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 Deck 화분에 흙을 담아 몇가지 모종을 심었습니다. 열심히 공을 들였습니다. 시간이 좀 지나니 오이 토마토, 밸페퍼도 열리고 제가 좋아하는 호박도 열려서 따먹었습니다. 물론 깻잎은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런데 제가 좋아하는 가지는 꽃은 피었는데 가지가 달리지는 않았습니다. 이미 다른 것들은 열매가 다 맺히고 이제는 잎사귀들이 누렇게 변하기 시작하는데 가지는 열매의 흔적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혼자 깊이(?) 생각을 했습니다. 벌들이 없어 수정이 되지 않아 가지가 열리지 않는 것이 아닌가?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요? 혼자 생물학자가 되어 보았습니다. 요즘 세상에 하도 전자파가 많아 벌들이 빨리 죽던지 아니면 자기가 살던 집을 찾아가지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벌들이 많이 없어서 열매를 맺지 못하는구나 이 것이 제 첫째 생각이었습니다. 두번째 생각은 기업을 정죄하는 것이었습니다. 파는 사람들이 잡풀을 가지 모종이라고 속여서 팔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돈 많은 미국 부자 기업이 한국 재벌 기업처럼 짠짠 하게 이런 모종도 팔고 그 것도 속여 팔아서 돈을 번다고 단정을 지었습니다. 열심히 물을 주면서 공들인 것을 생각하면 혼자서 별 것 아닌데 은근히 약이 오르고 Home depot가 괘씸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홈 디포에 가서 “속아 샀으니 돈을 되돌려 달라”고 소리쳐 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중 지난 주에 우연히 덱에 나갔는데 떨어진 꽃 봉우리에서 도토리 만한 새끼 가지가 보란 듯이 보라색 얼굴을 내 밀었습니다. “주인님 오래 기다렸죠? 기다리면 언젠가는 열매를 맺게 되어 있어요.” 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세상을 사는 지혜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열매는 반듯이 맺혀진다는 진리 말입니다. 성경도 나무는 열매를 보면 안다고 했습니다, 나쁜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지 못하고 좋은 나무에 나쁜 열매가 맺혀지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교회 여름 학교가 끝이 났습니다. 참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화초에 물을 주듯 열심히 아이들을 위해 섬겼습니다. 좋은 선생님들과 마이클 전도사님 그리고 특별히 부엌에서 맛있고 건강한 음식으로 섬기신 손길들… 아이들도 왜 여름학교 를 더 길게 하지 않느냐고 불평 아닌 불평을 했습니다. 그 만큼 좋았다는 말이겠지요. 저는 확신합니다. 여름학교에서 우리 자녀들을 섬긴 이 모든 것들이 언젠가는 열매가 맺혀 질 것이라는 확신 말입니다. 좋은 기회나, 좋은 열매를 맺은 사람들을 보면 부러워 하겠지만, 그들은 기회가 오기까지 준비를 한 사람들 입니다. 물주고 거름 주는 농부의 땀과 정성이 있었습니다..
지금 살아가는 현재의 모습은 어떤 열매이든 열매를 맺기 위한 밑거름 입니다. 교회도 그렇고 또 인생도 어쩌면 자신이 뿌린 씨의 열매를 먹으면서 산다는 생각이 듭니다. 열매는 반드시 맺힙니다. 그 사실이 어떤 사람에게는 두려움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소망이겠지요. 지금 힘들어도 선한 열매를 맺는 과정이라면 마음에 큰 기쁨이 있을 것입니다. 열매는 반드시 맺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