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종기 목사
(Photo : 기독일보) 민종기 목사

주연 못지않게 빛나는 조연이 있습니다. 베드로나 바울은 사도행전에서 주연급 사도입니다. 그러나 주연으로 빛나게 되는 것은 별로 드러나지 않는 조연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스스로 강하고 높으신 하나님 외에, 사람은 높여주는 사람 없이 홀로 높아질 수 없으며, 섬기는 자 없이 홀로 위대하여지기 어렵습니다.

바나바는 사도행전에서 바울의 배후에서 빛나는 조연의 역할을 감당한 사람입니다. 새롭게 회심한 핍박자 바울을 교회의 사도들에게 영접하고, 다소에서 살아가는 바울을 발굴하여 안디옥교회의 동역자로 삼으며, 세계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하여 함께 선교여행에 동행하는 자가 바나바입니다.

바나바가 이처럼 주변 사람을 일으키고 세울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착한 사람’(행 11:24)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었기에 그를 통하여 성령의 열매 착함, 즉 “양선”(良善, goodness)이 그의 인격 가운데 나타났습니다. 성숙한 인격으로 주변의 성도들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오죽하면, 사도들이 그에게 별명을 지어주었겠습니까? 그의 착한 성품은 “위로의 아들”(son of encouragement)이라는 사도들이 지어준 이름에 나타나 있습니다. 연약한 사람들을 긍휼히 여기고 그의 필요를 채워주며 권면하는 것이 그의 인격이었습니다.

그의 착한 마음은 무엇보다도 미래의 교회 지도자 바울에 대한 헌신과 사랑에 있습니다. 예루살렘 교회의 핍박으로 흩어진 성도들이 모여 안디옥 교회가 세워지고 난 다음에, 바나바는 사도들의 파송으로 안디옥 교회를 시무하게 됩니다. 그는 성실하게 일하여 안디옥 교회를 크게 부흥시켰습니다. 혼자 교회를 섬기면서도 목회가 효과적이었지만, 그는 거기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그는 다소에 있었던 바울을 불러서 동역의 손길을 내밉니다. 바울과 바나바의 수고는 곧 안디옥 교회를 당시의 대표적인 교회로 부흥시킵니다.

2차 전도여행을 계획하면서, 바나바는 바울과 1차 전도여행 때 불법 이탈을 하였던 마가의 동행문제를 계기로 논쟁을 겪었습니다. 바나바는 바울의 생각과는 달리 마가를 동행시켜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착한 입장으로 바울과 갈등했습니다. 바나바는 마가를 잘 도와 그가 마가복음을 남기고 이집트 콥틱교회의 최초 지도자가 되는 훌륭한 업적을 남기도록 만듭니다.

바나바의 착한 마음은 사람을 발굴하고, 키우고, 배려하면서 지도자로 세우는 데 머무르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자신의 밭을 판 돈을 가난한 사람을 돕기 위하여 사도들의 발 앞에 놓는 귀중한 사역을 감당합니다.

사도들이나 가난한 사람에게나, 친척이나 교제를 요청하는 사람에게나 바나바는 착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선의를 가지고 이웃에게 접근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물심양면으로 교회를 후원하는 자였고, 사람을 사랑하는 자였습니다.

2014년 여러 성도님들께서 이 바나바처럼 주연 못지 않은 제자, 주연을 더욱 빛나게 하는 제자로 주님 앞에 큰 기쁨과 영광을 돌리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