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립학교가 더 이상 기도의 장소가 될 수 없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무신론 단체들이 학교의 공식적인 기도회는 물론, 교직원의 개인적인 기도까지 금지하려고 소송을 벌이는 가운데 이번에는 학부모의 기도도 금지 당하고야 말았다.

리자다 유레나 씨는 뉴햄프셔 주의 콩코드고등학교 내 계단에서 매일 오전 7시부터 7시 15분까지 두 손을 들고 큰 소리로 통성기도해 왔다. 기도 제목은 바로 "자녀들을 총기 폭력으로부터 보호해 달라"는 것이었다. 최근 학내 총기 사고가 빈발하면서, 이 학교에 두 자녀를 보내는 이 어머니는 간절한 마음으로 자신의 자녀와 다른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매일 기도해 왔다.

이런 감동적인 소식에 무신론 단체는 즉시 반대했다. 종교로부터의자유재단(Freedom From Religion Foundation)은 "(이런 행동은) 공립학교가 유레나 씨의 종교적 메시지를 지지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공식 항의했다. 이 단체는 최근 앨라배마 주 쿨만카운티 교육 관계자들의 학생들을 위한 자발적 기도 모임, 전미 기도의 날 위헌 소송, 하비로비 사의 기독교적 광고 등 왠만한 일에 빠지지 않는 무신론 단체다.

유레나 씨는 지난 2월 이 학교 화장실에서 두 발의 총알이 발견된 후, 매우 심각한 걱정에 사로잡혔다. 그가 걱정하며 학교를 방문했을 때, 마침 학교 계단에서는 새가 노래하고 있었다. 그 새를 따라 계단을 올라가던 그는 지금이 기도할 때이며, 이곳이 기도할 장소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뉴햄프셔 주의 콩코드고등학교 전경
뉴햄프셔 주의 콩코드고등학교 전경. 이 학교에서 총알이 발견된 후, 총기 폭력 근절을 위해 기도하던 학부모의 기도가 무신론자들에 의해 중단됐다.

그는 두 손을 높이 들고 통성기도하는데 왼손에는 늘 성경이 들려 있다. 그는 시편 23편 중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를 암송하고 때론 무릎을 꿇기도 한다.

무신론자들의 반대에 관해 그는 "나는 기독교를 전하고자 함이 아니다. 이 학교가 폭력으로부터 안전하길 간구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성경은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명령한다. 나는 우리의 평화와 사랑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는 가을학기가 개강할 때, 학교 앞에서 유레나 씨의 모습을 볼 수는 없게 됐다. 유레나 씨는 학교가 이를 금지함에 따라 학교 바로 맞은편의 주유소에서 학교를 바라보며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런 논란을 야기한 종교로부터의자유재단은 앨라배마 주 쿨만 카운티 교육국과도 마찰을 빚고 있다. 이 교육국에서는 3년째 교직원들이 각급 학교를 돌며 학교와 학생들을 위해 기도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이 행사는 교육국이 주관하는 공식 행사가 아니며 기독교인인 빌리 콜맨 교육감이 개인적 종교 신념에 의해서 자발적으로 동참자들과 기도하는 비공식 모임이기에 종교로부터의자유재단이 이를 제지할 법적 근거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