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제24대 대표회장에  엄기호 목사가 선출됐다.

한기총은 지난 1월 30일 정기총회를 개최했으나, 법원의 선거금지가처분 인용으로 대표회장 선거를 치르지 못한 채 정회한 후, 지난 한 달간 선거 절차를 다시 진행했다.

27일 오전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열린 제29회 속회 총회에서 기호 1번 김노아 목사와 기호 2번 엄기호 목사 2인이 출마한 가운데, 총대들의 투표에서 총 218표 중 엄기호 목사가 145표를 얻어, 67표에 그친 김노아 목사를 제쳤다. 무효는 6표였다.

선관위원장 최성규 목사는 곧바로 엄기호 목사에게 당선증을 전달했고, 엄기호 목사는 지난 한 달간 임시의장 직무를 수행한 김창수 목사와 포옹했다. 총회는 올해 예산안을 처리한 후 폐회했다.

재선에 성공한 대표회장 엄기호 목사는 "제 마음은 당락의 기쁨보다 아직도 아프다. 한기총을 이렇게 곤두박칠치게 만들어야 하는가"며 "절대 사회법에 고소고발하지 말자. 기독교의 윤리가 사회법보다 못하는가. 모두 화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한기연·한교총과의 통합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사했다.

투표에 앞서 소견발표 시간도 마련됐다. 김노아 목사는 "세 번째 출마했다. 소속 교단 권위를 확실히 보호하고 선배님들의 옛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당선 즉시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통합이 추진될 경우 즉시 사표를 내겠다. 또 신천지를 퇴출하고 한국교회 진리 수호에 앞장서고, 저를 반대했던 분들도 확실히 품겠다"고 말했다.

엄기호 목사는 "4개월간 대표회장을 해 보니 뭔가 달라져야 하고 변화가 필요함을 느꼈기에 더 열심히 해 보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며 "유언비어와 모함으로 어려움도 있었지만  하나 되는 일에 앞장서겠다. 하나 되지 않으면 사회에 발 붙일 곳이 없다"고 했다.

엄 목사는 "영적 싸움을 지속해 나감으로써 한기총 안에는 이단이 발붙일 수 없도록 하고, 지역마다 대성회를 일으켜 엑스플로 74 대회를 재현하겠다"며 "이전투구하지 않고, 당락에도 연연하지 않고, 오직 한기총 얼굴에 먹칠하지 않는 일에만 나설 것이고, 세상 법에 호소하는 이들은 제명시킬 것"이라고도 했다.

엄기호 목사가 소감을 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엄기호 목사가 소감을 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김창수 임시의장은 설교에서 "하나님 앞에 진실한 마음으로 총회에 참석해 주셨을 줄 믿는다"며 "우리가 어떤 위치에 있든,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해 부름받았음을 기억하자. 오늘 우리에게 선한 일은 한기총을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 임시의장은 개회선언 후 인사말에서도 "여기까지 오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세상 법에 자꾸 호소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며 "한기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오셨으니 나와 다소 맞지 않다 해도 대다수 결정을 존중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날 총회에는 총회대의원 교단 220명 중 135명, 단체 29명 중 16명, 당연직 114명 중 63명 등 총 214명(개회선언 당시)이 참석했다.

속회 총회 개회선언 후 일부 총대들이 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들은 "정회 당시에는 후보가 1명인데 지금은 왜 2명인가", "발언권을 달라" 등의 발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