런 믿음으로 우리의 믿음의 선배들은 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자기 목숨을 초개같이 내어 놓을 수가 있었던 겁니다. 잠시 잠깐 있을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보다는 앞으로 맞이하게 될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소망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그렇게 하루하루 본향을 준비하며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가 그 준비하도록 하나님께서 주신 마지막 기회일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13.이 사람들은 다 믿음을 따라 죽었으며 약속을 받지 못하였으되 그것들을 멀리서 보고 환영하며 또 땅에서는 외국인과 나그네 임을 증언하였으니 14.그들이 이같이 말하는 것은 자기들이 본향을 찾는 자임을 나타냄이라 <히 11:1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