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랑교회 노준엽 담임목사
(Photo : 기독일보) 그사랑교회 노준엽 담임목사

'외곬'이라는 표현이 있다. 사전에 찾아보니 '단 한 곳으로만 트인 길', '단 하나의 방법이나 방향'을 의미한다. 우리가 쉽게 '저 사람은 외골수야'라고 평가할 때는 도통 다른 방법은 생각하지 않고 오직 한 길로만 가는 고집스러운 성품의 소유자를 말한다.

지난 3월 24일 창립예배를 드리고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그사랑교회' 노준엽 목사가 '외곬'의 주인공이다. 6년째, 매주 토요일이면 기타 하나 들고 마트에서 노방전도와 찬양사역을 하는 그는 "일주일 중에 그 시간이 가장 큰 기쁨의 자리이다. 찬양을 하다 보면 하늘 구름 사이로 미소 지으신 하나님을 발견하게 된다"고 했다. 전도라기 보다는 하나님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사모하는 마음으로 비가오나 눈이오나 바람이 부나 그 자리에 선다는 것이다.

스무 살 때 시작한 찬양사역과 예배 인도자의 삶, 그리고 진실되고 순수하게 하나님을 사랑하고 섬기는 목회적 삶을 살고 싶은 소망을 들어봤다.

나를 찬양케 하시는 하나님을 정말 사랑합니다

청바지 입고 기타를 치면서 노래하지만 노준엽 목사가 지키는 한가지 원칙이 있다. 노방찬양을 할 때는 복음성가만 부른다는 것이다. 옛 복음성가와 찬송가에서 최신 CCM까지 다양한 찬양을 소화하는데, 세련된 기교나 가창력이 있다기 보다는 사랑과 진실이 담긴 호소력 있는 보컬로 듣는 이들의 가슴 깊이 하나님 은혜의 파장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장소는 따지지 않는다. 한번은 라이브 카페에서 그 날 만큼은 술을 팔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찬양콘서트를 했는데, 쓴 소리도 적지 않게 들었다. 하지만 아직 예수님을 만나지 못한 이들이 있는 곳이라면 기타를 들고 어디든 갈 태세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기 때문이다.

"부목사로 사역할 때나, 개척을 준비할 때나 항상 거리찬양을 했어요. 꼭 그사랑교회를 소개하려는 전도 목적보다는 그저 하나님을 찬양하고 예배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매주 섭니다. 찬양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이 편안해지고 하나님을 한번이라도 생각하게 된다면 감사한 일이고요. 저를 그렇게 찬양하게 하시는 하나님을 정말 사랑합니다."

노준엽 목사의 거리찬양은 그가 스무 살 되던 해부터 시작됐다. 중 3때 예수님을 영접한 이후 중고등부와 청년부 모임 때마다 찬양인도는 계속했지만 거리로 나온 건 신학대 신입생 시절 친구의 권유로 이태원에서 노방찬양을 하던 '기드온 선교단'에 들어가면서부터다. 이태원 밤거리와 서울역, 청량리에서 매주 토요일 밤, 한 시간 가량 찬양 하고 짧은 복음의 메시지를 전하곤 했는데, 그 경험을 살려서 중, 고등학교 앞에서 찬양을 하며 청소년들을 전도하기도 했다.

"밤에 이태원 해밀턴 호텔 앞에서 찬양하고 있으면 예수 믿는 걸 싫어하는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침을 뱉거나 욕을 하고 담배꽁초를 버리기도 했어요. 이런 경험이 노방전도나 거리찬양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 줬지요. 애틀랜타에서 거리찬양을 하면서 막 전도가 되는 건 아니지만, 마트 직원분들이 오히려 기다리시고 신앙이 없어도 찬양을 즐거워 하세요. 간혹 함께 찬양하고 싶어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언제든 환영입니다. 저보다 영적으로나 음악적으로 뛰어나신 분들이 나와 애틀랜타 곳곳에 거리찬양팀이 많이 생기길 소망합니다."

'인기 없는' 목사가 보는 두 가지 인간관계, '예수를 믿느냐 믿지 않느냐?'

노준엽 목사는 세상에는 두 가지 인간관계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예수를 믿는가 믿지 않는가?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을 만나면 전도해야죠. 아무리 그 사람이 좋고 멋있고 기타 다른 것들이 훌륭하다고 해도 그의 신분은 쉽게 말하면 '마귀의 자녀'입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마귀의 자녀'와 함께 갈 수는 없는 거에요. 청년들 중에 신앙은 없는데 여러 가지 다른 좋은 점들 때문에 사귐을 갖는 것을 보면 안타까워요. 나이가 들어도 마찬가지고요. 두 번째는 신앙이 있는 사람과의 관계인데 나보다 신앙이 훌륭하다면 배워야 하고, 나보다 신앙이 약하다면 성숙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봅니다."

