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동시대적 교회 음악과 하나님 나라’를 모토로 한국에서 시작된 ‘찬양과 경배’ 운동이 어느덧 25주년을 맞았다. 본지는 이를 기념해, 찬양계의 리더들과 함께 찬양의 역사와 현실을 살피고 미래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어노인팅(대표 박기범) 10집 <기름 부으심>의 인기가 뜨겁다. 특히 수록곡 중 <우물가의 여인처럼>은 장기간 CCM 차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1959년 리차드 블랜차드가 작곡한 곡으로 과거 한국교회에서도 많이 불렸지만, 이 시대에는 ‘잊힌 복음성가’ 중 하나였다.

<우물가의 여인처럼 난 구했네 / 헛되고 헛된 것들을 / 그때 주님하신 말씀 내 샘에 와 생수를 마셔라 / 오 주님 채우소서 나의 잔을 높이 듭니다 / 하늘 양식 내게 채워 주소서 넘치도록 채워주소서 -1절 가사>
40~50대 연령의 성도들에게는 친숙한 곡이지만, CCM에 익숙한 청년들에게는 거의 처음 접하는 생소한 곡이다. 사실 ‘잊힌 복음성가’ 중에는 은혜로운 곡들이 많이 있으나, 이 시대에 다시 불리는 것은 쉽지 않다. ‘동시대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런데 어노인팅은 <우물가의 여인처럼>을 다시 불렀고, 청년들은 여기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과거의 복음성가가 현재의 청년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으로 그 의미가 깊다. 1절은 원곡 그대로 불렀으며, 2절은 리듬의 변화만 줬다. 10집 앨범을 기획한 어노인팅 박기범 대표를 만나 기획의도와 소감을 들었다.

-<우물가의 여인처럼>을 앨범에 넣은 이유는?
“주님과 사마리아 여인이 만나는 모습을 담고 있는데, 이것이 예배의 기초라고 생각했다. 예수께 ‘목마르다’고 고백하는 사마리아 여인의 심정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예배자들의 심정이 아닐까 생각했다. 작곡된 지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이 시대에는 또 다른 의미로 우리들에게 다가오는 것 같다. 선교환경은 좋아졌지만, 영적인 목마름은 더욱 깊은 시대다. 주님이 도와주셔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고백이다. 제 시대의 사람들에게는 고향과 같은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청년들에게는 신곡과 같이 신선함을 선사하는 것 같다.”
-‘잊힌 복음성가’를 다시 앨범으로 제작할 계획이 있는가.
“큰 관심을 갖고 옛 성가들을 살피고 있다. 교회에 근대예배가 적용되면서 세대 간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이 쉽지 않다. CCM은 나이 드신 분들이 힘들어 하고, 찬송가는 젊은 친구들이 재미없어 한다. 옛 복음성가를 편곡해 세련되게 만들면 청년들에게도 보다 풍성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한 집회와 앨범 녹음도 기획하고 있다.”
-CCM의 침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비정상적이다. 예배곡이 기독교음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고 본다. 주일예배 드리고 6일은 일상을 살아가는데, 일상의 감정을 전부 예배곡이 담을 수는 없는 것이다. 예배곡 이외의 기독교음악이 분명 존재해야 하는데, 한국의 기독교문화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크리스천이 맞이하는 여러 상황 속에서 위로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음악이 필요하다. 그런 기독교 음악들이 주목받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워십팀이 아닌, 개인 찬양사역자들의 활동은 주목받기 어려운 것 같다.
“조심스럽다. 퍼포먼스적인 요소도 예배 음악 중에 상당히 있다고 생각한다. 뭔가 문화 활동으로 예배를 찾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본다. 마치 일반가수의 신곡을 기다리는 팬들의 마음과 같이, 순수하게 기독교음악을 기뻐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교회가 기독교음악 문화를 어색해 하는 것이다. 신실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독교 음악인을 배출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어노인팅의 특징은.
“어노인팅은 드러내기 위한 노래보다는, 예배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곡들을 만들고 있다. 10집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메시지를 담은 노래들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예배하는 공동체를 지향하며 나아가고 있다.”
-찬양사역자의 삶이 어렵지는 않나.
“홍대에서도 유명한 사람들을 보면, 그저 자기 직장 다니면서 모여서 연습하고 공연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의 열정을 가지고 음악을 하는 것이다. 앨범도 판매되지 않는 암흑기라고 말하지만, 어딘가에는 하나님의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다.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은 것 뿐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사는 사람들이 다 수면 위로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성공이란 현실이 어렵더라도 하나님이 기뻐 받으시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지금 일이 잘 안 풀리고 어렵다면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길로 나아가는 것에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
-기독교 음악인이 대중음악계에 진출하는 것에 대한 견해는.
“크리스천으로서 큰 역할을 감당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대중음악계에 가서 수십만의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끼친다면 매우 훌륭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곧 성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마다 하나님 영광을 드러내는 방식이 있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