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곳곳에 남성 성악가들의 굵고 깊은 노래가 우렁차게 울려 퍼진다.
지난해 9월 창단돼, 복음화 대회 헌금찬양을 시작으로 십여 개 교회와 단체를 찾아 특별찬양 및 찬양의 밤을 선보이며 활발한 보폭을 내딛고 있는 '애틀랜타 맨즈 앙상블(단장 이봉협, 이하 맨즈 앙상블)'이 오는 7월 마지막 주일(28일) 오후 6시 비전교회(담임 정경성 목사)에서 창단연주회를 개최한다.
10명의 단원들 가운데 반주자를 제외한 9명이 모두 '성악 전공자'들로 구성된 맨즈 앙상블은 지금까지 애틀랜타 지역에서 보기 힘들었던 '프로 합창단'으로 다른 합창단들과는 차별화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이봉협 단장은 "100% 성악전공자들로 구성된 애틀랜타 최초의 남성합창단인 '맨즈 앙상블'을 통해 한인사회의 문화예술 발전에 힘쓰고 싶다. 행정의 전문성은 물론 차별화된 실력을 바탕으로 '교회 음악'을 통해서는 하나님께 영광을, '일반 음악'을 통해서는 선교와 전도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 사는데 바빠 마음에 여유가 없는 한인들에게 시원 시원하고 우렁찬 하모니를 통해 감동과 기쁨을 선사하고 싶다. 또한 미 주류사회와도 꾸준히 교류하며 다양한 연주를 선보일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맨즈 앙상블'은 한인사회에 관례처럼 굳어진 '무료 연주회'를 지양한다. 실력에 마땅한 연주비를 받되 수익금은 한인사회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다양하게 사용할 계획이다. 또한 훌륭한 실력을 갖췄지만 기회가 없어 전문 음악인으로 활동이 어려운 전공자들을 발굴해 활동을 돕고, 종국에는 단원들에게 일정한 급여를 지급해 음악활동에만 전념하도록 할 방침이다.
유료 연주회가 '위험한 도전'일 수 있지만 무료로 제공되는 연주가 합창단은 물론 듣는 청중들 입장에서도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오랜 경험에서 나온 결정이다. 또한 연주 실력만큼은 그 어떤 합창단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수년 간 교회음악협회를 이끌며 성탄절 메시아 연주회를 훌륭하게 자리잡게 한 이봉협 단장은 "무료 연주는 당장 서로에게 좋을지 몰라도 연주자와 청중 모두에게 기대감을 갖지 못하게 하고, 들어도 되고 듣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을 갖게 한다. 다만 얼마라도 티켓을 구입하고 수준 높은 연주회 객석에 앉아 있으면, 어쨌든지 하나라도 더 듣고 가려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메시아 연주회도 지난해 처음으로 전곡을 다 연주했는데, 오히려 청중들이 예년보다 적었고 그나마 연주 중간에 그냥 나가는 이들도 많아 마음이 아팠다. 훌륭한 연주를 제 값 내고 듣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일침을 놨다.
실제 지난 달, 맨즈 앙상블의 차타누가한인장로교회(담임 문은배 목사) 창립기념 음악회는 청중들을 자연스럽게 기립 박수하게 만들었다. 지금까지 애틀랜타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남성 성악가들의 우렁차고 깊은 소리가 단원들의 기도와 간절한 마음이 담긴 진솔한 노래에 묻어나자 듣는 이나 노래하는 이 모두가 큰 감동과 은혜를 경험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오는 7월 첫 정기연주회를 시작으로 앞으로 맨즈 앙상블은 각종 초청 연주활동은 물론 이를 음반으로 제작해 판매하고, 정기적인 연주회를 열어 애틀랜타의 문화예술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소망이다.
10명의 단원들에게 이런 소망을 나누고 공감을 얻어 앙상블을 구성하기 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이민생활이 그렇듯 일과 자녀 양육에 매여 여유 시간이 없는 것은 단원들도 마찬가지. 이봉협 단장은 개인적으로 혹은 교회음악협회에서 활동하며 알게 된 전공자들에게 꾸준하게 '가난해도 음악을 해야 한다' '예술하는 사람이라면 돈만 보고 해서는 안된다'고 때로는 위로로, 때로는 질책으로 권면해왔다. 이렇게 모인 단원들은 연습이 있을 때마다 잠시 생업을 내려 놓고 흔쾌히 모이는데, 멀리 알라바마에서, 차타누가에서도 기쁜 마음으로 오고 있다고 단원들 자랑을 빼놓지 않았다.
"맨즈 앙상블을 일반 합창단으로 시작한 것은 활동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다. 물론 모든 단원들이 신실한 신앙인들로 각자 교회에서 활발하게 사역하고 있지만, 누구라도 음악에 대한 열정과 열린 마음만 있다면 함께 하고 싶다. 찬양이나 찬송가뿐 아니라 오페라 합창, 각종 협연, 이등병의 노래 같은 일반 노래도 부를 것이다. 각종 행사나 파티, 모임에서 유료로 연주하는 동시에 어르신들이 계신 양로원이나 병원 등 우리의 달란트를 나눌 수 있는 곳이라면 기쁜 마음으로 달려갈 것이다.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
애틀랜타 맨즈 앙상블은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비전교회(담임 정경성 목사)에서 연습을 갖고 있다. 이봉협 단장을 필두로 지휘는 안태환, 단원으로는 테너1 신동찬, 신성식, 테너2 조원휘, 이봉협, 김민성, 베이스1 최정욱, 조몽희, 베이스2 안태환, 한기창, 반주 장현화 씨로 구성됐다.
성악 전공자라면 인터뷰를 통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 문의 이봉협 단장 678-350-4680 (전화, 카카오톡), bonghyuplee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