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환 변호사
(Photo : 기독일보) 굿네이버스USA 이사장 마동환 변호사

이민사회를 돕는 일에 적극적으로 앞장서 온 마동환 변호사. 현재는 국제구호단체 굿네이버스USA의 이사장으로서 이민사회를 넘어 남미와 아프리카의 어린이에 대한 섬김의 필요성을 알리며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그에게, 굿네이버스 활동은 가진 자의 자기과시나 허영이 아닌 이웃사랑의 자연스런 실천이다. 마 변호사는 ‘이웃을 돕는 것이 결국은 나 자신을 돕는 것’이고 ‘그 수혜자는 자기 자신’이라고 말한다. 따뜻한 동기로 굿네이버스와 함께 일하고 있는 마 변호사를 만나, 굿네이버스와의 인연과 그간 굿네이버스와 함께 해 온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굿네이버스와의 인연은 6년 전인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 간다. 우리 변호사 사무실 직원이 어느날 지도를 들고 두리번 거리며 어디에 사무실을 얻어야 할까 찾고 있는 이병희 국장과 오은주 대표 내외를 우연히 올림픽 길에서 만났다. 직원이 제게 그런 사람이 있더라고 전해줬다. 그래서 그분들을 만나 굿네이버스에 대한 얘기를 듣고 좋은 취지의 기관인 것 같아 사무실 뒤 편에 있는 컨퍼런스 룸을 임시 사무실로 드렸다. 그분들이 1년 동안 거기서 지내셨다. 1년이 지나면서 굿네이버스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이사진이 필요한 상황에서 제의가 왔다. 첫 임기 4년을 마쳤고 지금은 두 번째 임기를 지내고 있다.”

그는 굿네이버스가 한국인이 한국에서 설립한 NGO라는 점에서 큰 자긍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여러가지 수식어가 생각난다. 훌륭한 단체이며 토종 NGO다. 굿네이버스는 1991년도 3월에 설립된, 20년이 넘은 한국 NGO다. 저개발 국가에 도움을 주는 구호단체라는 자긍심과 투명한 기관이라는 데에 매료됐다. 구호단체 운영에 가장 중요한 것이 재정인데 이를 투명하게 관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종교를 초월한 이웃 섬김
크리스천 간판 아닌 향기 드러내야

또 그는 종교를 초월해 이웃을 섬긴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여러 기독교 구호단체가 있지만 굿네이버스가 종교를 초월한 단체라는 점이 참 와 닿았다. 크리스천이라는 간판을 달고 다니는 것보다는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내는 것이 참 신앙이라 생각한다. 수혜자의 종교를 따지지 않고 종교를 초월해 이웃을 돕는 굿네이버스가 바로 이런 단체라 생각한다. 그러나 내부적인 모임이나 행사는 철저하게 기도로 시작해 기도로 마치며 항상 말씀이 있다.”

“무슬림 국가에서 활동하다 보니 그곳의 현지 지부장이 크리스천이 아닌 경우도 있다. 종교를 초월한 NGO로서 생각이 유연하고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크리스천과 관계없는 것이냐고 묻는 이들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 핵심 멤버들은 크리스천이다.”

소셜 미디어 적극 활용할 터

그는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이 여러 분야로 확산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를 굿네이버스 활동에도 반영할 계획이라 밝혔다.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지며 NGO가 급변하는 시점에 와 있다. 한국에서는 소셜 미디어를 통한 일명 ‘소셜 기부’도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고 기부의 통로도 다양화 되는 추세다. 여러 기업들도 이러한 방식을 접목해 사회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런 추세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이사진들이 논의하고 있다.”

이웃 사랑의 수혜자는 ‘나’

굿네이버스 활동에 그는 어떤 원칙이나 철학으로 임하고 있을까? 그는 그리스도인의 원칙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제 원칙과 철학은 그리스도인의 원칙, 철학과 동일하다. 이웃을 돕는 것은 잘 사는 사람의 과시나 허영이 아니라 이웃사랑이다. 이웃을 돕는 것은 결국 나를 돕는 것이다. 그 실천의 수혜자는 사실 ‘나’이다.”

