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의 사계절(3) - 선교의 가을
*단풍은 아름답지만 낙엽을 안타깝다 *
죠지아의 단풍은 한국의 설악산과 같지는 않지만 아쉬운대로 즐길 수 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가을 날씨는 마치 더운날 에어콘을 틀어놓은듯 아주 좋은 계절임에 틀림이 없어 가을이 오랫동안 지속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계절은 속임수가 없다. 여름이 가면 당연히 가을이 오고 가을이 가면 겨울이 오는 법이다. 이 하나님의 질서를 누구도 막을 수 없다. 그러면서도 이 질서속에 감사하는 마음이 넘치고, 계절마다의 특징을 즐기며 그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선교의 가을, 조금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쳐다보고 있다. 열기있는 여른 선교가 지속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해 보지만 낙엽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가을을 맞을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금 세계의 정세는 가을 맞는 기분이다. 정치적으로도 교회가 더 이상 기댈 언덕이 없고, 종교적으로는 광란적 이슬람의 도전은 노골적으로 성도들의 피를 흘리는 현장이 목격되고 있다. 최근 에집트나 파키스탄에서 교회들이 이슬람에 공격을 받아 수 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당했다. 사회적으로는 세속주의, 경제제일주의, 무신론 등 우리의 신앙, 특별히 젊은이들이 신앙을 갖기는 여간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미래가 불안하다. 어떻게 이러한 적들가운데 교회는 존재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시대의 선교전략을 무엇인가를 생각할 때마다 하나님의 도우심과 성령의 충만함 없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교회들의 안일주의나 위기의식 불감증이라고 하겠다. 나에게 당면한 문제가 아니라는 이유 때문에 멀게만 느껴지고 있고, 나와는 관계가 없다는 개인주의적/이기주의가 이러한 심각한 문제를 놓고 안타까움이나 기도의 제목으로 생각지 않는 불감증이다.
한국 선교는 언제부터인지 선교의 대안을 찾고 있었다. 전 생애를 바쳐 선교하는 사역자들에게 대한 최고의 존경시대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교회가 선교사만 보면 피하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 대안책이란 풀타임 선교사가 아니라 단기선교, 실버선교, 전문인 선교등으로 대치하려는 경향이다. 교회의 잠재력을 활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저들의 사역은 너무나 귀하다. 그러나 선교를 변방적 관심이나 우선순위에서 벗어난 기분이 들어 마음이 썩 좋지 않다. 전 생을 받쳐 희생할 만한 가치가 없는가 하는 것이다. 꼭 남은 삶을 받쳐야 하는가라고 질문을 해야 한다. 물론, 우리의 선교가 미숙하고, 실수도 많고, 교회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심도있게 분석하면서 새로운 전략을 찾는 일에 몰립할 때 우리의 선교는 주님이 오실때까지 길게 가는 선교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로 가을이 좋은 것은 결실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열매를 고대하시면서 찾고 계시다 (요한 15:2). 열매 맺는 일은 어떻게 보면 간단하다. 요한 복음 15:5에 ‘주님안에 거하면’ 열매는 자동적으로 맺는다고 말씀하신다. 이 가을에 우리의 사역에서 주님을 만나면 가을은 낙엽의 계절이 아니라 아름다운 단풍의 계절이 될 것이요, 풍성한 열매의 계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