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란타연합장로교회 정인수 담임목사
(Photo : 기독일보) 아틀란타연합장로교회 정인수 담임목사

요즘을 디지털 시대라고 부른다. 디지털이란 아날로그와 대립되는 개념이다. 아날로그 기술은 음이나 빛의 변화를 전기적인 변화로 바꾸어 연속적인 파형으로 보낸다. 반면에 디지털은 시간을 아주 잘게 분할하여 그 진폭의 상태를 이진수인 0과 1이라는 숫자의 조합으로 처리한다. 시간과 양이 극소화된 기호로 바뀌는 디지털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정보가 정확하게 생성, 변형, 복제, 전달이 가능해 진다.

 

얼마 전 텍사스 오스틴에 세미나를 갔다가 삼성 반도체 회사를 방문하게 되었다. 그 넓은 부지에 수천 명의 종업원들이 일하고 있었다. 한국 태극기가 자랑스럽게 펄럭이고 있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반도체라는 작은 물체에 그렇게 수많은 다양한 정보가 입력되어 그것이 수많은 전자 제품과 첨단 제품에 사용되고 있었다. 디지털 시대에 극대화를 보는 것 같았다.

디지털 시대는 한마디로 현란한 영상 세대이다. 텔레비전도 시청자가 원하는 화질과 깨끗한 음질로 시청하게 된다. PDA, 핸드폰, MP3, 와이리스 인터넷 등과 같은 첨단 정보 기기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는 그림을 좋아하는 시대이다. 소위 영상의 세대는 그림 하나도 없는 글자, 즉 텍스트 시대를 자기도 모르게 싫어한다. 0과 1의 단 한 번의 클릭으로 엄청난 정보를 이용하는 디지털 시대의 웹 세대를 교회는 빨리 이해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 세대들에게 복음을 매력적으로 전해야 한다. 교회가 디지털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들의 정서를 꿰뚫고 있지 못하면 그들을 복음하기기 어렵다.

디지털 시대의 가장 완연한 특징은 속도와 변화와 파트너쉽이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경영자들은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한다. 익숙한 것, 일상의 것으로부터 탈출해야 한다. 또한 스피드가 있어야 한다. 신속하게 판단하고 행동하여 기회를 100%로 활용해야 한다. 변화에 대한 민감성은 디지털 시대의 CEO의 기본 여건이다. 생각하고 행동하면 이미 늦은 것이다. 행동하면서 생각하는 식의 과단성이 필요하다. 인적 네트웍을 구축하고 전략적 제휴를 해야 한다. 아울러 디지털 시대는 집중력이 미래의 승부를 가른다.

그러한 이러한 디지털 시대는 영성의 삶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현대인들은 현란하고 자극적인 영상물과 이미지에 현혹되고 있다. 현대인들은 지난날보다 훨씬 더 많은 이러한 고도의 발달된 대중 오락물에 빠져 있다. 그러므로 그들의 영성이 고무풍선과 같이 빈약한 상태이다. 영성의 깊이가 사라지고 메마름, 영성의 왜소함이 찾아오고 있다. 디지털 문명으로 인해 다양한 중독 현상들이 찾아오고 있다. 청소년들과 젊은 세대들이 그 디지털 기계에 몰입되어 하나님의 영성이 녹슬어가고 있다.

그러므로 현대 교회들은 더욱 더 강력한 영성 훈련으로 이들의 영혼을 관리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교회의 프로그램들이 보다 더 매력적이고 잘 기획되지 않으면 안된다. 무엇보다도 현대인들이 디지털 시대에 안고 있는 맹점들과 문제점들을 설교나 성경 공부에서 이해시켜 주고 부각시켜 주어야 한다. 매일 매일 교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강력한 기도 운동을 펼쳐 나가야 한다. 모든 중독 현상에서 이들이 빠져 나오도록 고강도의 선교 운동, 말씀 운동, 성령 운동이 새롭게 제시되어야 한다.

현란하며 빠른 생활 템포와 복잡한 스타일을 추구하는 디지털 문화로 부터 단순하고 온전하게 인간 의식에 균형을 잡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오히려 단순히 기도하고 깊이 묵상하며 소박하게 대화하는 그런 사색적인 삶이 더욱 더 필요한 시점이다. 무한한 증폭을 만들어 가며 기호가 만드는 허상 속에 침몰해 가는 현대인들의 의식에 평형을 주는 영성의 여정이야말로 우리 모든 기독교인들이 추구해 나가야 할 이 시대의 급박한 과제라고 확신한다.

디지털 시대를 오히려 성령과 말씀의 영성으로 극복해 나가자!