“한 예로, 고등학생들이 과테말라에 봉사 차 아궁이를 교체하러 떠날 때는 ‘나는 풍족한 사람이니 좋은 일을 하고 와야지’하는 마음으로 간다. 그러나 돌아올 때는 본인이 ‘베풀었다’가 아니라 ‘베품을 받았다’고 말한다. 굿네이버스와 함께 일하는 저의 고백도 그들의 고백과 동일하다. 이사장으로 무슨 일을 해서 좋은 영향을 끼친다기보다는 그로 인해서 내가 받는 베품과 영향이 더 크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돕는다는 생각에서가 아니라 이웃사랑의 마음을 품으면 자연스럽게 되는 것 같다.”

이민사회, 자기자신에게 관심 가져야

그는 이민사회가 바쁘고 메마르다며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관심을 가져달라. 각자 바쁜 삶을 돌아보는 것, ‘나 자신’에 대한 관심을 가져달라. 아프리카 어린이들에 대한 관심은 2차적인 것이고 자기 자신에 대한 관심을 먼저 가져야 한다.”

“우리 삶이 너무나 바쁘고 메말랐다. 편지를 전해 주려면 말을 타고 가야 했던 때에도 시간이 없다는 말을 안했는데 클릭 한번으로 지구반대편과 연락을 할 수 있는 오늘날 오히려 여유가 더 없다. 여유가 있어야 주위의 어려운 이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민생활이 바쁘지만 좀더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미국의 상식, 한국과 달라

그가 변호사가 된 것은, 법에 대한 무지로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법에 대한 무지와 오해가 이민자들에게 특히 많다. 법은 상식이다. 상식을 떠난 법은 악법이고 언제나 고쳐진다. 상식은 문화와 역사의 산물이다. 한국의 상식이 미국의 상식과 맞지 않을 때가 많아 손해 보는 경우가 많다. 법조인들은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큰 사명자다. 이러한 차이를 이민사회에 알려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일을 하게 됐다.”

그의 기억에 남는 사례는 클라이언트의 삶에 근본적인 도움을 줬던 때다.

“소송의 승패보다는 클라이언트의 관계를 회복해 줬던 일이 더 크게 가슴에 남는다. 몇 년 전 제가 잘 아는 분이 이혼 문제로 오셨다. 이혼을 하겠다는 결정이 그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서였다. ‘참을 인(忍) 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고 하는데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자고 권유했다. 2년 후 부부가 서로 이해하고 예전보다 훨씬 더 돈독한 사이가 됐다. 이들 부부가 바비큐 파티에 초대해 갔을 때 소송에서 승소한 것보다 더 큰 기쁨과 만족을 느꼈다.”

전체 그림 통해 해결책 얻어야

클라이언트를 진정으로 돕기 위해서는 사건의 단면만이 아닌, 전체적인 그림을 봐야 한다고 말한다.

“제가 이 얘기는 꼭 드리고 싶다. 우리가 병원에 갈 때 의사에게 내 상태를 먼저 알아보게 한 다음 처방을 기다리지 의사에게 ‘나 이거 처방해 주세요’하면 안 되듯 법적인 문제도 어떤 면에서 이와 많이 비슷하다. 전체적 상황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클라이언트가 진짜 필요한 답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단면만 제시하며 답을 구한다. 그로 인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변호사와 클라이언트 사이에는 절대 비밀을 지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변호사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클라이언트는 자기 상황과 속내를 다 털어놓을 수 없다. 변호사는 그 신뢰를 깨지 않는 게 중요하며, 모든 상황을 알았을 때 거기에 맞는 처방,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게 동일하지 않을 때가 많다. 하나님께 기도할 때 내가 원하는 바와 하나님이 생각하시는 나의 필요가 다를 때가 있듯 변호사는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걸 제공하는 게 아니라 사실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마약환자가 원하는 게 뭔가. 마약이다. 그러나 그 사람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그것의 반대다. 법적인 문제로 정신이 혼미하고 생각을 잘 추스르지 못하면 원함과 필요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생기는데 그 차이를 보게 하고 거기에 대한 궁극적인 해결책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과테말라를 방문한 적이 있으나 아프리카는 아직 방문하지 못한 그는 앞으로 소셜 미디어를 통한 소통을 개발하고 더 활성화 해 그곳 어린이들과 소통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과테말라, 남미지역은 아직 미디어 기반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만 한 몇 년 사이에 개선될 것이라 생각한다. 스페인어를 배워 그들과 소통하고 싶은 바람이다.”

“굿네이버스USA도 아직 성장해야 할 부분이 많다.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서 역사하시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이념과 철학을 잘 알리고 훌륭한 이사진들을 보강해 일등 NGO로 발돋움하길 바란다”고 소망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