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하나 되지 못한 것 가장 아쉬워
한기총·한교총과 '동거' 전 '동행'부터
전광훈 개인보다 무슨 말 하는지 중요
대통령도 우려 목소리에 귀 기울이길
자유민주 수호는 기독교 생존의 문제
북한 선원 추방은 우리 민족사 대수치"
권태진 목사(군포제일교회)가 지난 3일 열린 제9회 총회에서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대표회장에 추대되며, 지난 2012년 한교연 창립 후 처음으로 '연임'한 대표회장이 됐다.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는 한국교회에서,그는 과연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까. 최근 권 대표회장을 만나 각종 현안에 대해 물었다. 아래는 일문일답.
-대표회장을 연임한 소감 먼저 부탁드립니다.
"연임 자체에 특별한 의미는 두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귀한 사명을 맡기셨으니, 그저 두려운 마음으로 끝까지 잘 감당해야겠다는 각오 뿐입니다."
-지난 회기 가장 아쉬웠던 것, 그리고 가장 보람됐던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한국교회가 하나 되지 못했던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그리고 보람됐던 것이라면, 비상 특별기도회를 한 것입니다. 부족했지만 한국교회에 기도운동이 일어난 것 같아서 감사합니다. 또 지난 한 회기 동안 종로에서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한국교회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었어요."
-앞으로 한 회기 동안 어떤 점에 가장 중점을 둘 생각이십니까?
"무엇보다 교회의 연합입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교회를 세우신 목적을 늘 잊지 말고, 항상 연합에 힘써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대정부 관계에도 중점을 두려 합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과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하실 계획이십니까?
"서로 간에 삼합(화합, 연합, 통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갈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동거보다는 동행이 중요합니다. 당장 기구통합은 하지 않더라도 말씀 안에서 성경적 원리에 따라 얼마든지 동행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자연스레 동거도 가능할 겁니다. 결국엔 세 기구가 다 하나 되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광화문 집회를 이끌고 있는 전광훈 목사는 어떻게 보십니까?
"전광훈이라는 사람을 어떻게 보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느냐입니다."
-전 목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공산주의로 만들려 한다며 그의 하야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말 공산주의자라면, 하야하는 게 당연합니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헌법을 갖고 있고, 대통령은 그 헌법을 준수해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전 목사를 마냥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그의 말이 정말 사실인지, 혹 문 대통령이나 정부가 반성해야 할 것은 없는지 따져보아야 합니다."
-문 정부가 정말 자유민주주의를 지향하는지 의문을 가진 국민들이 있습니다.
"좋은 가정의 부모는 그 자신보다 언제나 자녀의 행복을 먼저 바랍니다. 그처럼 지도자는 늘 백성을 주인으로 생각하며 그들이 자유롭게 일하면서 세계를 무대로 뛸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그런 나라가 좋은 나라죠. 한 마디로 작은 정부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또한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입니다. 이런 점에서 지금 정부가 잘한다고 볼 수만은 없어요. 따라서 대통령과 정부도 그런 우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교회는 왜 자유민주주의를 지지해야 합니까?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자유가 사라질 때 가장 먼저 퇴출되는 게 바로 종교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만약 우리나라가 공산화 된다면, 공산당은 마치 마약을 단속하듯 기독교가 뿌리 내릴 수 없도록 단속할 것입니다. 공산주의와 기독교는 절대 공존할 수 없어요. 이것이 기독교인들이 반공에 생명을 거는 이유입니다."
-얼마 전 우리 정부가 북한 선원 2명을 북한으로 추방했습니다.
"교회 뿐 아니라 세계 모든 이들이 이해 못할 사건입니다. 어떻게 자유를 찾아온 사람들을 그들이 탈출한 나라로 다시 보낼 수 있습니까. 정말 말하기조차 부끄럽습니다.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수치입니다. 우리가 공산주의를 싫어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그것이 오직 물질에만 가치를 두기 때문입니다. 거기엔 진정한 인권이 없어요. 이번 북송 사건은 우리 민족사의 대수치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대북 정책과 관련해 우리 정부에 주문하고 싶은 게 있으십니까?
"일단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 자존감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그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지도자 답게 북한에 좀 더 당당했으면 합니다. 또 북한 정권도 정권이지만 그 주민 전체를 봐주었으면 좋겠어요. 가난과 압제에 시달리는 그들의 해방과 자유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습니다."
-아직 제정되진 않았지만, 동성애까지 포함하는 이른바 '포괄적 차별금지법'도 많은 기독교인들이 우려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동성애는 단지 교회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기도 합니다. 동성끼리는 결코 아기를 가질 수 없기에, 만약 동성애가 합법화 되면 종족의 미래는 불보듯 뻔합니다. 교회가 동성애를 반대하는 이유는 그것이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 어긋나기 때문이고, 이처럼 인류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까닭입니다. 그런데 만약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동성애에 대한 반대를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침해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법은 제정되어선 안 되는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교회에 주어진 절실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한국교회 안에 물량·물질주의라는 누룩이 너무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그래서 복음의 절대성이 희미해졌어요. 하루빨리 복음의 본질을 회복해야 합니다.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건, 한국교회에 미래 청사진이 없다는 점입니다. 선교 초기, 한국교회엔 미션스쿨 설립, 군복음화 등 매우 구체적인 비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꿈을 잘 꾸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끝으로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십니까?
"은과 금보다는 우리에게 주신 소중한 예수의 정신, 곧 복음을 전하는 한교연이 되도록, 대표회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권태진 목사는
버밍햄신학대학원 목회학 박사학위(D.Min.)를 받았다. 1978년 군포제일교회를 개척해 지금까지 담임목사를 맡고 있다. 예장 합신 총회장,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 대표회장, 군포시기독교연합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사)성민원 이사장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