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도 하나님의 은혜 아니었던 것이 없었음을 고백하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지난 송구영신 예배 전에 들었던 버스사고 소식과 함께 전해진 교우들의 부상과 한 형제의 소천 소식은 너무나 큰 충격이었습니다. 제가 과연 설교를 할 수 있을까 할 정도의 마음 무너짐을 경험한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한 해는 우리를 더 성숙하게 하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을 더욱 굳건히 하며 이제 역사로 남게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참 많은 슬픔도 주었지만 더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하여 주고, 주어진 시간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게 해 준 한 해 였습니다. 이제 내년에 주실 새로운 은혜를 기다리며 올해를 보냅니다.
이번 주일 형제와 나누고 싶은 말씀은 제자의 삶에 대한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예수님의 명령은 "제자를 키워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교회들은 제자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제자 훈련 과정을 밟기위해 성도들도 열심을 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제게 든 의문점은 과연 제자가 교재를 배우고 성경구절을 달달 외우고 숙제를 열심히 해서 키워낼 수 있는가 입니다. 제자 훈련 받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훈련이 잘못되었다는 말도 아닙니다. 훈련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것 만으로는 제자가 키워지지 않는 다는 것이 제가 가진 고민 중의 하나 입니다.
제자의 삶을 보고 배울 수 있어야 진정한 제자가 키워집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진정한 제자의 삶을 먼저 살아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교재와 프로그램으로 무장되어 있을 지라도 그 배운 것을 실천하며 제자의 삶을 사는 것을 보지 못할 때 우리는 그냥 머리 속에 지식만 가득 찬 관중들만을 만들어 내는 것이지 진정한 그리스도의 군사는 만들지 못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3년 동안 교재도 없이 시간표도 없이 제자들을 데리고 다니시면서 몸소 어떻게 사는 것이 하늘의 백성이며 그리스도인의 삶인지를 보여 주셨습니다. 병자를 끌어안고 고치시고, 배고픈 자들을 먹이셨습니다. 불의한 것을 보셨을 때 단호하게 꾸짖으시다가도 간음의 현장에서 붙잡혀 온 여인을 향해서는 용서를 베푸셨습니다. 그리고 기도하는 모습을 여러 번 보이셨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며 배운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의 지상 명령을 예수님이 하신 모습 그대로 하며 살다가 예수님 같이 기쁨으로 순교하는 자들이었습니다.
오늘날 교회는 어떻습니가? 관중들은 많으나 진정한 제자는 많지 않아 이 세상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모습 아닙니까?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오히려 복음 전도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형제여, 이제 구경군의 자리에 머물 때는 지났습니다. 복음이 세상 끝까지 전해지기 위해 우리는 제자가 되어야 하고, 제자의 삶을 통해 제자를 키워내야 할 때입니다. 새해를 맞이하며 진정한 제자의 삶을 살고자 결단합니다. 형제도 그 결단에 저와 함께 동참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Happy New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