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 광야 수도원 운동 (Judean desert monasticism)의 아버지로 불리는 채리톤은 성인 (holy man)으로도 불린다. 채리톤은 3세기 말 소아시아의 이고니온 (현재 Konya)에서 태어났다. 이고니온 (Iconium)은 바울과 바나바가 복음을 전했던 곳이다. 사도행전 13:13절 이하의 말씀을 참고하면: 바울과 바나바는 바보에서 배를 타고 버가를 거쳐 비시디아의 안디옥에 이르렀다. 안식일을 맞아 유대인 회당에서 복음을 전한 바울로 인해 많은 이방인들은 기뻐했고 하나님을 찬송하였지만, 유대인들은 무리들을 선동하여 바울과 바나바를 그 지경에서 쫓아내었다. 그래서 비시디아 안디옥을 떠난 전도자들이 찾아갔던 곳이 이고니온이다 (행 13:50,51; 14:1,21,22). 이고니온에서의 바울과 바나바의 사역은 사도행전 14:1-7절1에서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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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기독일보) theBibleland - 채리톤

채리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6세기 후반, 채리톤이 세운 수도원 출신의 한 수도사가 남긴 기록을 통해 알려졌다. 채리톤은 로마의 기독교 박해 시대 말기인 3세기 말, 이고니온의 기독교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콘스탄틴의 밀라노 칙령 이후 채리톤은 성지 순례자로 예루살렘을 방문하였다. 이후 사해 인근에서 지낸 채리톤은 파란 (Pharan)에 정착하였다. 파란에 정착한 채리톤은 그곳에 라우라 (Laura)를 세웠는데, 채리톤의 이 라우라는 유대 광야뿐 아니라 세계에서 최초의 라우라 수도원이다. 가장 오래된 채리톤의 라우라 수도원을 지금도 방문할 수 있다. 또한 수도사들의 경건 생활했던 절벽의 굴들을 지금도 확인할 수 있다. 파란 수도원 이후 채리톤은 두 개의 라우라 수도원 (Douka and Souka-Old Laura)을 더 세웠다. 여리고의 서쪽 카란탈 (Qarantal) 산 절벽의 두카 수도원과 베들레헴의 남동쪽, 드고아의 북동쪽 깊은 골짜기에 세워진 수카 수도원이 유대 광야에서 가장 오래된 수도원들이다. (수도사들이 경건 생활했던 절벽의 굴을 볼 수 있다)

채리톤은 자신에게 매우 엄격했고 경건하고 영적인 삶에 치중했다. 채리톤은 바닥에서 짧은 잠을 잤을 뿐 거의 대부분의 밤을 깨어 있어 시편을 노래했다. 그는 습관적으로 거친 모직 옷을 입었다. 그의 생활은 단순했고 조촐했다. 평생을 경건하게 살려고 노력했던 채리톤이 마지막으로 거했던 곳은 올드 라우라 (the Old Laura) 근처 굴이었다. 경사가 매우 가파른 절벽에 세워진 올드 라우라는 그래서 절벽 수도원 (hanging cave)으로도 불린다.

채리톤은 사망하기 직전 파란 수도원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자신이 세운 세 수도원들의 책임자들을 소집하여 수도원의 규칙 (monastic principles)을 가르쳤다. 이후 채리톤은 자신의 첫 수도원인 파란 수도원에서 사망하여 그곳에 매장되었다. 그러나 비잔틴 시대의 말기에 채리톤의 시신은 올드 라우라로 이장되었고, 그 후로부터 올드 라우라는 채리톤의 수도원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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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기독일보) theBibleland - 채리톤

그리스도인의 경건과 영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유대 광야 수도원 운동의 창시자가 초대 교회 바울과 바나바의 전도지인 이고니온 출신이란 사실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복음의 능력은 한 세대에 그치지 않는다. 모든 세대에 미치며 이 땅에서뿐만 아니라 내세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의 약속을 보증한다. 바울과 바나바가 증거한 복음은 그 세대를 넘어 비잔틴 시대에도 유대 광야의 수도원들을 통해 교회의 경건과 영성에 중대한 뿌리가 되었다. (절벽의 굴에서 골짜기 건너편으로 파란 수도원이 보인다)

디모데는 루스드라와 이고니온에 있는 형제들에게 칭찬 받는 자 (행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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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1 - 이에 이고니온에서 두 사도가 함께 유대인의 회당에 들어가 말하니 유대와 헬라의 허다한 무리가 믿더라. 그러나 순종치 아니하는 유대인들이 이방인들의 마음을 선동하여 형제들에게 악감을 품게 하거늘 두 사도가 오래 있어 주를 힘입어 담대히 말하니 주께서 저희 손으로 표적과 기사를 행하게 하여 주사 자기 은혜의 말씀을 증거하시니 그 성내 무리가 나뉘어 유대인을 좇는 자도 있고 두 사도를 좇는 자도 있는지라. 이방인과 유대인과 그 관원들이 두 사도를 능욕하며 돌로 치려고 달려드니 저희가 알고 도망하여 루가오니아의 두 성 루스드라와 더베와 및 그 근방으로 가서 거기서 복음을 전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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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섭 목사는 성경의 사실적 배경 연구를 위해 히브리어를 학습하였고, 예루살렘 대학과 히브리 대학에서 10여년에 걸쳐 이스라엘의 역사, 지리, 고고학, 히브리인의 문화, 고대 성읍과 도로를 연구한 학자이다. 그는 4X4 지프를 이용하여 성경의 생생한 현장을 연구하기도 했다. 문의 jooseob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