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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 기독교인들의 고민 중 하나는 미래 만나게 될 배우자의 기독교 신앙 여부일 것이다. 다시 말해 '믿는 자'를 만나야 할 지, 아니면 '믿지 않는 자'도 괜찮을 지 하는 점이다.

우선 "반드시 믿는 자와 결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그래야 신앙을 지킬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자녀를 낳을 경우, 부모 중 어느 한 쪽이 신앙이 없다면 신앙 전승에 애를 먹을 것이라고도 조언한다. 반면, 후자라도 괜찮다는 이들은, 상호 신뢰와 사랑만 있으면 신앙 문제도 극복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성품이 더 중요하다"거나 "결혼 후 전도하면 되지 않나"라고도 한다.

최근 국내 한 대형교회 게시판에는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한 번쯤 고민해 볼 수 있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의 어머니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지만 아버지는 신이 없다고 믿는, 무신론자였다. 이 때문에 "집 안이 쑥대밭이 된 적이 많았다"고 한다. 각종 예배는 물론이고 매일 새벽기도와 시시때때로 하는 성경공부, 여기에 전도까지, 그야말로 신앙생활에 열심인 어머니 때문에 아버지가 늘 화를 낸 까닭이다.

그는 "돈으로는 부족한 적이 없었다.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이 '복에 겨워 그런다'고 하지만, 차라리 돈이 없어도 집이 평안했으면 좋겠다고 어머니에게 말한다"고 적었다.

이어 "(아버지는) 항상 밤 늦게까지 우리를 위해 돈을 버시는데, 어머니는 교회 일 때문에 가정을 내팽개치고 다닌다고 저 또한 생각한다. 수요일이면 밥이랑 반찬만 올라가 있는 불꺼진 식탁을 보면 저 같아도 화날 것 같다"며 "이런 문제로 화를 내면, 어머니는 '기도해보자'고 대답하신다"고 했다.

그 때 그는 이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뭘 기도하라는 거지? 어차피 기도도 안 들어 주시는 거. 어머니만 집에 있으면 되는데 차라리 그게 더 쉽겠다." 글쓴이는 태어날 때부터 어머니를 따라 교회를 다닌 소위 '모태신앙인'이지만, 이런 집안 사정으로 지금은 "교회가 싫다"고 했다.

예로 든 이런 상황이 반드시 부부가 같은 신앙을 공유하지 않는 데서 비롯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 신앙이 없는 배우자를 배려하지 않는 어머니의 잘못을 지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서로 다른 믿음이 하나의 원인이 된 것만은 분명하다.   

크리스찬연애대책연구소 이화섭 소장은 "하나님을 믿는 것이 혼수 품목 중의 하나라면 취향대로 선택해도 되겠지만, 영생에 관한 문제이기에 '성품이 더 중요하지 않나요?', '결혼하고 나서 전도하면 되지 않나요?'라는 변명으로 덮어버릴 일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혼 후에 믿지 않는 배우자가 돌변해서 신앙생활을 못하게 하는 것도 큰 문제겠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배우자와 하나님의 사랑에 관해 제대로 대화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