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12월, 많은 이민자들이 그렇듯 '돈 많이 벌어 성공하고 싶은 꿈'을 이루고자 미국 땅을 밟은 한 사람이 있다. 단지 꿈의 내용이 달라졌다는 것 빼고 그는 3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 '한 사람이라도 구원받게 하고 이들을 말씀으로 가르치고 양육하는 꿈', 이 꿈이 있기에 50을 넘긴 나이에 여전히 설레고 감사한 마음으로 세 번째 교회를 개척을 하고 있는 꿈꾸는자침례교회 손종문 목사를 만났다.

두 살 때 고열로 불치병 앓던 아들...
'네가 누구를 의지하느냐'는 음성 앞에 엎어져

꿈꾸는자침례교회 손종문 목사
(Photo : 기독일보) 꿈꾸는자침례교회 손종문 목사

손종문 목사는 목회자가 된 계기를 묻자 아들 이야기부터 꺼냈다. 두 살 때 원인 모를 고열이 난 이후 뇌신경 일부가 늘어나게 된 아이는 일분에 40-50번씩 앞으로 고꾸라지는 '이상한 병'에 시달려야 했다. 6명의 의사들이 붙어 수 십 번의 검사를 거친 끝에 6개월 만에 찾아낸 병명이 '마이크로소프트 시저'였다. 희귀한 증상인 만큼 해결책도 딱히 없어, 어린아이들에게는 독한 신경안정제 계통의 약을 먹이면서 십 년 가량 지켜보면 서서히 나아질 것이라는 '공허한 약속'만 받아놓은 상태였다. 

"한참 호기심이 많던 아이는 하루에도 수십 번을 넘어지고 깨지면서 얼굴과 몸에 피멍이 마를 날이 없었어요. 앞으로 얼굴이 까딱 넘어지면서 밥상을 엎은 건 셀 수도 없고, 약이 독해서 머리카락이 빠지고 피가 섞인 변도 못 볼 정도였어요. 그때까지 교회를 다니긴 했지만 건성으로 다니면서 신앙도 깊지 않았는데, 아이 때문에 조금씩 하나님을 의지하게 됐어요. 아이 때문에 목사님들께 기도도 많이 받고, 새벽기도도 했는데 어느 날 새벽기도를 마치고 일어서는 데 '네가 누구를 의지하느냐'는 음성과 함께 뒤통수를 얻어 맞은 것 같은 깨달음이 왔습니다. 가만 생각하니 하나님을 의지한다고 낫게 해달라고 기도하면서 돌아서면 약과 의사에게 의지하고 있었죠."

이후 손 목사는 3년 반 동안 먹이던 약을 약을 임의로 끊어 버렸다. 정확히 일주일 뒤, 아이는 더 이상 고개를 앞으로 까딱이지 않았고 심각했던 변비도 말끔히 낫게 된다. '하나님께서 치료해주셨다'는 대답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는 '기적'을 체험한 것이다.

'기적'의 체험은 남은 인생을 하나님께 드리고 싶다는 강렬한 결심으로 열매 맺게 된다. 손종문 목사는 작게 하던 사업이 망해 콜라 한잔 조차 사먹을 수 없는 '막다른 골목'이었다고 그때 당시를 회상했다. 자식과 성공, 모든 것을 놓쳐 버리고 가장 밑바닥이라고 생각했던 그때 하나님께서는 자녀를 통해 손종문 목사를 부르셨다.

신학생 시절부터 쉬지 않고 이어온 목회, 인생의 마지막 '개척'

그 길로 노스캐롤라이나 지역 침례교 계열 신학교에 입학한 손종문 목사는 10여 년간 대학, 대학원 과정을 마치게 된다. 남들보다 조금 늦은 만큼 열심히 공부했고, 전도사 생활로 시작해 후에는 학교에서 3시간 거리인 노스캐롤라이나 게스토니아 지역에 교회를 개척해 4년간 목회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사모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집사람이 저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어요. 자기가 일을 할 테니 신학대에 가라고 용기를 준 것도 아내였죠. 목회자가 되기로 서원하고는 가능한 세상일을 하지 말자고 결심했어요. 다행히 대학원 과정 중에 처음으로 개척을 했는데 빌려 쓰던 미국교회에서 생활비 정도는 제공해 큰 부담을 덜게 됐죠. 그러다 우연히 한국에서 온 손님을 모시고 차타누가 지역을 관광하게 됐는데, 그곳에 침례교회가 없다는 것을 알고 아내와 함께 기도하다 개척을 결심했습니다. 두 번째 개척이었고 10년간 그곳에서 사역하게 됐습니다."

애틀랜타 지역에서는 '신생' 목회자이지만 침례교단 쪽과 차타누가에서는 이미 '중견' 목회자인 손종문 목사. 그에게 조금은 어려운 질문이지만 '왜 편안한 곳에서 목회를 마치지 않고 늦은 나이에 교회가 많은 애틀랜타 지역에 개척을 했는지' 물었다.