목회방향을 물었을 때 돌아온 대답이다. 인간관계를 두 가지로 명확히 정의하기 때문에, 그 관계를 다루는 목회라는 것은 '생활 그 자체'가 되야 한다고 했다. '목회를 한다고 하면서 교회를 잘 차려놓고, 좋은 설교 상품과 음식 상품을 내놓아 소비자를 현혹시켜 헌금 페이를 통해 교회를 잘 운영하는 것'은 목회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예배가 삶이라면 목회도 삶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에서 나온 답이다.

"저는 인기가 별로 없어요(웃음). 모르는 게 있으면 모른다고 하고 애써 아는 척 하지 않아요. 좋고 싫은 게 얼굴에 다 나오기도 하고요. 우리 인간은 진실과 선한 것을 추구하는 척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추악한 죄인입니다. 그런 죄성을 목사인 저에게까지 발견하고 싶어하지 않지만 그런 부분들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기 때문에 상처받은 분들도 많을 거에요. 동시에 자신도 몰랐던 죄적인 모습들과 스스로 아니라고 부정했던 치부들이 드러나게 되면 견디지 못하고 떠나세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게 해 줬지만 그걸 직시하기 싫어 피하는 것이죠. 그러나 신자든 불신자든, 누구든지 성경을 통해 하나님과 복음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언제 어디서든 성경공부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과거 교회와 믿는 자들에 대해 어떤 나쁜 기억이 있더라도, 순수한 성경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알게 된다면 틀림없이 새로운 삶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죠."

그는 아모스 9장 11,12절에 '그 날에 내가 다윗의 무너진 장막을 일으키고 그것들의 틈을 막으며 그 허물어진 것을 일으켜서 옛적과 같이 그들이 에돔의 남은 자와 내 이름으로 일컫는 만국을 기업으로 얻게 하리라 이 일을 행하시는 여호와의 말씀이니라'는 말씀을 기초로,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예배의 회복을 꿈꾼다. 한인 이민자들과 1.5세 청년들을 중심으로 '삶이 예배가 되고 예배가 삶이 되어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고 하나님의 의가 세워지는 하나님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데 모든 것을 걸고 싶다고 비전을 덧붙였다.

한 교회를 사용하는 세 교회 목회자들.
(Photo : 기독일보) 한 교회를 사용하는 세 교회 목회자들.

한국인, 흑인, 히스패닉 세 회중이 한 교회에서 어깨동무하고

그사랑교회가 얼마 전 세 번째 이사를 마친 곳은 도라빌에 있는 침례교회당이다. 흑인 회중과 히스패닉 회중이 각각 다른 시간에 본당에서 예배를 드리고, 그사랑교회는 친교실에서 오전 11시에 예배를 드린다. 같은 침례교 소속으로 각각 다른 회중을 대상으로 하지만 한 형제처럼 어깨동무하고 각 교회의 사역을 격려하며 도울 건 도와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함께 예배하고 사랑을 나눌 공간이 필요했다고 한다.

"어떤 분은 왜 아직도 도라빌이냐고 하세요. 한인타운에서 너무 멀다고요. 하지만 지역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교통으로 본다면 그 유명한 '뷰포드 하이웨이'에 자리잡고 있어 마리에타와 다운타운에서 가깝고, 둘루스나 스와니에서도 10-15분이면 닿는 곳이고요. 저는 하나님께서 이 자리를 통해 복음을 갈망하는 이들,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고 싶은 하나님의 사람들을 보내주실 것을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노준엽 목사는 애틀랜타 지역 한인들에게 '진실한 복음을 전하는 교회'가 되고 싶다고 비전을 밝혔다. 사람을 본질적으로 변화시키는 힘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히 '복음'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먼저는 먹을 것을 얻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요. 그게 충족된 다음에 뭐가 오나요? 정신적인 다른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데 그 가치를 못 찾고 방황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그 가치는 복음 밖에 없습니다. 애틀랜타에 수백 개 되는 교회가 있지만 정말 복음을 가진 교회가 몇이나 될까요? 복음인 척하는 포장지를 두른 비복음적인 요소들이 오늘날 설교의 메시지와 교회 생활 문화에 너무나 많이 퍼져 있어요. 진실하고 거짓 없이 성령의 능력과 진리의 복음을 온전히 사모한다면 애틀랜타에 영적인 부흥이 일어날 것을 믿습니다. 그사랑교회가 그런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 받게 되길 기도합니다."

그사랑교회
(Photo : 그사랑교회 홈페이지) 그사랑교회

그사랑교회(그리스도사랑의교회)는 미남침례회(SBC)에 속해 있으며, 6370 Buford Hwy Doraville GA 30340에 위치해 있다. 주일 오전 11시에 예배와 목요일 성경공부를 갖고 있으며, 주일 6시 저녁찬양예배와 금요일 밤 10시 심야기도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도의 일꾼들과 예배찬양사역자들, 그리고 함께 예배를 드릴 이들을 찾고 있다. 문의는 770-866-0190 홈페이지 www.ChristLoveChurch.org 페이스북 페이지 'ChristLoveBaptistChurch'를 찾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