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크리스찬대학(이하 GCU, 총장 김창환 목사) 경영대학과정 조지아주 교육국 승인의 일등공신인 김경일 박사를 만났다.

경희대 영어학과 마치고 공군장교로 입대해 제대한 지 이틀 만에 유학길에 올라 38년간 미국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교단에서 은퇴한 뒤 미국장로교(PCUSA) 선교사로 한국에 파송됐다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대학설립을 한 뒤, 애틀랜타로 이주한 김 박사는 "생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온 것"이라고 했다.

"GCU 초대 이사장으로 섬기신 조영일 장로님의 요청에 도와드리기로 했는데 소천하시는 바람에 약속을 지키지 못했죠. 선교사로 아프리카에 있는 탄자니아연합대학(United African University of Tanzania)이 시작될 때부터 경영대학을 맡아 섬기다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서 생전 고인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왔습니다. 와보니 10만을 아우르는 한인사회를 위해 할 일이 많습니다."

그는 일년 넘게 준비해 온 승인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가을학기부터 본격적으로 경영대학을 시작하면서 지역사회와 교회들을 위한 일들도 부지런히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9월 열리는 지역사회 경영인들을 위한 '무료 경영 세미나'가 그것이다.

'무료 경영 세미나'에서는 한인들이 많이 종사하는 중, 소형 비지니스의 마케팅 전략, 성공을 위한 경영 테크닉 등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된다. 특별히, 한국에서 전혀 사업 경험이 없거나,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비지니스 운영을 원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김경일 박사는 "경영은 '선택(Decision Making)'이다. 그 선택의 기준과 목적이 '하나님의 영광'이 될 때 진정한 성공을 얻게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밥을 한 그릇 팔아도 '내 주머니만 채우기 위한 것'인지 '손님이 건강하고 행복해 지길 원하는 지' 목적에 따라 분명 경영 방식은 차이가 납니다. 남을 위해 사는 것이 기독교 정신이라면, 다른 이들을 섬기기 위해서 하는 경영은 하나님의 축복을 받게 되죠. GCU 경영대학에서는 무엇보다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전문 경영인을 양성하는데 힘쓸 것입니다. 또 지역사회 기독교인들이 크고 작은 회사들을 운영해가며 중요한 결정을 할 때, 그 결정의 기준이 하나님이 되시도록 하는 세미나와 교육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신앙이야기를 묻자 6.25를 겪으면서 선교사에게 전도 받아 평생 헌신적으로 살았던 어머니를 회고했다. 어머니의 신앙을 물려 받아 모태신앙으로 오랫동안 교회를 다녔지만, 미국에 유학 올 때까지는 그저 '교회에 다니는 신앙인'에 불과했다고 고백했다. 미국에서 비로서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고, 주립대학에서 교수로 일하면서 학생선교에 힘썼던 것도 바로 이들을 통해 예수께서 명한 '땅 끝' 선교가 이뤄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주립대학에는 크리스천 교수들이 많지 않아요. 그래서 괄시도 많이 받았죠.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맞은 추수감사절에 아무도 초대해주지 않아 절절히 외롭던 기억 때문에 다른 건 몰라도 추수감사절에는 갈 곳 없는 학생들을 초대해 함께 터키를 나눴어요. 첫해 5명을 초대했는데 10명이 와서 터키가 모자라고, 다음해 15명을 초대했는데 30명이 와서 또 터키가 모자랐어요. 나중에는 470명까지 학생들이 모여서 학교 카페테리아를 빌리고, 제가 출석하던 교회와 여러 교회들,개인들의 도움으로 학생들을 섬겼어요. 그때 한 교회에서 매쉬 포테이토를 해왔는데, 편하게 가루를 사서 만들지 않고 일일이 감자 470개를 구웠길래 왜 그랬냐고 물어보니 이 감자 하나 하나마다 기도 했다고 하더라고요."

학원선교 이야기를 하며 여전히 가시지 않는 감동에 눈물을 글썽이기도 한 김경일 박사는 기독교 비율이 1% 미만인 일본에서 온 학생이 추수감사절을 함께 보내고 얼마 안돼 세례를 받았다고 말할 때 은혜는 말로 다 할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의 학원선교는 '터키'를 '염소'로 바꿔 탄자니아에서도 계속됐다. GCU에서도 이어갈 계획이냐는 질문에 김 교수는 "이곳에는 훌륭한 목사님들이 교수님들로 포진해 계시니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혹시 추수감사절에 외로운 학생들을 위해 터키는 또 굽게 될 것 같다"고 웃었다.

미국장로교의 오랜 교인으로 네바다주립대학에서 일하던 시절에는 소속 노회장까지 지낸 김경일 교수는 애틀랜타 지역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목회에 경영원리를 적용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소망도 내비쳤다. 성경 속에 모든 경영원리가 들어가 있고, 사람의 지혜로는 닿을 수 없는 '미래'의 결과까지도 하나님의 능력을 구하고 지혜를 배울 때 이뤄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가령 부목사님 중에 몇 분이 교회 성장에 효과적인 일을 별로 해내지 못한다면 어떨까요? 이 분을 해고해야 할까요 품고 가야 할까요?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요? 경영은 사실 결정입니다. 가정과 비지니스, 심지어 교회도 단체이기 때문에 경영이 반드시 필요해요. 믿는 사람들은 결정을 할 때 어떻게 결정해야 하는지, 그 결정이 미칠 영향은 어떤지, 그리고 그 결정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실지 생각하고 계획하는 것이 목회자 분들에게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세상에 많은 CEO들이 자기의 지식과 능력으로 훌륭한 결정을 한다고 하지만 미래의 결과는 하나님만 아십니다. 우리는 겸손하게 그분의 손길을 기다리는 것이죠."

일흔이 넘은 나이지만 하나님께서 건강을 허락하시는 한은 '하나님의 일을 제대로 하고 싶다'는 김경일 박사는 "예수님은 최고의 CEO였습니다. 그 분을 닮은 전문 경영인들이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라고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