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통합 제103회 총회 셋째날 회무 전 아침예배에서, 김지철 목사(소망교회)가 '파괴된 기초를 다시 쌓는 사람들(사 58:11-12)'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지난 3일 '명성교회 세습 철회하라'는 주제로 열린 예장목회자대회에서 도 설교했던 김지철 목사는 이날 설교에서도 목회대물림(세습)에 대해 언급했다.

김 목사는 "총회가 세습을 하지 못하도록 결정한 이유는 한 가지"라며 "인권이 아니라,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라는 '신권(神權)의 문제를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교회가 목사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위해 목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날 이 순서가 뒤바뀌면서 교회는 영적 권위를 잃어버렸고, 생명의 역사를 상실했으며,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가 아니라 영적 지도자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교회로 슬금슬금 전락하고 있는 것이 우리가 당면한 아픔"이라며 "하나님의 이름을 불러도 가슴이 두렵고 떨리지 않는,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으려는 1순위는 평신도가 아닌 목회자들"이라고 지적했다.

김지철 목사는 "돈 몇 푼에 신앙의 지조까지 버리는 위험에 놓인 이들도 있다. 그래서 사이비가 생기고 거짓 교주가 생겨나는 것"이라며 "교회에서 독단적 탐욕으로 왕처럼 행세해도 누구도 막지 못하는 위기까지 찾아왔다. 이는 신앙의 위기이며 교회의 위기이다. 입으로는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면서도, 실상 자신의 왕국을 만들고 있다"고도 했다.

김 목사는 "혹자는 아직 그래도 교회에는 말씀의 은혜와 성령의 역사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질병이 들어도 우리 몸은 멀쩡히 살아있다. 암이 몸 가득 퍼진 그 순간 그것을 알게 된다면, 모든 것이 끝난다"며 "우리도 하나님을 하나님 되게 하지 못하는 것으로 가치관이 계속 바뀌고 있다. 선물과 축복만 좋아한 채, 그것들을 주신 하나님을 자꾸 잊은 채 천박한 자본주의적 가치관으로 살고 있다"고 성토했다.

또 "무엇이 하나님 기뻐하시는 교회인가는 뒷전이고, 무엇이 큰 교회인가, 어떻게 하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가에만 집중하는 물량주의에 빠졌다. 저도 가해자요 책임자"라며 "한국교회가 가진 가장 큰 문제는 회개할 줄 알면서 하지 않는 것, 잘못을 알면서 바꾸지 않는 것, 회개의 제목을 알면서 하지 않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 마음이 강팍해진 것이 하나님 앞에서의 죄악"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총회가 바로 서야 한다. 저는 늘 우리 교단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다. 우리 교단이 무너지면, 한국교회도 함께 무너진다"며 "우리가 새로워지면 한국교회가 새로워지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 하지만 회복하지 못하면 촛대를 옮기실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중차대한 시점에 함께 모였다. 우리는 첫 사랑을 회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