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전 서울대학교 교수(이승만학당 교장)가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 '이승만TV'를 통해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의 발언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 교수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급하게 카메라 앞에 섰다"며 "(김 교수는) 지식인이 할 수 없는 최악의 욕설을 했다. 이 문제를 침묵하고 넘어갈 수 없다. 천박하기 이를 데 없고 마치 역사의 화적떼와 같다"고 했다.
김용옥 교수는 앞서 16일 방송된 KBS 1TV '도올아인 오방간다'에서 "이승만 대통령을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승만은 미국의 퍼핏(puppet), 괴뢰" "전국민이 일치단결하여 신탁통치에 찬성했어야 했다" 등의 발언을 했다.
"신탁통치는 공산주의로 가는 길이라 판단"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우리의 건국 세력들이 신탁통치에 반대한 것은 그것이 바로 공산주의로 가는 길이었기 때문"이라며 "(김 교수가) 신탁통치에 찬성한 사람은 합리적이고 반대한 사람은 꼴통이라고 했는데, 당시 상황을 알고나 하는 소리인지, 반탁 진영을 구성한 이승만 대통령과 김국 주석의 생각이 무엇인지 알기나 하고 하는 소리인지..."라고 반문했다.
"신탁(통치)에 반대한 것은 그 길이 공산주의로 가는 길이었기 때문"이라고 재차 강조한 이 교수는 "동유럽 여러 나라들이 좌우 합작을 해서 중도 정부를 세우곤 했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나? 그런 세계사의 현실과 흐름을 보고 이 민족이 공산주의 길에 들어서는 것은 다시는 헤어나올 수 없는 구렁텅이로 빠지는 길이라고 하면서 소련이 제시한 신탁통치안의 위험성을 경계했고 따라서 반공산주의 운동으로 반탁통치 운동을 했던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 교수는 "도올의 이야기는 당시 공산주의자들이 했던 이야기"라며 "어떻게 이런 자가 공영방송에 나와서 당시 대한민국 건국세력을 비판하고 공격하고 대한민국의 건국을 방해한 공산주의자들의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할 수 있는가"라고 했다.
"오히려 미국과 맞섰던 이승만이 괴뢰?"
또 "이승만은 미국의 괴뢰"라는 김 교수의 주장에 대해선 "이 역시 당시부터 공산주의자들이 우리의 건국 세력, 이승만 김성수 등을 비판하기 위해서 했던 이야기다. 그 선전을 그대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소련의 스탈린은 소련군 장교로 있는 김일성을 발탁해서 북한 통치의 대리인으로 내세웠다. 이를 우리는 괴뢰라고 한다"며 "(그러나) 이승만은 미국의 국무부나 미군정에 의해 발탁된 적이 없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려 할 때 미 국무부는 비행기편을 내주지 않으며 오히려 (이승만을) 방해했다"고 했다.
그는 "이승만이 반탁운동을 하니까 미 국무부는 '저 늙은 망명객이 우리의 미국 정책에 반대한다'면서 이승만을 제거하라고까지 했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미국의 괴뢰인가"라며 건국 이후 이승만 대통령이 했던 말을 이래와 같이 소개했다.
"우리의 반공운동을 미국은 처음부터 이해하지 못하고 공산주의의 위험을 깨닫지 못하고 우리의 반공운동을 억압해서 우리의 건국노선에 큰 지장을 초래했다. 뒤늦게나마 미국이 공산주의의 위험을 깨닫고 우리를 지지함으로써 우리가 이제 건국하게 되었다."
이 교수는 "미국과 맞서서 자유민주주의 노선을 관철해온 분, 그래서 민족의 반쪽이나마 공산주의에서 건져냈고, 장차 남한을 토대로 민족을 자유민주로 통일할 기지로 건설하려 했던 분이 이승만"이라며 "미국과 맞서가면서 미국에 의해 제거될 위험에 몰리면서도 자유민주를 사랑하는 다수 민족의 지지를 받아 강력한 자유민주주의 진지를 구축함으로써 미국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그런 강한 힘을 과시해 드디어 대한민국을 건설한 그런 분이 어떻게 (미국의) 괴뢰인가"라고 했다.
"묘를 파라니, 화적떼나 하는 소리"
김 교수가 "이승만 대통령을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한 것엔 "(김 교수를 두고) 화적이라고 한 것은 조선시대 화적들이 남의 집의 묘를 파서 화적질을 요구했기 때문"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이승만 대통령의 통치 12년이 진선진미했다고는 이야기 하지 않겠다. 그런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어느 나라 어느 정치가도 진선진미하지 않다"며 "그러나 우리는 그가 추구했던 바 나라를 세운 이념과 철학이 광명정대하고 그 결과 오늘날 번영된 경제와 평화로운 민주주의 체제에 살기 때문에 그 분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묘를 파라니, 이는 화적떼나 하는 소리"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 교수는 "KBS가 어떻게 이런 자를 방송에 출연시켜 세상을 어지럽히나?"라고 물으며 "프로그램을 내려달라. 그렇지 않으면 자유를 사랑하는 전 국민의 심각한 저항에 봉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영훈 교수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모교에서 경제학부(경제사학)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 2017년 2월 퇴임했다. 지금은 경제사학자들이 모인 낙성대경제연구소 이사장으로 있다. 역사 연구에 있어 '사료'(史料)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강조하는 그는 실증 연구 분야에서 독보적 성과를 쌓았다. 지금까지 약 150편의 논문을 썼다. 한국 근대사 연구의 권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조선후기사회경제사」 「수량경제사로 다시 본 조선후기」 「대한민국 이야기」 「대한민국 역사」 「한국 경제사 Ⅰ·Ⅱ」 등이 그의 주요 저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