"차타누가 지역에서 십 년간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 것 같아요. 이제 50대 중반인데, 여전히 건강하고 더 늦기 전에 새로운 목회지를 찾고 싶었습니다. 이곳에 개척을 준비하며 기도하던 중에 창세기 37장 요셉의 이야기를 많이 묵상하게 하셨죠. 형들은 요셉을 보고 '꿈꾸는 자'라고 비아냥 거리며 말하지만 바로 그 꿈, 하나님의 꿈을 이루는 교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건 생명을 살리는 일이기 때문에 '꿈꾸는자침례교회'로 이름을 정하고 지난해 11월 시작해 얼마 전 창립예배를 드렸습니다."

'세상 끝' 기니비사우에 퍼진 큰 꿈

꿈꾸는자침례교회는 이제 시작이지만 작지 않다. 바로 '세상 끝'에 심어 놓은 비전의 씨앗 때문이다. 20년 전, 하나님께서 보내시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라도 가겠다는 손종문 목사의 오래 전 헌신은 2004년 우연히 몇몇 목사들과 찾은 아프리카 오지 중의 오지인 기니비사우를 통해 빠르게 열매 맺고 있다. 

세계 5대 빈민국인 기니비사우는 500년 가까이 포루투칼에 의해 식민지배 받다 1974년 독립했지만 쿠데타와 내전 등으로 마약밀매거점 국가로 전락한 상태다. 기니비사우에 속한 80개 섬의 40개의 섬에는 적게는 600-700명부터 많게는 1만 명 까지 원주민들이 살고 있는데 손종문 목사와 일행이 방문했던 섬은 '하얀(?)' 사람들로는 이들이 처음일 정도로 문명과 동떨어진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일행 중 한 명인 유요한 선교사 부부가 이후 장기선교사로 헌신해 거주하면서 복음을 전하고 있는데, 손종문 목사는 '기니비사우 유니티'를 설립해 후방에서 이들을 후원하고 사역을 알리는 일을 해오고 있다.

"두 개의 섬에 벌써 교회는 물론 학교가 세워졌습니다. 이곳에 건물을 짓는 건 다른 곳에 비하면 열 배는 힘들어요. 전기와 물이 없고 모래 한 톨도 육지에서 다 공수해야 하기 때문이죠. 실제 무슬림들은 그곳에서 공격적인 선교를 하고 있는데, 기독교 선교사로는 통틀어 유요한 선교사 가정 뿐입니다. 오지 중의 오지인 이들의 사역을 알리는 것과 함께 선교지의 잘못된 부분들과 올바른 선교방법을 나누면서 성도님들이 생각이 변화되고 은혜를 받으세요. 교단이나 교회를 뛰어 넘어 원주민들의 평생 소원인 성경 보내기 운동 등을 통해 저 혼자로서는 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꿈꾸는자침례교회 예배당.
(Photo : 기독일보) 꿈꾸는자침례교회 예배당.

'바이블 동서남북' 성경공부...체계적이고 깊은 말씀 나누고 싶다

손종문 목사는 설교와 성경공부를 50대 50정도 비중으로 말씀만큼 성경공부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주일 오전 9시 30분에 진행되는 성경공부는 그가 첫 목회 때부터 쌓아온 경험과 내공을 발판으로 '바이블 동서남북'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체계적이면서도 깊은 말씀의 샘물을 길어 올리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 '레위기가 몇 장이고 내용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구약학 박사 세 명에게 했는데 한 명만 제대로 대답했다고 해요. '바이블 동서남북' 프로그램에서 한 서 너 시간만 공부하면 레위기 27장이 머릿속에 싹 들어옵니다. 창세기 50장은 넉넉잡아 두 달이면 전체적인 윤곽과 구체적인 내용도 다 알게 됩니다. 테네시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많이들 변화되고 은혜가 컸습니다. 기초부터 시작해 깊이 있게 말씀을 이해하고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성경공부를 애틀랜타 지역 성도들이나 목회자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그는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운 것 뿐이라고 고백하면서도 '어찌됐든 교회에서는 영혼을 구원하고 구원받은 이들을 말씀으로 변화시키는 일들을 해야 한다'는 목회관만은 확신을 갖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공급과잉'이라 할만큼 많은 교회들 가운데 일부는 눈길을 끌고자 세상과 다를 바 없이 색다른 프로그램, 인기 있는 프로그램들을 도입해 사람을 끌어 모으려는 인본주의적 시도들이 난무하는 요즘, 우직하게 '말씀 그 자체'만 내세우는 꿈꾸는자침례교회의 길은 어쩌면 속도는 더뎌도 정도(正道)가 아닐까.

꿈꾸는자침례교회는 3800 Medlock Bridge Rd Johns Creek GA 30097에 위치해 있으며 매 주일 오전 10시 30분 주일예배, 금요일 오후 8시 금요찬양예배, 매일 오전 6시 새벽기도로 모이고 있으며 '생명의 반' '예수꾼 만들기' 'CCC 10단계' 등의 성경공부를 진행하고 있다. 문의는 404-823-4711 slavejo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