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현 목사는 사랑의교회 위임(담임, 당회장)목사로서의 지위를 끝내 인정받을 수 있을까?

서울고등법원 제37민사부는 지난해 12월 5일 위임결의무효확인 소송의 파기환송심에서 오 목사에 대한 예장 합동 동서울노회의 위임결의를 무효화 하고, 오 목사의 직무집행 정지를 선고했다.

이후 동서울노회는 오 목사의 직무집행을 일시 정지하고, 사랑의교회에 임시당회장을 파송했다. 오 목사에 대한 '직무집행정지가처분'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기각됐다.

현재 오 목사는 정상적으로 주일예배에서 설교하는 등 목회 자체엔 큰 지장이 없어 보인다. 다만 당회장 지위를 잃어 사랑의교회를 법적으로 대표할 순 없다.

오정현
▲오정현 목사가 사랑의교회 공동의회서 안건을 처리한 후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랑의교회

편목 과정, 다시 밟을까?

오 목사가 다시 그 지위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법원이 기존 판결을 뒤집는 경우다. 오 목사는 고법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그러니까 대법원이 원심을 다시 파기하는 경우인데,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 원심 자체가 이미 대법원 판결에 따른 파기환송심이었던 까닭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오 목사가 다시 사랑의교회 위임목사로 청빙을 받는 방법이다. 교계 일각에선 오 목사가 이 방법을 선택하리라고 보고 있다. 오 목사는 사랑의교회 성도 다수에게서 지지를 받고 있다. 또 노회 및 총회와의 관계도 비교적 원만한 편이다. 재청빙에 매우 유리한 조건이다.

법원의 판단대로라면 오 목사는 예장 합동 측 목사가 아니다. 오 목사가 총신대학교의 편목이 아닌 일반편입 과정을 거쳤다는 것(정확히는 그 뒤 목사안수를 다시 받지 않았다는 것)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오 목사가 편목 과정을 다시 밟을 경우 그 흠결이 치유된다는 의미다.

오 목사가 이렇게 할 가능성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조짐들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예장 합동은 지난해 제103회 총회에서, 다른 교파 교역자의 편입, 즉 편목 절차를 규정한 교단헌법 정치 제15장 제13조를 개정·공포했다.

원래 이 규정은 "다른 교파에서 교역하던 목사가 본 장로교회에 속한 노회에 가입하고자 하면 반드시 본 장로회 신학교에서 2년 이상 수업한 후 총회 강도사 고시에 합격하여야 한다"였다. 그런데 그 내용 중 '2년 이상 수업'을 '총회가 정한 소정의 수업'으로 바꿨다.

교계 한 관계자는 "만약 오 목사가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에 '총회가 정한 소정의 수업'을 받고 흠결을 치유한 뒤 사랑의교회 위임목사로 다시 청빙을 받을 경우, 법원 판결의 근거가 사라지는 격이 되어 소송 자체가 무의미해 질 것"이라고 했다.

물론 재청빙은 '위임무효' 판결이 확정된 뒤에도 가능하다.

올해 63세... '정년' 향한 의지는?

그런데 이 두 번째 방법은 어디까지나 오 목사가 계속해서 사랑의교회 위임목사로서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있고, 교회 역시 그와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는 걸 전제한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오 목사는 결국 그 지위를 잃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게 교계 안팎의 시각이다. 1956년 생인 오 목사의 올해 나이는 만 63세. 교단법에 따른 정년까지는 약 7년이 남았다. 

이 밖에 사랑의교회가 교단을 탈퇴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으나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