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높은 보좌에 계신 하나님을 우리는 감히 아버지라고 부르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예수님을 영접한 덕분에 하루 아침에 하나님처럼 높은 신분의 사람으로 거듭난 것이지요. 하지만 우리가 늘 경계하고 조심해야 할 것이 바로 높아지려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나님을 알면 알수록 나 자신이 죄인임을 자각합니다. 나 자신의 허물과 부끄러움을 깨닫고, 마음이 가난해지고 낮아지며 겸손하게 되는 것을 느끼지요. 하나님은 그런 우리를 용서해주시고, 더욱 사랑해주십니다.
우리는 가장 낮은 마음의 상태에서 하나님의 위로와 사랑을 체험합니다. 이렇게 자신의 부족함을 날마다 깨닫고 거룩하신 하나님을 향하여 닮고 싶은 마음을 품는 것은 참으로 귀한 일입니다. 단 여기에서 우리가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향상하려는 마음의 동기가 나 자신을 높이고자 하는 이기적인 욕심인지를 살피는 일입니다. 이것은 겸손이 아니라 교만이기 때문입니다.
교만은 하나님께서 가장 싫어하십니다. 인간의 비극 대부분이 교만한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아담과 하와는 사탄의 유혹에 넘어갔습니다. 사탄은 왜 그랬을까요? 사탄의 속성이 바로 높아지려는 야심이기 때문입니다. 이사야 선지자가 이 사실을 폭로합니다.
"너 아침의 아들 계명성(타락한 천사 루시퍼를 가리키는 은유적 표현)이여, 어찌 그리 하늘에서 떨어졌으며, 너 열국을 엎은 자여, 어찌 그리 땅에 찍혔는고? 네가 네 마음에 이르기를 내가 하늘에 올라 하나님의 뭇 별 위에 내 자리를 높이리라, 내가 북극 집회의 산 위에 앉으리라, 가장 높은 구름에 올라가 지극히 높은 이와 같아지리라 하는도다."(사14:12~14)
하나님과 대적하기 위하여 가장 높은 자리에 앉고자 했던 것이 사탄의 의도였습니다. 그래서 쫓겨난 사탄은 인간의 욕망을 유혹했습니다. 인간의 본성 또한 사탄과 닮지 않았습니까? 회사에 입사만 해도 감사하겠다는 마음이, 입사 후에는 대리가 되고, 과장 부장이 되고, 사장이 되고 싶은 향상의 욕망을 품게 됩니다. 심지어 성공을 위하여 다른 사람 밟고 내가 올라가려고 합니다. 섬기고 봉사하려는 동기가 아닙니다.더 많이 갖고 싶고, 더 많은 영향력을 끼치고 싶고, 더 높은 자리에 앉아 어깨에 힘주고 싶은 마음이 우리에게 있지 않습니까?
예수님은 나무 위로 올라간 삭개오에게 "빨리 내려오라!"(눅19:5)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늘 높은 자리를 비우시고, 인간의 자리로 내려오셨고, 신생아실이 아닌 동물의 똥냄새가 나는 곳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죄인의 자리 중 가장 비참한 십자가 죄수의 자리까지 내려가셔서 우리를 위해 죽으셨지요. 남을 깍아내리면서 나를 높이고자 하는 것이 사탄의 속성이라면, 주님의 성품은 자기를 버려가면서까지 사랑하는 우리를 위해 낮아지는 것입니다.
♬찬양 중에,
"나의 가장 낮은 마음 주님께서 기뻐하시고, 작은 일에 큰 기쁨을 느끼게 하시는도다. 우리에게 축복하신 하나님 사랑 낮은 자를 높여주시고...... 찬양함에 기쁨을, 감사함에 평안을, 간구함에 하나님 알도록 하셨네."
자신의 비천함을 깨닫고, 마음이 겸손한 사람은 자신의 성경지식을 자랑하지 않습니다. 오랜 고민 끝에 도달한 결론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믿음과 확신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아니라는 겸손한 태도를 유지합니다. 주님의 성품 중 우리가 가장 닮아야 할 것은 겸손 아닐까요?
주님의 종, 이기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