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섭 목사는 예루살렘 대학 역사학과에서 고대 성읍, 히브리 대학 고고학과에서 고대 도로를 11년 이상 연구한 역사지리 학자로 이스라엘 현지에 거주하면서 성경에서 말하는 지역과 지리를 꾸준히 탐사하는 등 이론과 경험을 고루 갖추고 있다. 또한 오랜 연구의 결과물을 3D 입체 지도로 제작하는 등 성경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하는 일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0년 2월 24일 시작되는 성경학습여행 및 기타 문의: 이주섭 목사 (678) 640-6424 Director of Institute of the Biblical Geography (in Georgia Central University)

 

나단멜렉의 인장 발견
(Photo : 이주섭 목사) 나단멜렉의 인장 발견

2018 년 10 월, 예루살렘 다윗 성의 기바티 주차장 (Givati Parking Lot) 고고학 발굴 현장에서 매우 중요한 진흙 인장이 하나 발견되었다. 이 진흙 인장은 2019 년 3 월 말부터 이스라엘의 주요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하였다. 이 인장에는 다음과 같은 고대 히브리어가 기록되었다: עבדהמלך לנתנמלך

 

이 문장을 그대로 읽으면 ‘ 레-나탄멜렉흐 에베드-하멜렉흐’로 읽는다. 이것을 번역하면 ‘나탄멜렉의 소유, 왕의 신하’이다. 성경에서 나탄멜렉 (한글 성경에는 나단멜렉으로 기록)이란 이름은 열왕기하 23:11 절에 한 차례 발견된다: 또 유다 열왕이 태양을 위하여 드린 말들을 제하여 버렸으니 이 말들은 여호와의 전으로 들어가는 곳의 근처 시종 나단멜렉의 집 곁에 있던 것이며 또 태양수레를 불사르고 (왕하 23:11). 나단멜렉의 직분을 가리키는 ‘사리스‘라고 표현된 이 단어는 환관 (왕하 20:18), 시위대장 (창 37:36)으로 번역되는 단어이다. 시종으로 번역된 나단멜렉은 요시야 왕의 고위 관료였다.

나단멜렉의 인장은 주전 6 세기 바벨론에 의해 파괴된 유적층에서 2018 년 가을에 발견되었다. 인장의 연대는 주전 7 세기 중반에서 6 세기 초에 해당되는 것으로 이 때는 요시야 왕의 통치 기간에 해당된다. 발견된 나단멜렉 인장은 열왕기하 23:11 절에 기록된 요시야 왕의 시종인 나단멜렉과 동일 인물이 틀림없다고 발굴 책임자인 텔아비브 대학의 유발 가도트 (Yuval Gadot)와 이스라엘 고고학 위원회의 이프타 샬레브 (Yiftah Shalev)는 말한다. 성경에서 우리는 열왕기하 23:11 절을 제외한 다른 어디에서도 나단멜렉에 관한 기록을 찾을 수 없지만, 그에 관한 중요한 단서를 진흙 인장을 통해서 확인한 셈이다.

인장 (bulla-clay seal)이란, 중요한 문서를 끈으로 묶은 후 그 매듭을 물로 반죽하여 작은 덩어리로 떼어낸 진흙으로 매듭을 봉한 진흙 봉인을 말한다. 흔히 납봉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진흙 봉인은 내용의 진정성에 대한 보증과 보안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그런데 이같은 진흙 인장이 이스라엘 고고학 현장에서 자주 발견되는 이유는 고대에 전쟁을 통해 성읍이 불탈 때에 중요한 문서와 끈은 화재로 소멸되었지만 진흙 인장은 뜨거운 열에 의해 더욱 단단하게 굳어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나님을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많은 일들을 간접적으로 목도할 수도 있고 확인할 수도 있다. 지금부터 2600 년 전 요시야의 종교개혁에 참여했던 한 인물에 관해 성경은 단지 그의 이름만 기록했지만 우리는 그가 사용했던 진흙 인장을 통해 나단멜렉은 실존 인물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는 요시야 왕실의 고위 관리였음을 실제로 확인한 셈이다. 성경에 기록된 인물을 성경 외의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음은 특별한 경험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