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순 장로.
(Photo : 기독일보) 백 순 장로.

한국의 미디어를 보면 세월호참사의 사건이 발생한지 1개월 10여일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세월호참사의 이야기로 도배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정치권과 사회전체가 세월호참사가 가져다 준 충격으로 들떠있는 상황입니다.

세월호사건과 같은 대형안전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아니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완전하게 방지할 수는 없겠지만 사고의 피해를 최소한도로 줄이기 위해서는 잘못의 내용과 잘못의 당사자들을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 요청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면서까지 국민에게 호소하고 약속한 국가개조를 충실하고 올바르고 만족하게 달성하기 위해서는 책임의 내용과 당사자들을 투명하게 들추어 내어야 할 것입니다.

세월호참사의 비극은 그 근본의 원인이 '부작위의 잘못(죄)'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땅히 수행해야 할 것을 수행하지 아니한 잘못'이 바로 부작위의 죄입니다.

오래된 역사 이야기이지만 2차대전때 프랑스가 독일나치에 의하여 점령되었을 때의 사건입니다. 많은 프랑스의 젊은이들이 독일나치에 저항하는 소위 레지스탕스운동을 벌리고 있는 가운데 어떤 시골감옥소에 프랑스 젊은이들이 내일이면 독일나치에 의하여 즉결처형당함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때 무리가운데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한 청년이 흐느끼는 다른 청년에게 물었습니다. "왜 그리 우는냐"고. "사실 나는 아무 운동에도 참여하지 아니하였는데 억울하게 잡히어 와 죽게 되었다"고. 그 때 질문을 던지었던 청년이 지적합니다. "프랑스국민이라면 반드시 저항운동을 하여야 하는데 저항운동을 하지 아니한 것이 죄"라고 "그래서 너는 사형처분을 받는 것이다"라고. 그렇습니다. 마땅히 감당해야 할 일을 감당하지 아니한 부작위가 죄인 것입니다.

세월호비극의 부작위죄는 겹겹히 쌓여 있음이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선장과 선원들의 승객구조조치 불이행과 선적기준조치 불이행, 청해진회사의 쿠르즈운영규정 불이행, 해경 및 정부기관들의 구조대처 불이행 등등이 세월호참사를 결과한 부작위의 죄들입니다. 이 엄청난 부작위의 죄를 감행한 당사자들, 즉 죄인들은 선장과 선원들, 청해진회사 담당자들, 해경을 비롯한 정부기관들의 사건관련자들임이 분명합니다.

아니 어찌보면 위에 열거한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어느 칼럼리스트가 지적한 대로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부작위죄의 죄인인지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국가개조라는 단어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여기에서 세월호참사 부작위죄의 죄인이 선장과 선원들이요, 청해진회사담당자들이요, 관련정부부처의 담당자들이요,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국민 모두라고 지칭할 수 있겠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기독인들은 부작위죄의 다른 죄인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어찌보면 부작위죄의 궁극적인 죄인은 한국인구의 거의 4분의 1을 점하고 있는 기독교인임을 부정할 수 없지 않을런지?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 (마태복은 5장 13-14절). 과연 우리 기독교인들은 세상이 부작위의 죄를 짓지 않도록 세상에 소금의 사명과 세상에 빛의 사명을 충성되이 감당하였는지 가슴을 치며 회개를 하야야 할 것입니다. 세상의 소금이 되지 못했고 세상의 빛이 되지 못한 부작위의 죄.

느헤미야는 예루살렘성이 훼파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스라엘 자손의 주앞에 범죄함을 자복" (느헤미아 1장 6절)하였으며, 본인과 자기 아비집이 범죄하여 주께 악을 행한 것은 주의 "계명과 율례와 규례를 지키지 아니"(느헤미아 1장 7절)한 부작위의 죄를 하나님앞에 아뢰고 회개하였읍니다.

한국의 기독인들은 국내에 있든지 해외에 있든지 세월호참사로 숨진 어린영혼들과 그 가족들을 하늘의 평강으로 위로하는 일을 마땅히 하여야 하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우리 조국이 지은 부작위의 죄를, 더 나아가 기독교인이라면서 지은 부작위의 죄를 하나님앞에 회개하는 기도의 운동을 널리 펼쳐야 할 것입니다. 그리해야만 느헤미야가 성벽개조를 이룩했던 것과 같이 대한민국의 국가개조가 올바르게 이루어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